홍남기 경제부총리 겸 기획재정부 장관이 16일 정부서울청사에서 주택시장 안정화 방안 관계부처 합동브리핑을 하고 있다. (사진=연합뉴스 제공)
불붙은 서울 부동산 가격이 안정세를 찾지 못한 채 투기수요가 유입되자 결국 당국이 칼을 빼들었다.
정부가 16일 관계부처 합동으로 '주택시장 안정화 방안'을 발표한 이유는 서울 강남권을 중심으로 사실상 집값이 '과열 양상'을 다시 보이고 있기 때문이다.
일단 정부는 전반적으로 주택 가격은 안정세를 유지하는 데 성공하고 있다고 보고 있다.
실수요에 대응하는 주택 공급은 이미 충분하다고 판단하고 있기 때문이다.
서울에만 지난해 4만 4천호에 이어 올해와 내년에도 연간 약 4만호 이상 아파트를 공급해 실수요에 대응하기 충분한 물량을 확보했다는 설명이다.
앞서 문재인 대통령은 지난달 19일 '국민이 묻는다-2019 국민과의 대화' 행사에서 "전국적으로는 부동산 가격이 오히려 하락할 정도"라며 "과거 '미친 전·월세'라 불리기도 했던 전·월세 가격은 우리 정부에서 아주 안정됐다"고 주장하기도 했다.
실제로 전국 주택가격은 지난 1월부터 7월까지 감소세를 보였고, 지난 9월과 11월에도 각각 0.01%, 0.19% 오르는 등 낮은 인상폭에 머물러 있다.
최근 주목받고 있는 서울 주택가격도 지난해 9.13 대책 이후 11월 2주부터 32주 연속 하락해 2013년 이후 최장 하강세를 기록했고, 다주택세대고 사상 처음으로 감소했다.
하지만 강남권 재건축 시장의 상승세가 확산되면서 강남, 송파를 시작으로 서울 주택가격이 반등해 지난 7월 1주부터 24주 연속 고공행진을 벌이고 있다.
이에 대해 덩부는 분양가 상한제 등 정책 변화에 시장 일각에서 제기한 '공급 부족론' 등이 시장의 불안 심리를 자극하면서 시장상황이 변했다고 보고 있다.
특히 지난달 정부가 분양가 상한제 적용지역을 발표하자 동작이나 양천, 경기 과천시 등 규제를 벗어난 지역을 중심으로 오히려 상승 기대심리가 작용하면서 국지적 과열 기류도 나타났다.
집값이 다시 오르자 앞으로도 집값이 오를 것이라는 기대는 물론, 계속 가격이 올라 서울의 아파트를 구하기 어려울 것이라는 불안 심리가 겹치면서 매수세도 크게 확대됐다.
서울 주택 매매거래량은 지난 3월부터 증가세로 돌아서서 10월 거래량(1만 4145건)은 이미 예년(2014~2018, 1만 7450건) 대비 약 81% 수준에 달했다.
돌아온 집값 상승 열풍에 서울의 경우 지난 8월 46.4%, 강남 4구에서는 54.4%로 잦아들었던 '갭투자' 비중도 지난달 각각 56.1%, 63.5%로 급증하는 추세다.
LTV 규제로 대출규모가 제한되어 있지만, 저금리로 자금조달 비용이 낮고 높은 전세가율(서울 62%), 전세대출 등을 통해 갭투자로 자금 조달도 어렵지 않은 것이 현실이다.
더구나 주택 보유에 따른 부담도 아직 낮아 시세차익에 대한 기대가 더 큰 것도 매수세 확대에 한몫한다는 것이 정부의 판단이다.
이에 따라 정부는 세제·대출 규제를 피해 증여, 법인 설립 등을 활용해 투자재 성격이 강한 강남권 등의 고가주택 중심으로 매수 행위가 성행하고 있어 실수요자의 내 집 마련 기회가 줄어든다고 보고, '투기수요 근절, 맞춤형 대책, 실수요자 보호'를 목표로 이번 대책을 내놓았다고 설명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