홍남기 경제부총리 겸 기획재정부 장관이 16일 정부서울청사에서 주택시장 안정화 방안 관계부처 합동브리핑을 하고 있다. (사진=연합뉴스 제공)
정부가 서울 등 일부 지역의 집값 과열현상에 대해 "주택을 통한 불로소득은 어떠한 경우에도 절대 허용하지 않겠다"며 대책을 발표했다.
정부는 16일 오후 서울청사에서 관계부처 합동브리핑을 갖고 '주택시장 안정화 방안'을 발표했다.
투기적인 대출수요에 대한 규제의 고삐를 죄어 투기과열지구의 시가 9억원 초과 주택에 대한 LTV(주택담보대출비율)을 20%로 낮추고, DSR(총부채원리금상환비율)도 담보대출 차주 단위로 규제를 적용한다.
또 시가 15억원 넘는 초고가 아파트를 구입할 경우 주택담보대출을 금지한다.
분양가 상한제 칼날을 피한 반사이익으로 집값 상승을 불렀던 강남·양천·성동 등 성루 13개구 전 지역과 과천·하남·광명 등 경기도 3개시의 13개동은 민간택지 분양가 상한제 적용지역으로 추가 지정한다.
주택 공시가격의 현실화율도 최대 80% 수준으로 끌어올리고, 종합부동산세 세율도 인상하기로 했다.
이날 안정화 방안을 발표한 홍남기 경제부총리 겸 기획재정부 장관은 "대책 발표 이후에도 성장 상황을 모니터링해 필요한 경우 내년 상반기 중 주택수요·공급 양 측면에 걸쳐 추가적인 종합대책을 마련하겠다"고 밝혔다.
다음은 홍 부총리와 금융위원회 은성수 금융위원장, 국토교통부 김현미 장관과의 일문일답.
▶지금까지 사실상 불로소득을 허용해왔다. 이미 매매 등을 통해 차액을 남긴 사람이 많은데 사실상 정책실패 아닌가?= 정부는 초지일관 불로소득에 대해서는 최대한 허용하지 않는 방향으로 여러 가지 주택 정책과 세제대책을 적용해 왔다고 생각한다. 현실적인 여건 때문에 시가에 대한 현실화율이 계획만큼 많이 올라가지 못한 측면도 있지만, 정부의 의지는 변함이 없다. 특별히 이번 대책에 불로소득을 허용하지 않겠다는 의지가 예전보다도 훨씬 더 강력하게 반영됐다.
▶다주택 규모 등이 증가하는데 이번 대책 이후로도 매매가 상승을 막지 못하면 어떻게 대응할 것인가?=정부로서는 부동산 시장 불안이 여러 부작용을 야기하고, 청년이나 서민들에게 희망감을 박탈하는 현상이기 때문에 강력하게 대응하겠다. 대책 이후에도 실황 불안요인이 계속된다면 내년 상반기에 이보다 더 강력한 정부의 의지를 실은 대책을 마련할 예정이다.
▶초고가 주택 주택담보대출을 17일부터 당장 금지하는 이유는 무엇인가? 주택 매매를 계획하던 사람들에게 너무 급작스럽지 않겠나?=(금융위원회 은성수 금융위원장)시가 15억원 이상 기준은 이해하기 쉽기 때문에 내일부터 시행돼도 큰 문제가 없다고 생각한다. 이미 대출신청을 했거나 계약을 한 부분은 제외하고 새로 매매계약을 하거나 새로 신규대출 하는 부분만 적용해 혼란은 없을 것이다.
▶시가 9억 원 초과 주택에 대한 LTV(주택담보대출비율) 규제가 오는 23일부터 시행하는데, 그 전에 대출을 신청하면 강화된 규제를 피할 수 있나?=(금융위원회 은성수 금융위원장)마찬가지로 이전에 했던 부분은 적용하지 않고, 23일 이후 신청분만 적용해 혼란이 없을 것이다.
▶시중이나 소비자의 혼란은 어떻게 대응할 것인가? 대책 발표 전에 은행과 논의했나?=(금융위원회 은성수 금융위원장)은행 등의 준비가 필요하고, 일단 오늘 오후 3시 금융권 관련 협회장, 금융감독원장 등과 모여 정책을 설명하고 은행권의 협조, 교육 설명을 당부할 것이다.다만 이 부분에 대해 정보가 세어나갈 수 있어 은행과 협의한 것은 없다.
금감원과 실무적인 방안을 만들어 은행이 교육도 하고 창구에서 설명도 하도록 해 오는 23일부터 잘 적응하도록 저희도 만발의 준비를 다 하겠다.
▶LTV 규제 기준을 시가 9억 원으로 정한 배경은 무엇인가? 서울 주택가격 중 9억 원을 넘는 주택이 많지만 고가주택 보유자는 현금이 많아 실제 대출규제 효과가 있을까 의문이다.=(금융위원회 은성수 금융위원장)세법 등을 보면 기존 대출에 관해 9억원 기준이 많다. 또 9억원 이상의 고가아파트가 가격을 선도한다는 분석도 있었다.
LTV를 9억 원을 초과해 15억 원까지 20%로 줄이면 당연히 대출을 통한 투기적 수요를 억제할 수 있다. 15억원 이상이면 대출이 '0'이 된다. 투기적 수요를 잠재울 수 있느냐, 없느냐 하는 부분은 논란이겠지만, 효과적이라고 생각한다.
▶정부 인식과 달리 주택 공급이 부족한 것 아닌가? 수도권 주택시장에 2021년 이후 공급절벽이 온다는 지적도 있다.=(국토교통부 김현미 장관) 주택 공급은 저희가 예년만큼 공급되고 있다, 현재 서울에는 매년 4만 호 이상의 물량이 공급되고 있을 뿐만 아니라 135개의 정규사업 지구에서 13만 1천호가 착공을 했거나 관리처분 인가를 받았기 때문에 공급이 정상적으로 이루어질 계획이다.
수도권 30만 호, 도시규제 개선을 통해 9만 5천호가 공급될 예정이라는 것도 말씀드렸다. 2021년 한 해의 공급이 줄어들 수 있는 것은 통계적으로 저희들도 확인했다. 그런데 이것은 이미 그 이전에 절차가 진행되는 것들이 더뎠기 때문에 2021년 한 해의 문제이고, 2022년 이후에는 다시 공급이 원활하게 진행되는 절차가 현재 진행 중이다.
걱정하시는 것만큼, 또 언론에서 과도하게 우려하시는 것만큼 공급이 줄어들 것이라는 것은 아니라고 본다. 공급이 줄어들 것이라는 일종의 공포 마케팅처럼 작용해서 시장의 불안감을 더욱 증폭시키기 때문에 구체적인 팩트들 중심으로 널리 홍보되면 좋겠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