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국 여자축구는 콜린 벨 감독 부임 후 처음 나선 국제대회인 2019 동아시아축구연맹 E-1 챔피언십에서 '숙적' 일본과 대회 최종전에서 0대1로 분패하며 아쉬운 준우승으로 마쳤다.(사진=대한축구협회)
잘 싸웠지만 결국 웃지 못했다. 하지만 기대감은 더욱 커졌다.
콜린 벨 감독이 이끄는 여자 축구대표팀은 17일 부산 구덕종합운동장에서 열린 일본과 2019 동아시아축구연맹(EAFF) E-1 챔피언십 3차전에서 0대1로 패했다.
중국과 1차전을 득점 없이 비긴 뒤 대만과 2차전에서 3대0 승리를 거둔 한국은 ‘숙적’ 일본과 최종전에서 승리해야 우승할 수 있었다. 2005년 안방에서 열린 초대 대회에서 우승한 뒤 우승이 없는 한국은 14년 만에 안방에서 우승에 재도전했지만 ‘숙적’ 일본에 패해 끝내 우승 트로피를 들지 못했다.
영국 출신 벨 감독 부임 후 처음으로 대표팀을 소집해 국제대회에 나선 여자 축구대표팀은 활용 포메이션과 선수 구성의 변화에도 준우승으로 상당한 발전 가능성을 보여주며 내년 2월에 열릴 2020년 도쿄올림픽 아시아지역 최종예선의 희망을 부풀렸다.
내년 2월 제주에서 열리는 올림픽 최종예선은 한국과 북한, 베트남, 미얀마가 A조에 배정됐다. 대회 방식은 조별리그 1, 2위가 4강에 진출하며 크로스 토너먼트 방식으로 플레이오프를 치러 최종 본선 진출국 2개국을 결정한다. B조는 호주와 중국, 태국, 대만이 배정됐다.
우승을 위해서는 두 팀 모두 승리가 필요한 상황에서 경기 시작과 함께 쉴 새 없이 주고받는 공격이 펼쳐졌다. 하지만 어느 팀도 쉽게 팽팽한 0의 균형을 깨지 못했다.
결국 한국은 전반 막판 상대 선수와 충돌로 다리를 다친 장창(서울시청)을 빼고 이소담(인천 현대제철)을 투입하며 선수 구성에 변화를 줬다. 일본 역시 이케지리 마유를 대신해 고바야시 리카코가 투입되며 첫 번째 교체카드를 활용했다.
한국 여자축구는 객관적인 전력의 열세에도 불구하고 '숙적' 일본과 대등한 싸움을 선보였다. 하지만 경기 막판 페널티킥으로 결승골을 내주고 2005년 이후 14년 만의 동아시아축구연맹 E-1 챔피언십 우승 도전이 좌절됐다.(사진=대한축구협회)
후반에도 골을 넣기 위한 경쟁은 계속됐다. 이 과정에서 한국은 후반 12분 결정적인 기회를 놓쳤다.
후방에서 올라온 공이 일본 수비수와 골키퍼 사이에 절묘하게 떨어졌고, 이 공을 따라 여민지(수원도시공사)가 상대 수비를 압박하며 실수를 유도했다. 상대의 패스 미스를 손화연(창녕WFC)이 잡아 여민지에게 골키퍼 일대일 기회를 만들어줬지만 슈팅이 선방에 막혔다.
후반 29분 여민지가 빠지고 지난 대만전서 벨 감독 부임 후 1호골과 함께 멀티골을 맛본 강채림(인천 현대제철)이, 후반 35분에는 최유리(구미스포츠토토)를 대신해 정설빈(인천 현대제철)이 들어가 공격진 구성에 변화를 줬다.
하지만 후반 43분 페널티킥으로 모미키 유카에게 결승골을 내주고 아쉬운 패배를 당했다. 상대 슈팅이 심서연(인천 현대제철)의 몸에 맞고 굴절되며 손에 맞으며 페널티킥이 주어졌고, 모미키 유카가 오른쪽 구석으로 찬 공을 따라 골키퍼 윤영글(경주한수원)이 몸을 날렸지만 구석으로 빨려 들어간 공을 막지 못했다.
앞서 열린 경기는 중국이 대만을 1대0으로 꺾었다. 중국은 1승1무1패(승점4)로 한국과 동률을 이뤘지만 골 득실에서 -2로 한국(+2)에 밀려 3위로 대회를 마쳤다. 대만은 앞선 두 경기에서 일본에 0대9, 한국에 0대3으로 패했지만 중국과는 대등한 경기를 펼친 끝에 분패하며 3패로 마무리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