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마음 얻는 데 단 두 달, 콜린 벨의 밀당은 계속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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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마음 얻는 데 단 두 달, 콜린 벨의 밀당은 계속된다

    한국 여자축구대표팀 역사상 최초의 외국인 감독인 콜린 벨 감독(오른쪽)은 자상함과 엄격함을 두루 갖춘 지도 스타일로 부임 두 달 만에 많은 대표팀 선수의 마음을 얻는 데 성공했다.(사진=대한축구협회)

     

    단 두 달이면 충분했다. 하지만 지금부터가 진짜다.

    대한축구협회는 지난 10월 18일 영국 출신 콜린 벨 감독의 선임 소식을 밝혔다. 한국 여자 축구대표팀 역사상 최초의 외국인 감독으로 임기는 2022년 아시아축구연맹(AFC) 여자 아시안컵 본선까지 3년.

    축구협회가 한국 여자축구 역사상 처음으로 외국인 지도자를 선택한 이유는 분명했다. 2002년 한일 월드컵 4강 신화를 이끈 네덜란드 출신 거스 히딩크 감독처럼 한국 여자축구의 체질을 개선하겠다는 것.

    일단 경력은 충분하다. 벨 감독은 2011년 SC 07 바드 노이에나르(독일) 감독을 시작으로 올해 6월까지 8년 이상 여자 축구팀을 지휘했다. 2013년 독일 여자 분데스리가 FFC 프랑크푸르트 지휘봉을 잡아 2014년 독일컵 우승, 2015년 유럽축구연맹(UEFA) 여자 챔피언스리그 우승을 이끌었다. 이후 아발드네스(노르웨이), 아일랜드 여자 대표팀 감독을 역임했다. 부임 전에는 잉글랜드 챔피언십 허더스필드에서 수석코치로 일했다.

    남자팀을 맡아도 모자랄 것 없는 풍부한 성공 경력이라는 점에서 벨 감독을 향한 기대는 컸다. 그리고 단 두 달 만에 벨 감독은 자신을 향한 큰 기대에 부응할 만한 결과까지 만들었다.

    벨 감독 체제로 처음 출전한 국제대회인 2019 동아시아축구연맹(EAFF) E-1 챔피언십에서 한국은 1승1무1패를 기록하며 준우승했다. 비록 우승이라는 목표는 달성하지 못했지만 벨 감독도, 선수들도 만족스러운 대회였다고 입을 모았다.

    콜린 벨 감독은 여자 축구대표팀 관계자도 놀랄 정도로 매일 한국어 실력이 일취월장하고 있다. 벨 감독은 1년 뒤에는 통역 없이 대표팀을 지도하겠다는 확실한 목표 아래 열심히 한국어 공부도 하고 있다.(사진=대한축구협회)

     

    대회를 마친 뒤 벨 감독은 “일본에 패한 결과는 칼로 심장을 찔린 것처럼 아픈 결과지만 선수들의 에너지와 경기력은 실망스럽지 않았다. 선수들은 에너지가 넘쳤고, 전술적으로 철저하게 움직였다”고 평가했다.

    2019 EAFF E-1 챔피언십 최우수 수비상을 받은 장슬기(인천 현대제철)는 “누가 들어가도 주전이라는 마음이 생긴 듯하다. 전보다 더 단단한 팀이 됐다는 느낌도 있다”면서 “여자축구를 오래 하셔서 그런지 (선수를) 다를 줄 안다는 느낌이 들었다”고 벨 감독 부임 후 달라진 대표팀 분위기를 전했다.

    실제로 벨 감독은 부임 후 처음 대표팀을 소집하며 김상은(구미스포츠토토)과 전은하(경주한수원) 등 최근 대표팀의 부름을 받지 못했던 선수는 물론, 추효주(울산과학대)로 대표되는 신예의 발굴까지 적극적으로 추진했다.

    이에 그치지 않고 E-1 챔피언십 3경기를 치르며 23명 중 골키퍼 오은아(서울시청)를 제외한 22명에게 선발 출전 기회를 주고 주전과 비주전의 경계를 없애고 치열한 자체 경쟁의 문을 열었다는 평가를 받았다.

    하지만 끝이 아니다. 벨 감독은 “추효주뿐 아니라 앞으로 재능 있는 어린 선수를 더 많이 지켜볼 것이다. 1월 소집 때는 10대 선수 2, 3명을 소집해 관찰하고 싶다”며 내년 2월 2020년 도쿄올림픽 여자 축구 아시아지역 최종예선을 앞두고 새로운 경쟁도 예고했다.

    부임 2개월 만에 선수들의 마음을 얻는 데 성공한 벨 감독과 한국 여자축구의 동행은 지금부터 진짜 시작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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