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방송 : CBS 라디오 <김현정의 뉴스쇼=""> FM 98.1 (07:30~09:00)
■ 진행 : 김현정 앵커
■ 대담 : 이호근(대덕대학교 자동자학과 교수)
일본 제품의 불매 운동이 시작된 지 6개월이 넘어갑니다. 일본 여행이며 맥주, 의류. 뭐 전반적으로 매출액이 크게 줄었다고 하죠. 그런데 유독 자동차 판매량만은 회복세를 보이고 있습니다. 이게 대폭 할인 때문인 줄로만 알았는데 일부 딜러들의 꼼수 편법이 있다는 제보가 들어와서요. 이게 무슨 얘기인지 직접 들어보죠. 대덕대학교 자동차학과 이호근 교수 연결이 돼 있습니다. 이 교수님, 안녕하세요?
◆ 이호근> 네, 안녕하세요.
3일 오후 서울 송파구청에서 한 자동차 업체 관계자가 이달부터 신규 등록 승용차에 부착되는 8자리 신규 번호판을 수령하고 있다. (사진 = 연합뉴스)
◇ 김현정> 아니, 저는 할인 많이 해 줘서 판매량이 늘어난 줄 알았는데 편법 꼼수라는 게 무슨 말입니까?
◆ 이호근> 일단은 최근에 들어서 일본차 불매 운동과 대일 관계가 감정적으로 좀 안 좋지 않습니까? 그런데 최근에 번호판이 바뀌었어요. 앞자리가 세 자리 숫자가 들어가고. ‘123마4567’ 이렇게요. 그러다 보니까 두 자릿수 같은 경우는 옛날부터 일본차를 가지고 있었던 사람들이다 해서 그래도 나름 거부감이 없는데 세 자릿수 앞에 숫자가 있는 일본 차량들을 보면 사람들이 상당히 비난을 하고 좋지 않은 시선으로 바라보거든요?
그러다 보니까 일본차 구매가 더더욱 어려워진 상황인데 어떤 편법을 사용해서 옛날 차량처럼 앞자리 숫자가 2개가 들어가는 구형 번호판을 발급받는 이러한 꼼수와 방법을 통해서 최근에 신형 일본차를 구매하는 상황들이 늘고 있습니다.
◇ 김현정> 여러분. 요즘 출시되는 차들은 정부 정책에 따라서 8자리 긴 번호판 발급받아야 됩니다. 예전에 우리 초록 번호판 쓸 때처럼 짧은 번호 말고요. 그런데 최근에 일본차 샀다는 사실을 숨기기 위해서, 그러니까 불매 운동 일어나기 전에 산 것처럼 예전의 7자리 차번호를 받아서 달아준다? 이게 어떻게 가능합니까? 요즘 구매한 새 차에 과거 두 자릿수 번호판 부착. 이게 어떻게 가능하죠?
◆ 이호근> 실제 번호판이라는 것은 앞으로 규격을 이렇게 만들겠다라면서 자동차 회사에서 디자인을 해서 번호판을 부착할 자리를 만들어놓지 않습니까? 그런데 일부 차종 같은 경우는 판매량이 그렇게 많지 않기 때문에 새로운 디자인을 하지 않고 예전 디자인을 그대로 끌고 오는 차량들이 있어요. 예를 든다면 전기차 같은 경우가 그렇고 일부 차종도 그렇거든요.
그래서 번호판을 신청을 할 때 구형이라고 종이에다가 써서 짧은 번호판 규격에 맞춰진 차량이다라고 살짝 거짓말을 하게 되면 앞의 숫자가 두 자리로 된 옛날 번호판을 발급해 주거든요. 그러면 실제 차량 번호판 규격보다 조금 더 두툼하고 짧은 번호판을 달고 다니는 거죠. 그런데 차량 번호는 한 번 발급받으면 주민등록번호처럼 그대로 평생 쓰는 거거든요.
◇ 김현정> 그 차를 가진 한 평생 쓰는 거죠.
◆ 이호근> 그렇죠. 그 번호를 가지고 검사소에 가서 길쭉한 번호판에 이 번호를 다시 새겨달라고 해서 다시 교체하는, 약간의 번거로움이 있지만 새로운 번호판 제작비만 살짝 들이면 티 안 나게 구형 번호판을 발급받을 수 있는 이런 편법을 사용하는 것입니다.
◇ 김현정> 그러니까 자동차 제작증을 지자체에 내는데 그때는 ‘이 차는 번호판 사이즈가 짧은 거, 예전의 번호판 사이즈만 맞는 차종입니다, 모델입니다’라고 신고를 하면 그 번호판 사이즈에 맞게 짧은 번호가 나온다. 그 번호로 일단 따낸 다음에 자동차 검사소로 가서 ‘이거 번호판 사이즈 큰 차입니다’라고 또 말을 하면 번호판 모양은 요즘 쓰는 하얀색 긴 걸로 바꿔준다는 거군요?
◆ 이호근> 네, 숫자는 그대로고요.
◇ 김현정> 기막히네요. 제도의 허점을 이용하는 거네요.
◆ 이호근> 맞습니다. 보통 자동차 제작 업체가 발급하는 자동차 제작증을 지자체에다가 제출하는데 이 상태에서 살짝 편법을 써서 거짓말을 한 번 시킨다. 이렇게 볼 수 있습니다.
◇ 김현정> 그러네요. 지자체에서 번호 받고 검사소에서 사이즈 바꿀 수 있다는 걸 이용한 건데요. 이거 누가 봐도 꼼수인데 일본차 판매사 측에서는 이렇게 말합니다. ‘딜러 개개인들이 알아서 한 일이지 우리 회사에서, 판매사에서는 전혀 몰랐다.’ 진짜 몰랐을까요?
◆ 이호근> 그런데 실제 인터넷 검색을 해 보면 일본차 판매사 딜러들, 영업사원들이 ‘두 자리 번호판을 달아줄 수 있습니다’라고 호객 행위를 하고 있거든요. 어떻게 보면 이것은 판매사 측에서 영업 노하우라고 알음알음 전했을 수도 있지 않나. 이렇게 많은 지역에서 일본차 딜러들이 이렇게 얘기를 하고 있다라고 하면 말이죠. 결국 그래서 몰랐다고 하는 것은 정말 말이 안 되는 발뺌이 아닌가. 이렇게 좀 판단하고 있습니다.
인천 구월문화로상인회 회원들이 지난 7월 상가 밀집지역에서 '일본 경제보복 규탄 불매운동 선언 행사'를 열고, 일본산 차량인 렉서스 승용차를 부수는 퍼포먼스를 하고 있다. (사진 = 연합뉴스)
◇ 김현정> 이걸 진짜 몰랐다고 그러면 직무 유기죠. 시장 조사도 안 하나요. 이런 것들 그냥 찾으면 나오는데. 그리고 알았는데 지금 거짓말하는 거라면 이건 변명인 거고. 관련 법규는 없습니까? 이런 경우에 이걸 처벌할 수 있는?
◆ 이호근> 이게 좀 문제인데요. 실제 번호판을 지자체에서 받았을 때 결국은 직접적인 책임을 묻기는 어렵고 규정 위반이 아닌가? 이렇게 보고 있는데요. 제작사에다 책임을 묻기도 어렵고 딜러가 개별적으로 판매하는 과정에서 벌어진 일이기 때문에 해당 사항 관련 처벌 규정 또한 없다는 게 국토부는 답답한 사실이고요. 결론적으로 앞으로 계속 이렇게 된다면 차주에게 과태료를 부과할 방침이라고 하는데 관련 규정을 좀 찾아보고 있고 어떤 규정을 적용해야 될지도 고민인 상황이고요.
결론은 번호판 신청을 받는 지자체에 차량 규격에다가 짧은 번호판이다라고 했더라도 직접 확인하도록 공문을 보내고, 일본차 제작사나 수입 자동차 협회에도 ‘허위 정보를 기재하지 않도록 관리 감독을 좀 철저히 해달라’ 이 정도의 요청만 하는 걸 보면 법에 맹점이 있는 건 확실하다. 이렇게 판단되고 있습니다.
◇ 김현정> 일본차를 사느냐 마느냐. 이건 개인 자유의 영역입니다. 그렇지만 자신이 선택했다면 규정대로 법대로 번호판 붙이고 당당히 타고 다녀야지 이런 꼼수 편법을 써서는 안 되겠죠. 그 부분을 지적하는 겁니다. 여기까지 말씀 듣죠. 교수님 고맙습니다.
◆ 이호근> 수고하셨습니다.
◇ 김현정> 대덕대학교 자동차학과 이호근 교수였습니다. (속기=한국스마트속기협회)김현정의>