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사회 일반

    서울시청 앞 초록색 텐트와 빨간 산타

    서울교통공사노조 농성장의 초록색 텐트(사진=고영호 기자)

     

    초미세먼지가 '나쁨' 수준을 보인 24일 오후 4시 서울시청 앞.

    10 m 간격의 한 공간에서 성탄절 이브에 극명한 대조를 이뤘다.

    서울지하철을 운행하는 서울교통공사노조가 설치한 초록색 텐트와 서울시체육회(회장 박원순)가 서울광장 스케이트장에 준비한 성탄절 공연 곳곳에 빨간 산타가 등장했다.

    텐트 옆에는 교통공사노조 간부들이 신발을 벗은 채 땅바닥에 삼삼오오 둘러앉아 체감온도 3도의 한겨울 추위를 녹였다.

    텐트는 교통공사노조가 승무원 운전시간 개악 철회와 원상회복투쟁을 하며 20일부터 무기한 철야노숙농성에 들어가면서 설치했다.

    20일은 마침 서울광장 스케이트장이 개장한 날이다.

    서울교통공사노조 농성장 앞에 비치한 피켓(사진=고영호 기자)

     

    교통공사노조는 이미 지난달 고용노동부 서울동부지청에 교통공사 사장과 승무본부장을 피고발인으로 한 고발서를 접수시켜 "개별 노동자들의 동의를 얻지 않은 채 특정주 52시간·특정일 12시간의 근로시간을 초과하는 교대근무표를 작성해 근무토록 일방적으로 지시했다"고 주장했다.

    24일 노숙농성장에서 간부결의대회를 연 교통공사노조는 "서울시와 박원순 시장이 더 이상 뒷짐만 지고 있지 말고 신속히 사태해결에 직접 나서라"며 면담도 촉구했다.

    서울광장 스케이트장의 성탄절 공연에 산타 등이 보인다 (사진=고영호 기자)

     

    근로조건 악화에 따른 승무원들의 안전운행 위협과 시민불편·대규모 운행중단 우려 등 심각한 근무여건을 고민하면서 건너편 스케이트장의 경쾌한 음악을 들어야 하는 심경은 괴로울 수 밖에 없다.

    박찬용 교통공사노조 승무본부 사무국장은 "노사 임단협 합의서체결 현장에 박 시장이 참석하는 등 노조는 서울시를 '숙주'로 간주하기 때문에 교통공사 본사가 있는 성동구 용답동이 아닌, 서울시청 앞에서 농성하게 됐다"며 "성탄절·연말연시에 서울 한복판 길거리에서 투쟁하는 심정은 처절하고 착잡하다"고 전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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