더불어민주당 김영진 의원 (사진=김영진 의원실 제공)
송철호 울산시장의 공천 과정에서 청와대가 무리하게 개입했다는 의혹과 관련해 당시 더불어민주당 전략기획위원장이었던 김영진 의원은 "누구라도 송철호 시장에게 공천을 줄 수밖에 없었던 상황이었다. 합리적인 공천이었다"고 설명했다.
당의 전략기획위원장은 여론조사 등을 통해 민심 동향과 판세 분석 등을 종합적으로 관리.담당하는 역할로, 선거 준비와 공천 전후 상황을 잘 아는 자리다.
김 의원은 당시 수차례 여론조사에서 송 시장의 지지율이 다른 후보자들보다 압도적으로 높다는 점을 강조했다.
김 의원은 CBS노컷뉴스 기자와 만나 "당시 여론조사에서 송 후보자의 지지율이 심규명.임동호 예비후보자보다 훨씬 높게 나왔다"며 "구체적인 여론조사 내용을 공표할 수는 없지만, 송 시장이 임 후보자보다 두 배 이상 높았다"고 말했다.
그러면서 "임 후보자를 굳이 무리해서 주저 앉힐 이유가 전혀 없는 게 이미 여러 지표상으로 송 시장이 앞서있다는 게 증명됐었다"며 "임 후보자도 당시 송 시장에게 단수공천을 줬을 때 잠깐 반발했을 뿐 크게 문제삼지 않았었다"고 부연했다.
송 시장의 높은 지지율 배경으로는 문재인 대통령과의 친분이 작용한 것으로 판단했다고 한다.
김 의원은 "2018년 6월 지방선거는 문재인 대통령의 인기가 절정일 때 치러졌던 선거였다"며 "그만큼 문 대통령과의 인연이나 친분이 크게 작용했던 것으로 기억한다"고 말했다.
송 후보자가 단수공천을 받은 반면 다른 일부 지역에서는 후보자 간 지지율 격차가 컸는데도 경선이 벌어졌던 것과 관련해서는 당의 전략적.정무적 판단이었다고 했다.
김 의원은 "부산.울산.경남, 이른바 '부울경'은 우리당 동진(東進) 전략의 전략적 요충지였다"며 "지지율 격차가 큰 상황이었기 때문에 단수 혹은 전략공천으로 확실하게 한 후보에 힘을 실어줄 필요가 있었다"고 설명했다.
이어 "반면 서울이나 경기도 등 수도권 지역은 후보자들 간 격차가 크긴 했지만 경선을 붙였다"며 "수도권 출마 후보자들은 모두 인지도가 높은 사람들이었다. 경선을 통해 우리당의 선거가 많이 알려지고 이슈화되는 것은 전체 선거에 좋은 영향을 끼칠 것이라고 판단했다"고 덧붙였다.
울산시장 공천과 관련해 청와대가 개입했다는 의혹에 대해서는 "전혀 사실이 아니다. 청와대에서 어떤 연락을 받은 일도 없고, 오롯이 당에서 종합적으로 판단한 것"이라고 선을 그었다.
청와대가 임동호 전 최고위원에게 공사 사장이나 일본 총영사 등의 자리를 제안 받았다고 말했던 부분에 대해서는 "본인이 나중에 다시 말을 바꾸지 않았나. 좀 혼동을 하는 것 같다"며 "선거와 상관없이 임 후보자가 오랜기간 당의 험지였던 울산에서 활동해온 공을 인정해주는 차원에서 어떤 제안이 있었는지는 모르겠다"고 말했다.
당시 공천관리위원장이었던 정성호 의원은 한 언론과의 인터뷰에서 "지방선거를 앞두고 여론조사, 본인 전과 및 가족 관계 등을 종합적으로 고려해 공천 신청자들을 경선에 부칠지 단수 공천할지를 결정한 것"이라고 말한 바 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