추미애 법무부 장관 인사청문회서 자유한국당 장제원 의원이 발언하고 있는 모습.(사진=노컷브이 유튜브 캡처)
추미애 법무부장관 후보자에 대한 국회 인사청문회 중에 자유한국당 소속 여상규 법제사법위원장과 한국당 의원들 사이에 고성이 오갔다.
30일 법사위 회의실에서 열린 청문회에서 한국당 의원들은 추 후보자가 정치자금으로 도서출판비 1억원을 사용하려던 것을 취소하고 사회 단체에 기부했다고 설명한 데 대해 의혹을 제기했다.
이 과정에서 확실한 해명이 필요하다며 압박하던 한국당 의원들과 자료 제출을 요구한 후 회의를 진행하려던 여 위원장 간 의견 충돌이 발했다.
한국당 장제원 의원은 "방금 '보존기간 10년 경과로 폐기돼 자료가 존재하지 않는다'는 한 장짜리 답변이 왔다"며 "그런데 1억원이 오간 자료는 계좌에 있을 것이다. 여기에 대해서는 반드시 해명하고 넘어가야 한다"고 요구했다.
이어 같은 당 이은재·주광덕 의원이 비슷한 취지로 발언했다. 그러자 더불어민주당 송기헌 의원이 "왜 위원장이 아니고 후보자 본인에게 제출을 요구하냐"고 되물었고, 이에 야당 위원들이 항의하면서 소란이 벌어졌다.
여 위원장이 중재에 나선 건 이때였다. 그는 추 후보자에게 "야당 위원들이 요구한 자료는 오전 회의가 끝나기 전까지 제출하라"면서도 "도저히 그것을 제출할 수 없다든지 하는 것은 점심시간을 이용해 해당 위원님께 상세하게 설명을 하시고 양해를 받으라"고 말했다.
이에 장제원 의원이 목소리를 높였다. "그럼 안 된다. 답변을 들어야 한다"고 반박했다.
여 위원장이 "후보자에게 기억을 더듬어서라도 공익법인과 금액에 관한 자료를 내라고 했다. 그 이상 본인이 정확히 기억이 나지 않는데 무슨 얘기를 하겠냐. 회의 진행은 내가 한다"고 응수하자, 장 의원은 "위원장이 예단하십니까"라며 소리쳤다.
추미애 법무부 장관 인사청문회서 여상규 법제사법위원장이 발언하고 있는 모습.(사진=노컷브이 유튜브 캡처)
그러자 여 위원장은 발언권을 추 후보자에게 넘겼지만 그 뒤 위원장 진행에 대한 여야의 엇갈린 평가를 들어야 했다.
한국당 간사 김도읍 의원은 "자료 제출을 요구하면 통상 점심시간까지, 또 안 되면 오후 4시까지 미뤄지고 그러다 청문회가 끝나고 자료는 종국적으로 못 받는 경우가 있기 때문에 장 의원이 얘기한 것"이라며 위원장에게 유감을 표했다.
반면 더불어민주당 정성호 의원은 "(야당 위원들이) 자료의 필요성을 빙자해 일방적으로 자기주장만 한다"며 "사실상 일방적 공격만 하는 게 정상적 의사진행이냐"고 말했다.
대안신당(가칭) 소속 박지원 무소속 의원의 경우 "후보자가 정치인이었기 때문에 최소한 1억원 이상 거래된 건 경험적으로 기억할 것"이라면서도 "여상규 위원장이 끝물에 사회를 잘 보셔서 제가 존경을 표한다"고 너스레를 떨었다.
한편 추 후보자는 "제출할 수 있는 자료는 최선을 다해 제출하겠고 할 수 없는 것들은 소상히 말씀드리겠다"면서 "이 자리에서 과도하게 의혹을 증폭시켜서 국민들이 오해하는 일이 없도록 도와주시면 감사하겠다"고 밝혔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