청와대 전경 (사진=황진환 기자/자료사진)
정부가 새해를 앞두고 '2020 신년 특별사면' 대상명단을 발표했다. 특히 이번 '특사'에는 곽노현 전 서울시 교육감 등 선거사범 267명이 포함됐다.
30일 법무부는 정부서울청사에서 브리핑을 열고 오는 31일 일반 형사범, 양심적 병역거부 사범, 특별배려 수형자, 선거사범 등 5174명에 대한 특별사면을 단행한다고 발표했다.
법무부는 "선거범죄로 처벌받은 정치인 등에 대한 사면을 통해 국민통합을 도모하고 국가발전에 다시 기여할 수 있는 기회를 부여했다"고 취지를 밝혔다.
주요 복권 대상자로는 신지호 전 새누리당 의원, 곽 전 교육감, 박형상 전 서울 중구청장, 전완준 전 화순군수, 하성식 전 함안군수, 이철우 전 함양군수, 최완식 전 함양군수(재보궐 당선) 등이 이름을 올렸다.
특사 선정여부로 많은 관심을 모았던 곽 전 교육감은 선거 당시 후보 단일화를 위해 경쟁후보 측에 금품을 건넨 혐의로 기소돼 지난 2012년 상고심에서 징역 1년이 확정되면서 교육감직을 상실했다.
법무부는 "이미 동종선거에서 두 차례 불이익을 받은 제18대 총선(2008)·제5회 전국 동시지방선거(2010) 관련 선거사범 267명을 복권했다"고 밝혔다.
그러면서 "선거범죄 전력이 한 차례라도 있는 경우, 별건으로 수배·재판 중인 경우, 벌금·추징금 미납자와 부패범죄 성격이 있는 공천 관련 금품수수 사범은 사면대상에서 제외했다"고 덧붙였다.
여권에서 유력하게 특사 대상으로 거론돼온 이광재 전 강원도지사, 공성진 전 한나라당 의원도 명단에 포함됐다.
이 전 지사는 박연차 전 태광실업 회장으로부터 정치자금을 수수한 혐의로 기소돼 지난 2011년 징역 6개월에 집행유예 1년이 확정되면서 도지사직을 잃었다.
법무부는 이들에 대해 "중대 부패범죄의 사면을 제한한 대통령 공약에 따라 사면기준을 유지하되 부패범죄가 아닌 정치자금법위반 사범 중 장기간 공무담임권 등의 권리가 제한된 소수 정치인을 복권했다"고 설명했다.
다만 한명숙 전 국무총리와 이석기 전 통합진보당 의원은 '특사'에서 제외됐다.
야권을 중심으로 형집행정지 등의 가능성이 제기된 박근혜 전 대통령은 형이 확정되지 않아 사면 검토도 별도로 이뤄지지 않았다.
문재인 정부 출범 이후 정봉주 전 의원을 제외하고 정치인이 사면된 경우는 없었다. 문 대통령은 후보 당시 뇌물·알선수뢰·알선수재·배임·횡령 등 '5대 중대 부패범죄'는 사면대상에서 배제하겠다는 공약을 내세웠다.
노동계 인사로는 지난 2015년 민중총궐기 집회를 주도한 혐의로 징역 3년의 실형을 선고받았던 한상균 전 전국민주노동조합총연맹(민주노총) 위원장이 유일하게 포함돼 눈길을 끌었다. 한 전 위원장은 2년6개월 복역 후 지난해 5월 가석방됐다.
한편 이번 특사에는 '양심적 병역거부' 사범 1879명과 밀양송전탑 공사 관련사범, 사드배치 관련사범, 제주 해군기지 관련사범, 세월호 집회 관련사범 등 '사회적 갈등사건' 관련자 18명 등도 포함됐다.
법무부는 양심적 병역거부 사범들에 대해 가석방 중인 1명은 형을 면제하고, 형집행이 종료돼 출소한 1878명에 대해선 임원 결격, 공무원 임용제한 등 각종 자격제한을 회복시키기로 했다.
또 운전면허 취소·정지·벌점, 생계형 어업인의 어업면허 취소·정지 등 행정제재 대상자 171만2422명에 대한 특별감면 조치도 함께 시행된다.
앞서 문 대통령은 취임 이후 지난해 신년 특별사면을 비롯해 올해 3·1절 100주년 특별사면 등 두 차례에 걸쳐 사면권을 행사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