김학의 전 법무부 차관. (사진=박종민 기자)
경찰이 '별장 성폭력' 의혹 관련 김학의 전 법무부 차관과 건설업자 윤중천씨로부터 성폭력을 당했다고 주장하는 피해자가 이들을 재고소한 사건에 대해 수사를 착수했다.
30일 경찰에 따르면 서울지방경찰청 지능범죄수사대는 최근 특수강간 등의 혐의로 재고소된 김 전 차관과 윤씨 사건을 배당받고 수사 중이다.
경찰은 2013~2014년 성폭력 혐의를 받는 김 전 차관과 윤씨를 두 차례 불기소 처분했다며 여성단체들이 담당 검사들을 고발한 사건도 함께 수사하고 있다.
경찰 관계자는 "피해 여성이 지난 2013년 경찰·검찰 조사를 받으며 진술한 조서 등을 분석하는 등 수사에 착수했다"며 "다음달 고소인과 고발인들을 조사할 계획"이라고 밝혔다.
피해자 측 대리인과 한국여성의전화 등 36개 시민단체는 지난 18일 기자회견을 열고 "김 전 차관과 윤씨의 강간 등 범행 12건에 대해 검찰이 기소하지 않았다"며 해당 사건을 수사해달라고 경찰청에 고소장을 제출하고, 과거 수사를 담당한 검사 4명을 직권남용 혐의로 고발했다.
별장 성폭력 사건의 피해 여성은 "2006년 별장에서 발생한 성폭력에 대해 법원은 공소시효(10년)가 지났다는 이유 등으로 처벌하지 않았지만, 본인이 외상후스트레스장애(PTSD) 진단을 받은 2013년 12월을 기준으로 하면 공소시효가 지나지 않았다"며 김 전 차관과 윤씨를 특수강간 등의 혐의로 재고소했다.
윤중천 씨. (사진=박종민 기자/자료사진)
'별장 성폭력 사건'은 건설업자 윤씨가 2006년 전후로 강원도 원주에 있는 자신의 호화 별장 등에서 김 전 차관 등 사회 고위층 인사들에게 성접대했다는 의혹이다.
지난 2013년 초 김 전 차관이 등장하는 성접대 동영상이 공개되며 알려졌고, 2013년 3월 경찰은 수사에 착수했다. 경찰은 같은 해 7월 김 전 차관에게 특수강간 혐의를 적용해 기소의견으로 사건을 검찰에 송치했지만, 검찰은 4개월 뒤인 2013년 11월 '혐의없음' 처분하고 사건을 종결했다.
이듬해 피해 여성이 김 전 차관을 고소했지만, 검찰은 피해자 진술의 신빙성이 부족하다는 이유로 또다시 김 전 차관에 대해 무혐의 처분을 내렸다.
올해 3월 검찰이 특별수사단을 꾸려 2006~2008년 윤씨에게서 1억 3천만원 상당의 뇌물과 성접대를 받은 혐의로 김 전 차관을 구속기소했다.
하지만 지난달 1심 법원은 진술의 신빙성이 부족하고 금품수수의 대가성이 확인되지 않았다는 이유 등으로 김 전 차관에 대해 무죄를 선고했다. 김 전 차관이 별장 등에서 모두 13차례 성접대를 받은 혐의에 대해서도 1심 법원은 무죄로 판단했다.
함께 기소된 윤씨는 1심에서 옛 내연녀로부터 사업 목적 등으로 21억원을 받는 등의 혐의로 징역 5년 6개월을 선고받았지만, 별장 성폭력과 관련한 윤씨의 강간치상 혐의는 유죄로 인정되지 않았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