CBS 라디오 '시사자키 정관용입니다'
■ 방 송 : FM 98.1 (18:20~19:55)
■ 방송일 : 2019년 12월 31일 (화요일)
■ 진 행 : 정관용 (국민대 특임교수)
■ 출 연 : 허경주 (스텔라데이지호 가족대책위원회 공동대표)
◇ 정관용> 2019년의 마지막 날입니다. 이 마지막 날을 보내면서 우리가 좀 잊지 말아야 할 일, 잊지 말아야 할 사람 누가 있을까 생각하던 끝에 바로 스텔라데이지호 사고를 떠올렸습니다. 2017년 3월 31일 발생한 침몰사고. 바로 며칠 전인 지난 25일 크리스마스 날이 사고 1000일째 되는 날이었다고 하고 문재인 정부 출범 제1호 민원이 바로 이 스텔라데이지호 침몰사고였죠. 하지만 아직도 정확한 침몰 원인 밝혀지지 않았고 사망자의 유해 수습도 되지 않은 그런 상태입니다. 그런데 많은 사람들이 잊고 있는 것 아닌가 싶어서 오늘 바로 이 사고를 다시 좀 되짚어보겠습니다. 스텔라데이지호 2등 항해사 허재용 씨의 누님이시고 스텔라데이지호 가족대책위원회 공동대표를 맡고 계신 허경주 대표님 오늘 스튜디오에 직접 모셨어요. 어서 오십시오.
◆ 허경주> 불러주셔서 고맙습니다.
◇ 정관용> 몇 분이 희생되었죠, 이 사고로?
◆ 허경주> 총 스물 두 분이고요. 그중에서 한국인은 여덟 분 그리고 필리핀 사람이 열 네 분이었습니다.
◇ 정관용> 배가 굉장히 큰 배였죠?
◆ 허경주> 네, 63빌딩보다 70m가 더 큰 배였어요.
◇ 정관용> 63빌딩?
◆ 허경주> 엄청나게 큰 배이고 이렇게 큰 배는 전 세계에 52척밖에 없었다고 하더라고요.
◇ 정관용> 화물선 그렇죠?
◆ 허경주> 네, 화물선입니다.
◇ 정관용> 어디서 침몰했죠?
◆ 허경주> 남대서양이에요. 브라질에서 중국으로 가던 중간의 남대서양에서 침몰했습니다.
◇ 정관용> 그때 기상상황이나 그런 것들이 들어온 게 있나요, 정보가?
◆ 허경주> 물론입니다.
◇ 정관용> 어느 정도였어요?
◆ 허경주> 침몰했던 시각은 오후 1시 반이었었고요. 파도가 약간 있기는 했었지만 맑은 날씨였습니다.
◇ 정관용> 그래요?
◆ 허경주> 네.
◇ 정관용> 파도 약간 있는 맑은 날씨. 63빌딩보다 큰 그 화물선이. 아니, 왜 침몰했답니까?
◆ 허경주> 저희도 그걸 알고 싶어서 지금까지 계속 이 자리에서 이렇게 기다리고 있는 겁니다.
◇ 정관용> 참. 올해 2월인가 1차 심해수색이 진행됐었죠?
◆ 허경주> 네.
◇ 정관용> 올해면 2019년이잖아요. 2017년 3월에 발생한 사고인데 1차 심해수색이 왜 올해 2월에서야 됐습니까?
◆ 허경주> 처음 사고가 나고 난 이후에 정부에서는 심해수색은 선례가 없기 때문에 해 줄 수 없다는 입장이었어요. 심지어는 저희 가족들 앞에서 정부 관계자가 직접 심해 3000m 이상의 심해수색을 할 수 있는 기술은 없다라고까지 설명을 했었거든요. 그런데 그건 사실이 아니었어요. 저희 가족들이 직접 구글을 통해서 해외에서 4000m, 4500m에서 심해수색을 통해서 유해도 수습하고 혹은 블랙박스를 수거해서 사고원인을 밝혀내고 이랬던 사례들을 찾아서 정부에게 들이밀었고 심해수색을 해 달라, 충분히 과학적으로 가능하다.
◇ 정관용> 여기는 수심이 몇 미터 되는 데라고요?
◆ 허경주> 스텔라데이지호가 침몰한 곳은 3500m입니다.
◇ 정관용> 그런데 찾아낸 자료를 보니까 4000m~4500m도 있더라.
◆ 허경주> 네.
◇ 정관용> 그럼 거기는 무인잠수정이 사는 거예요? 유인 잠수정이 가는 거예요?
◆ 허경주> 무인잠수정이 들어갑니다.
◇ 정관용> 무인잠수정이 가서 블랙박스 회수하고 유해도 수습하고 하더라?
◆ 허경주> 네. 그리고 사실 현재 유인잠수정도 심해 6000m 이상까지 잠수해서 작업을 할 수 있는 과학기술이 발전해 있어요.
◇ 정관용> 그래서? 그런 자료를 들이밀었더니 정부가 뭐라고 했어요?
25일 광화문에서 열린 ‘스텔라데이지호 침몰 1000일, 기다리는 사람들아, 힘을 내어라’ 성탄예배에서 스텔라데이지호 유가족들이 서명을 받고 있다. (사진=차민지 기자)
◆ 허경주> 그랬더니 2017년 9월에 해양수산부의 담당 과장이 국회에서 만일 심해수색이 공론화된다면 그러면 심해수색을 검토해 볼 수 있겠다라고 하더라고요. 그래서 저희가 그 말을 들은 다음 날부터 바로 국회로 찾아갔고. 마침 국정감사를 앞두고 있던 시기였고 2017년 국정감사에서 스텔라데이지호가 어느 정도 이슈화되기까지 참 많은 노력을 해서 간신히 성공을 시켰어요. 그렇게 했음에도 불구하고 정부는 계속 뜨뜨미지근한 반응을 보이다가 2018년 1월 2일에 저희가 2017년에 10만인 국민 서명을 받은 것이 있었습니다. 그것을 청와대로 전달을 하면서 2018년 대통령 첫 번째 민원이 다시 된 거예요. 그러니까 2017년에 대통령 1호 민원이었는데 2018년 새해 첫 민원이 됐다라고 하면서 그날 1월 2일날 언론에 한 86개 정도 되는 기사가 뜨더라고요. 그 이후로 정부의 반응이 약간 달라졌습니다.
그 후로 심해수색을 검토하기 시작했고 2018년 8월 14일에 문재인 대통령께서 주관하시는 국무회의에서 스텔라데이지호 1차 심해수색을 위한 예산이 53억이 통과가 됐고요. 10월달에 조달청을 통해서 국제입찰이 진행이 되었고 1차가 유찰되고 2차까지 가고 최종적으로는 미국에 있는 오션인피니티라는 업체랑 같이 수의계약을 통해서 작년 12월 28일날 계약이 체결이 됐어요.
◇ 정관용> 참 오래 걸리는군요.
◆ 허경주> 네. 그렇다 보니까 2019년 2월에서야 심해수색이 간신히 진행될 수 있었습니다.
◇ 정관용> 그렇군요. 그리고 지난 6월인가 저랑 인터뷰를 하셨던 기억이 제가 나는 게. 1차 심해수색 참 오래 걸리기는 했습니다마는 아무튼 들어가서 그 선체도 확인했고 블랙박스도 하나 회수했고 유골까지 봤다면서요?
◆ 허경주> 네, 발견했습니다.
◇ 정관용> 그런데 유골은 수습 안 하고 그냥 올라갔다면서요?
◆ 허경주> 네.
◇ 정관용> 그래서 왜 그러냐고 제가 여쭤봤더니 계약이 어떻게 됐다고요?
◆ 허경주> 외교부가 미국의 오션인피니티라는 업체하고 심해 수색을 계약을 할 당시에 유해 수습에 관한 내용을 계약에 넣지 않았기 때문에 그 업체가 유해를 발견하고도 그냥 돌아왔다고 합니다.
◇ 정관용> 외교부의 설명이.
◆ 허경주> 네. 저희는 가장 이해할 수 없는 게 이런 거예요. 처음부터 외교부가 우리나라에서 심해수색이라는 걸 한 번도 해 본 적이 없었다 보니까 유해라는 게 발견될 걸 미처 예상하지 못해서 그래서 계약에 안 넣었다면 이해가 되겠어요. 그런데 그게 아니더라고요.
◇ 정관용> 그럼요?
◆ 허경주> 저희가 몇 달 전 7월에 국회에서 스텔라데이지호 1차 심해수색평가공청회를 열었었습니다. 그 자리에서 밝혀진 사실이 있어요.
◇ 정관용> 뭡니까?
◆ 허경주> 심해수색 계약을 체결하기 한 50일 정도 전에 심해수색 업체 사람이 제안서 설명회를 하러 한국에 왔었대요. 그때 그 자리에서 정부 관계자가 만약에 유해가 발견된다면 어떻게 할 것이냐라고 질문이 있었고 그 업체 담당자는 그물을 통해서 수습하면 된다라고 굉장히 구체적인 방법까지 설명을 했다라고 해요.
◇ 정관용> 그런데요.
◆ 허경주> 그렇게 외교부는 유해가 발견될 수 있고 수습을 할 수 있다는 걸 알면서도 계약에다가 넣지 않은 거죠.
◇ 정관용> 왜요?
◆ 허경주> 알 수 없습니다. 말로는 이렇게 설명을 해요. ‘예산 안에서는 유해수습까지 포함시킬 수가 없었다.’ 그런데 저희는 만약에 기본안에 계약이 들어가 있지 않다고 하더라도 옵션계약으로라도 넣을 수 있었던 것이고 대안설명회 때 충분히 그런 내용이 오갔다면 당연히 그 내용이 계약에 반영이 됐어야 하는 것이 아닌가 이런 생각이 들죠.
◇ 정관용> 그래서 그때 저랑 인터뷰했을 때 외교부가 그 업체랑 어떤 계약을 했는지 계약내용 공개하라라고 하는 행정소송 내셨지 않으셨습니까?
◆ 허경주> 맞습니다.
◇ 정관용> 그 소송은 지금 어떻게 됐어요?
◆ 허경주> 1차 심해수색이 제대로 되지 않았고 그 관련된 계약이 도대체 어떻게 돼 있길래 이렇게 엉터리로 수색이 진행된 것인지가 너무 궁금해서 계약서 내용을 공개해 달라고 저희가 정보공개 요청을 했었는데요. 외교부가 거부처분을 했고요. 그래서 행정소송을 6월 28일에 서울행정법원에 제기를 했습니다. 그런데 그 8월 7일이 외교부가 첫 번째로 답변서를 제출해야 되는 기간이었어요. 그런데 그때 외교부가 기간을 연장하는 요청을 했더라고요. 그래서 결과적으로는 소를 제기하고 나서 5개월이나 지나고 난 이후에야 첫 번째 변론기일이 열렸고요.
◇ 정관용> 11월달 정도에.
◆ 허경주> 11월 27일에 있었고요. 그리고 두 번째 변론기일이 약 보름 후에 2020년 1월 15일에 있습니다. 그때 1차 변론기일 때 판사님께서도 ‘아니,이게 국가기밀도 아닌데 왜 공개가 안 되는 것인지 좀 의아하다’라는 입장이셨어요. 그렇기는 하지만 최종적으로 어떻게 판결이 나올지는 좀 주시해 봐야 될 것 같습니다.
◇ 정관용> 알겠어요. 그런데 아무튼 공청회 같은 데서 보니까 이미 그 업체랑 계약서 쓰기 전부터 유골 얘기도 알고는 있더라. 그다음, 이 사고원인을 밝히기 위해서는 블랙박스 분석이 가장 중요할 텐데. 블랙박스 하나 가져왔잖아요. 어떻게 됐죠?
◆ 허경주> 블랙박스 하나 가지고 온 것을 영국의 업체에다가 분석을 의뢰를 했었어요. 그런데 블랙박스 데이터칩에 균열이 있었다고 해요. 그래서 실제로는 블랙박스 전체에서 3%밖에 복구하지 못했고요. 그 결과 실제적으로 침몰 원인이라든가 혹은 침몰 당시 선원들의 탈출 정황이라든가 이런 것들을 알 수 있는 자료는 전혀 복원하지 못했습니다.
◇ 정관용> 그래요? 그럼 성과가 없네요.
◆ 허경주> 네.
◇ 정관용> 블랙박스는 모두 다 가져온 거예요?
◆ 허경주> 원래 2개가 들어 있었고요. 본체는 지금도 바닷속에 가라앉아 있습니다. 그거 하나를 더 수거해서 가지고 온다면 아마도 더 많은 정보를 얻을 수 있을 거라고 기대하고 있어요.
◇ 정관용> 그럼 결국은 다시 심해수색을 해서 그 블랙박스 하나 더 가져오고 그때 확인됐던 유해는 혹시 유실의 위험 같은 것은 없나요?
◆ 허경주> 그 깊은 바다는 해류가 흘러가지는 않는다고 해요. 그래서 떠내려갈 것 같지는 않은데 다만 당시 발견되었던 사진을 보면 해양생물들이 다닥다닥 붙어 있어요. 아마 시간이 지나갈수록 소실되겠죠.
허영주 스텔라데이지호가족대책위 공동대표 등 유족들과 정의당 김종대, 바른미래당 이태규 의원이 19일 오전 서울 여의도 국회 정론관에서 기자회견을 열고 스텔라데이지호 2차 심해수색을 위한 100억원의 예산이 정부의 반대로 국회 심의과정에서 삭감되었다며 국가의 향후 대책 마련을 촉구하고 있다.(사진=연합뉴스 제공)
◇ 정관용> 지금 정부는 그러면 2차 심해수색에 대한 의지나 예산은 있는 겁니까? 어떻게 되는 겁니까?
◆ 허경주> 현재로서는 거의 없다고 봐야 할 것 같습니다. 외교부는 2차 심해수색에 대해서 처음부터 의지가 있지는 않았었어요. 그런데 아까 말씀드렸던 7월 달에 국회에서의 평가공청회 때 국회 공청회 결론이 이렇게 났어요. ‘1차 심해수색은 미흡했다. 그리고 침몰원인 규명과 유해 수습을 위해서 2차 심해수색을 해야된다’라고 결론이 났거든요. 그 이후로 외교부가 ‘심해수색을 하기는 하겠다. 그러나 50억 정도의 예산을 가지고 유해수습을 하겠다.’ 침몰원인 규명에는 그다지 관심이 없더라고요. 그랬었는데 올해 국정감사 이후로 외교통일위원회에서 2차 심해수색을 위한 예산 100억을 의결을 해서 예결위로 올렸어요. 그랬는데 예결위에서 최종 예산 마감 시한까지 계속 스텔라데이지호 예산을 심의하고 있었는데 마지막에 기획재정부가 강력하게 반대해서 전액 삭감됐다고 합니다.
◇ 정관용> 전액 삭감.
◆ 허경주> 현재로서는 내년도에 스텔라데이지호 예산은 0원인 상태예요.
◇ 정관용> 어쨌든 우여곡절 끝에 외교부 쪽에서는 신청을 했군요, 그래도 예산을.
◆ 허경주> 외통위에서 외교부로 돌아갈 때 외교부가 동의를 했죠.
◇ 정관용> 그러니까요. 그런데 기획재정부는 안 된다? 왜 안 된다고 하는지는 혹시?
◆ 허경주> 그 이유에 대해서 저희가 며칠 전 23일에 외교부 담당자들을 만나서 설명을 들었어요. 그랬더니 기획재정부의 논리가 이거였습니다. ‘다른 해양사고와의 형평성 때문에 안 된다.’ 그리고 민간의 일은 ‘민간이 알아서 해라. 민간에서 난 사고이기 때문에 가해자와 피해자가 알아서 해야 될 일이다, 정부가 개입하지 않겠다.’ 이런 설명을 하더라고요. 저희는 좀 이해할 수가 없었습니다.
◇ 정관용> 가해자와 피해자가 알아서 해라? 지금 여기 가해자, 피해자. 누가 가해자예요?
◆ 허경주> 이 스텔라데이지호의 선사인 <폴라리스쉬핑>이라는 회사입니다.
◇ 정관용> 그 선사가 어떤 잘못을 했는지가 지금 드러난 게 있어요?
◆ 허경주> 그 드러나지 않은 상태에서 현재 선박안전법 위반에 대해서 재판이 진행되고 있기는 해요. 부산에서 재판이 진행되었고 2월달에 선고기일을 앞두고 있는 상태인데요. 얼마 전 최종 변론기일에서 좀 폴라리스쉬핑의 대표 김완중이나 그쪽 변호인단이 어이없는 주장을 하더라고요.
◇ 정관용> 뭐라고요?
◆ 허경주> 침몰의 원인이 밝혀지지 않은 상태에서 침몰 그 자체를 양형의 자료로 삼을 수가 없다라고 했어요. 바꿔 말하면 침몰을 하기는 했는데 침몰 원인이 밝혀지지 않았기 때문에 침몰은 죄가 안 된다는 거예요. 그런데 이 이야기를 이해를 하려면 이걸 좀 먼저 알아야 돼요.
폴라리스쉬핑이 어떤 잘못을 했냐면 선박안전법상 선박에 문제가 있으면 해수부에 보고, 신고를 하도록 되어 있는 의무규정이 있대요. 그런데 그 의무규정이 언제부터 생긴 거냐면 세월호 참사 이후에 선박에 문제가 있을 경우 해수부에 신고를 하도록 하는 게 의무규정으로 바뀌었다고 합니다. 그런데 이 폴라리스쉬핑의 대표는 이런 말을 해요. 선박이 침몰할 정도의 결함이 발견되지 않았기 때문에 신고를 안 한 것이다. 그러면 스텔라데이지호는 왜 침몰했을까요?
◇ 정관용> 그러게요.
◆ 허경주> 김완중 대표 말은 이거예요. ‘침몰할 정도의 결함은 아니라서 신고를 안 했다. 그래서 자기는 죄가 없다.’
◇ 정관용> 그런 결함은 없었다.
◆ 허경주> 네, 그래서.
◇ 정관용> 왜 침몰했는지는 자기도 모르겠다.
◆ 허경주> 날씨 때문이라고 그럽니다.
◇ 정관용> 그때 파도 잔잔했다면서요.
◆ 허경주> 어이가 없는 것은 스텔라데이지호는 전 세계에서도 드물게 큰 선박이에요. 그 선박이 정말 김완중 대표의 말대로 파도 때문에 침몰했다고 한다면 그때 당시에 남대서양을 지나고 있던 다른 작은 선박들도 다 침몰했어야 돼요. 그런데 스텔라데이지호 하나만 침몰했거든요. 선박에 문제가 있었다는 증거죠. 그런데 지금 폴라리스쉬핑은 결함이 있기는 있었으나 침몰할 정도는 아니었고, 날씨 때문이고 그렇기 때문에 자기는 죄가 없다 이런 말을 하고 있습니다.
◇ 정관용> 그런데 사실 그 재판을 담당한 재판부 입장에서도 참 판단하기 답답하겠네요. 그렇죠? 그 선박에 결함이 있는지 없는지도 확인된 바가 없잖아요. 뭐든 정보가 없는 상태 아닙니까?
◆ 허경주> 심해수색을 통해서 블랙박스 이외에도 다른 증거자료를 좀 더 가지고 왔었어야 돼요. 그 증거자료를 가지고 오는 게 심해수색의 처음 과업범위에 포함되어 있었거든요. 그런데 그걸 전혀 진행하지 못했기 때문에 심해수색이 미흡하게 끝났다고 평가가 된 거고요.
◇ 정관용> 그런데 2차 심해수색은 지금 계획도 없고 돈도 없다.
◆ 허경주> 네 지금 현재 정부의 예산은 없는 상태입니다.
◇ 정관용> 그래요. 그리고 세상 많은 사람들은 지금 잊고 있죠. 잊어가고 있고.
◆ 허경주> 네.
◇ 정관용> 그렇죠?
◆ 허경주> 네.
허경주 스텔라데이지호 가족대책위원회 공동대표 (사진=시사자키 정관용입니다 제작진)
◇ 정관용> 어떻게 할까요. 우리 사회를 향해서 우리 정부를 향해서 마지막으로 한 말씀 하시죠.
◆ 허경주> 스텔라데이지호 2차 심해수색을 진행을 한다면 침몰원인을 분명하게 밝힐 수 있는 과학기술이 현재 있습니다. 그것을 우리 외교부만, 우리 기획재정부만 인정하지 않고 있을 뿐이거든요. 세월호 참사 이후로 우리나라 대한민국 국민들은 안전한 사회에 대해서 열망, 갈망 이런 것들이 훨씬 강해진 것 같아요. 그런데 대한민국 정부 공무원들만 책임질 일을 하지 않겠다, 선례를 만들지 않겠다라고 하면서 제자리에 머물러 있는 상태라고 보여요.
새해에는 대한민국 공무원들도 조금만 더 인식이 바뀌었으면 좋겠어요. 본인들이 선례를 만들기 싫어서 일을 못하겠다라고 하는데 스텔라데이지호의 침몰원인을 정확하게 밝혀서 더 이상 해양사고가 나지 않게 만들 수 있을 때 본인들의 자손들도 안전한 사회에서 살 수 있고 저희 대한민국도 한 단계 더 성장할 수 있고 훨씬 더 우리가 원하던 그런 사회가 되는 게 아닐까요? 국민들도 이걸 좀 기억해 주셨으면 좋겠어요.
이런 재난이나 이런 참사가 특별한 사람들이 겪는 게 아니라는 거. 언제 어디서 어떻게 사고가 날지 모르기 때문에 단 하나의 사고 이것이 비록 해양사고라고 할지라도 이 스텔라데이지호의 침몰원인을 정확하게 밝히는 선례가 만들어진다면 다른 재난도 제대로 해결될 수 있는 선례가 되는 거잖아요.
◇ 정관용> 또 사전에 막을 수도 있겠죠.
◆ 허경주> 물론입니다. 아직도 똑같은 선박이 대한민국에 스물 몇 척이 더 있거든요.
◇ 정관용> 알겠습니다. 스텔라데이지호 가족대책위원회 공동대표 허경주 대표를 함께 만났습니다. 오늘 고맙습니다.
◆ 허경주> 고맙습니다.
폴라리스쉬핑>