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黃·劉, 보수통합 한 목소리 냈지만…태극기세력 등 과제 산적

국회/정당

    黃·劉, 보수통합 한 목소리 냈지만…태극기세력 등 과제 산적

    황교안 "통추위 출범"·유승민 "대화의 문 열려 있어"…호의적 메시지
    黃 '자유우파 대통합'·劉 '중도보수 세력'…통합 범위 시각차
    제3신당 창당 여부·공천룰 등 놓고 신경전 관측도

    4‧15 총선이 약 석 달 앞으로 다가온 가운데 자유한국당 황교안 대표와 새로운보수당 인재영입위원장 유승민 의원이 보수통합에 긍정적인 목소리를 내면서 관심이 쏠린다.

    그러나 보수통합의 범주와 제3신당 창당, 공천룰 등에서 양측의 시각차가 크다는 점에서 실제 통합까진 넘어야 할 과제가 산적하다는 지적이 나온다.

    자유한국당 황교안 대표. (사진=윤창원 기자/자료사진)

     

    ◇ 패스트트랙 학습효과?…黃·劉, 보수진영 분열 경계

    황 대표는 1일 여의도 소재 한 음식점에서 열린 기자들과 오찬 간담회에 참석해 "문재인 정권 심판을 위해 모든 자유민주주의 세력이 통합추진위원회 열차에 승차해줄 것을 당부드린다"며 잠잠했던 통합 논의에 재차 불을 붙였다.

    그는 "이젠 시간이 많지 않아 통추위를 조속히 출범시켜야 한다"며 "이를 토대로 통합에 동의하는 보수와 중도층 모든 분들이 참여할 수 있도록 할 것"이라고 말했다.

    앞서 지난해 11월 황 대표는 보수통합추진위원회 단장에 친박계 원유철 의원(5선)을 내정하며 공개적으로 통합 의지를 내비쳤지만, 이후 패스트트랙 법안 관련 여야의 대치 국면이 격화되면서 추가 메시지를 내지 않았다.

    유 의원도 이날 오전 국회에서 열린 새로운보수당 신년하례회 후 기자들과 만나 "늦어도 2월 초까지는 중도보수 세력이 힘을 합쳐서 총선에서 이길 전략을 수립해야 한다"며 "보수재건 3원칙 위에서 한국당이 동참하겠다면 대화의 문은 늘 열려있다"고 통합에 호의적인 메시지를 던졌다.

    이처럼 보수진영의 양대 수장으로 꼽히는 두 사람이 통합의 필요성을 강조하는 목소리를 낸 것을 두고, 지난달 말 선거법 개정안과 고위공직자범죄수사처 법안의 본회의 통과가 영향을 미쳤다는 분석이 나온다.

    범여권이 결합된 '4+1 협의체'(민주·바른미래·정의·민주평화당+대안신당)가 수적 우위를 바탕으로 해당 법안을 강행 처리하자, 보수진영이 분열된 채로 총선을 치를 경우 또 참패할 수 있다는 위기감이 작용한 것으로 보인다.

    (사진=윤창원 기자/자료사진)

     

    ◇ 黃, 태극기세력 포함한 대통합 vs 劉, 중도보수‧통합 3원칙 강조

    문제는 양측 모두 총론적으론 통합에 찬성하면서도 보수통합의 범주와 제3신당 창당, 공천룰 등 각론에선 이견이 적지 않다는 점이다.

    통합의 범위와 관련해 황 대표는 극우성향의 태극기세력 등을 포함한 '대통합'에 방점을 찍었지만, 유 의원은 '중도보수층'에 무게를 두는 모양새다.

    황 대표는 이날 간담회에서 "제가 생각하는 통합은 '큰 통합'"이라며 "자유우파가 함께 하는 폭 넓은 통합이 돼야 한다"고 말했다. 유 의원은 보수재건 3원칙을 재차 강조하면서, 총선 승부처로 수도권‧중부권 등을 꼽는 등 중도보수층에 적극 어필하고 있다.

    지난해 11월 유 의원은 한국당과의 통합 3대 선결조건으로 ▲탄핵의 강 건너기 ▲개혁보수로 나가기 ▲새로운 집 짓기 등을 제시한 바 있다.

    황 대표가 지향하는 대통합이 전광훈 목사를 비롯한 태극기세력을 포함하는 것으로 암시되자 양측의 신경전이 촉발되고 있는 양상이다. 황 대표는 실제로 이날 간담회에서 전 목사를 "아이디어가 많고 나라 사랑하는 마음이 아주 강한 분"이라며 사실상 옹호성 발언까지 했다.

    새로운보수당 합류를 앞둔 바른미래당 소속 한 의원은 이날 CBS노컷뉴스와 통화에서 "그냥 레토릭이면 몰라도 진정 태극기세력과 함께 하겠다고 하면 통합이 어렵다"며 "난처하면 중도층과 먼저 합친 후 태극기세력은 나중에 포섭하는 방식의 단계적 통합을 추진해야 한다"고 말했다.

    ◇ 제3신당' 신경전, 지분 싸움 시작되나…선거법‧공천룰 등 변수

    한국당과 새로운보수당 등 정당 간 통합 방식도 상당한 인식차를 보이고 있다.

    새로운보수당 측은 당대 당 통합이 아닌 '제3신당'을 만들어 헤쳐 모이는 방식을 선호하고 있는 것으로 알려졌다. 유 의원이 통합의 선결 조건으로 제시한 3대 원칙 중 '헌 집을 허물고 새로운 집을 짓는' 방식이 이에 해당한다는 분석이다.

    그러나 황 대표 측은 당을 해산하는 작업이 만만치 않다는 이유로 이같은 방식에 난색을 표하고 있는 것으로 전해졌다. 정당 해산을 위해선 전당대회를 열어 당원들의 동의를 얻어야 하고, 잔여 재산 처리 등 문제가 복잡하다는 이유에서다.

    그러나 '제3신당' 구성을 두고 양측이 대립하는 실질적인 이유는 결국 노선 정립과 지분 싸움에 있다는 게 중론이다. 통합이 당대 당 결합 방식으로 진행될 경우, 의석수가 많은 한국당에 주도권이 쥘 공산이 크기 때문이다.

    새로운보수당 측 관계자는 통화에서 "제3지대 시나리오는 통합의 충분조건이 아닌 필요조건"이라고 말했다. 반면, 한국당 핵심 관계자는 "정치적 수사로 제3지대를 거론하는 것은 몰라도 실제로 진행하자는 건 말이 안 된다"며 "당 해체 작업은 그리 쉬운 게 아니다"라고 설명했다.

    준연동형 비례제 도입을 골자로 한 선거법과 공천룰 등도 변수로 꼽힌다. 오는 5일 창당대회를 앞둔 새로운보수당이 출범 직후 중도층의 전폭적 지지를 얻을 경우, 한국당이 제시하는 통합 조건이 수용 불가능하면 독자 노선을 추구할 가능성이 남아 있는 셈이다.

    통합 작업이 마무리된 후에도 공천룰을 두고 벌일 양측의 신경전도 배제할 수 없는 상태다. 한국당은 이미 현역의원에 대해 '30% 컷오프'와 '50% 물갈이' 방침을 밝힌 만큼, 그에 상응하는 수준을 새로운보수당 인사들에게 요구할 가능성이 높기 때문이다.

    새로운보수당에 합류하기로 한 또 다른 의원은 통화에서 "공천룰이나 그런 것까지는 아직 생각해본 적이 없다"며 "일단 독자적 창당과 지지율 상승이 더 급하다"고 말을 아꼈다.

    한국당 소속 한 중진의원은 통화에서 "누가 봐도 규모에서부터 양당이 엄청난 차이가 나는데 너무 많은 지분을 내줄 순 없다"며 "잘못하면 꼬리가 몸통을 흔드는 경우가 발생한다"고 우려했다.

    황 대표는 '이번 달' 안에, 유 의원은 '늦어도 다음달 초'까지 통합의 마지노선을 제시했지만, 거론된 문제들에 대한 양측의 입장차를 고려하면 통합 성사는 여전히 쉽지않다는 관측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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