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새해 집값, 재초환에 과세‧대출로 고삐는 잡지만 시장은 '물음표'

부동산

    새해 집값, 재초환에 과세‧대출로 고삐는 잡지만 시장은 '물음표'

    장벽↑ 고가주택은 긴장감…'매물잠김' 등 부작용도
    계속된 저금리 기조 등으로 부동산 시장 불안은 계속

    헌법재판소 (사진=이한형 기자/자료사진)

     

    재건축초과이익환수제(재초환)가 헌법재판소로부터 '합헌' 결정을 받으면서 집값 잡기에 나선 국토교통부의 손아귀에 한층 더 힘이 실렸다.

    하지만 이어진 '풍선효과'로 상대적 중‧저가 주택 주인들은 "더 올려 팔 수 있을까" 기대감에 내놓았던 집도 다시 거둬들이면서 매물 잠김 현상이 일어나는 등 불안은 여전한 모양새다.

    정부 관계자들은 "부동산 과열 징후를 보이면 추가 대응에 나설 것"이라고 여러 차례 말했지만, 시장의 반응은 물음표를 지우지 못하고 있다.

    ◇ 재초환 합헌 등으로 고가주택 장벽 높여

    헌법재판소는 지난달 27일 재건축초과이익환수제에 손을 들어줬다. 서울 용산구의 한남연립재건축정비조합이 조합원 31명 각각에 5500만 원, 모두 17억 원의 부담금이 부과된 데 대해 지난 2013년 3월 위헌법률심판 제청 신청을 한 지 6년도 더 지나서야 내려진 결론이다.

    헌재는 재건축이익환수법 제3조 등에 대해 "평등 원칙, 비례 원칙, 법률 명확성의 원칙, 재산권 침해 여부 등을 고려했을 때 헌법에 위반되지 않는다"고 설명했다. 이후 서울고법의 최종판결이 나오면 당국은 이에 따라 부담금을 실제 징수할 방침이다.

    국토교통부와 민주평화당 정동영 의원실에 따르면, 전국 16개 조합의 재건축부담금 예정 총액은 1254억 2250만 원에 달한다. 서울 송파구 문정136번지는 502억 4000만 원, 경기 광명시 철산 8‧9단지는 373억 3800만 원이 부과될 예정이다.

    이들 16개 단지 가운데에는 빠르면 내년 7월부터 준공이 시작될 곳도 있다.

    이는 앞서 정부의 12‧16 부동산 대책상 대출 등 규제, 보유세 강화 방침과 더불어 새해 초기 집값 잡기에 고삐를 당기는 힘이 될 것으로 보인다.

    대치동 은마아파트 (사진=이한형 기자/자료사진)

     

    ◇ 고가아파트는 '깜짝'

    실제 고가아파트의 상승세는 다소 주춤하는 모양새다.

    한국감정원의 지난 12월 5준 기준 주간아파트가격동향 조사에서 매매가격과 전세가격 상승률은 각각 전주대비 작아진 0.09%, 0.11%를 기록했다.

    특히, 전국의 15억 원 이상 고가아파트 15.5%가 집중된 서울의 경우, 매매가격은 상승세 자체는 여전했지만 상승률이 0.20%에서 0.10%로, 0.08%로 2주 연속 줄어들었다.

    감정원은 "12‧16 대책 등 강력한 규제로 고가아파트 위주로 관망세 짙어졌다"고 설명했다.

    고가아파트가 있으면서 상승세를 주도하던 강북 인기지역 마포구(0.11%→0.10%), 용산구(0.09%→0.08%), 성동구(0.07%→0.07%), 광진구(0.08%→0.07%)는 대체로 상승폭이 축소됐다는 것이다.

    강남4구 역시 대출규제 및 추가하락 우려 등으로 거래가 잘 이뤄지지 않으면서 강남구(0.11%→0.09%), 송파구(0.15%→0.07%), 강동구(0.07%→0.06%), 서초구(0.06%→0.04%) 모두 2주 연속 상승폭이 축소됐다.

    특히, 일부 재건축 단지의 경우 호가가 수억 원씩 떨어진 급매물도 출현했다.

    서울 강남구 은마아파트는 대책 발표 직후 시세 20억 원 이상이던 전용면적 76.79㎡짜리 아파트 호가가 19억 원대까지 떨어지기도 했다. 다만, 이 같은 매물은 현재로서는 다시 거둬들여진 상태다.

    인근 부동산 관계자는 "12‧16 대책 이후 거래는 전혀 없는 상황"이라며 "대출은 막히고 보유세 부담은 커지니 매수자들이 엄두를 내지 못하고 있다"고 설명했다.

    서울 아파트 상승률 (그래픽=김성기 감독 제작)

     

    ◇ 저가아파트는 '매물 잠김'…계속되는 저금리는 부동산 불안 요인

    방황하는 수요는 상대적인 중‧저가아파트 등이 감당하는 모양새다. 호가는 오르고 매물은 자취를 아예 감춰버리고 있다.

    감정원에 따르면, 강북구(0.09%), 동대문구(0.07%)는 실수요 위주의 구축 아파트 '갭 메우기'로 상승세가 계속되고 있으며 중‧저가아파트가 많거나 신안산선 등 개발호재가 있는 영등포구(0.19%)는 신길‧문래‧영등포동 위주로 상승폭이 확대되고 있다.

    전체 670여 세대에 달하는 영등포구 신길동의 한 아파트에서도 최근 한 달 사이 호가가 수천만 원 올랐다.

    부동산 관계자는 "현재 23평 짜리 매매 매물이 한 달 사이 5000만 원은 족히 올라 7500만 원에 하나 나와 있다"며 "주변 매물 가격이 계속 올라가는 걸 보고 매도자들은 '더 오를 것 같아서' 내놨던 매물을 다시 거둬들여가는 모양새"라고 설명했다.

    지난해와 같은 '폭등'은 없겠지만, 계속되는 저금리 기조 등은 떼놓기 힘든 상승 요인으로 지적된다.

    한국주택산업연구원은 올해 서울 집값에 대해 강보합세가 예상된다고 밝혔다.

    지난해 하반기의 급등은 조정되겠지만, 만성적인 서울 대기 수요와 누적된 공급 부족 심리, 학군 수요, 유동성 등 상승 압력 요인으로 인해 매매가가 지난해 대비 1.0% 상승할 것이라는 전망이다.

    김덕례 주택정책연구실장은 "올해까지는 입주 기준으로 주택 공급 자체가 부족하지는 않겠지만, 향후 부족해질 수 있다는 예상과 함께 저금리에 유동성이 금융기관이 아닌 자산시장으로 몰릴 위험이 계속되는 상황"이라고 덧붙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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