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檢, '유아용 결핵백신 입찰담합' 한국백신 대표 구속기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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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檢, '유아용 결핵백신 입찰담합' 한국백신 대표 구속기소

    지난해 5월 공정위 고발…지난달 9일 구속 후 27일 기소
    공정거래법 위반·배임수재·입찰방해·사기 등 혐의 적용
    저렴한 '피내용' 대신 '경피용' 국가사업 지정 위해 질본 속여
    들러리업체 세워 입찰 공정 해쳐…국가예산 약 140억원 낭비

    백신(사진=연합뉴스)

     

    검찰이 유아용 결핵예방을 위한 국가조달 백신 입찰과정에서 제약사들과 의약품 도매업체 담합에 공모한 혐의 등으로 최모(62) 한국백신 대표이사를 구속기소했다.

    3일 검찰에 따르면, 서울중앙지검 반부패수사1부(구상엽 부장검사)는 지난달 27일 최 대표에 대해 특정경제범죄가중처벌등에관한법률 위반(사기)·위계공무집행방해·배임수재·독점규제및공정거래에관한법률(공정거래법) 위반·입찰방해 등 혐의를 적용해 구속상태로 재판에 넘겼다. 최 대표는 지난달 9일 구속수감됐다.

    최 대표는 영·유아들에게 결핵예방을 위해 접종하는 BCG(Bacille Calmette-Guérin) 백신을 수입·판매해온 한국백신의 대표다.

    그는 제약사와 의약품 도매업체들 간의 담합으로 보건복지부 질병관리본부(질본)의 국가예방접종사업(National Immunization Program·NIP)을 방해한 혐의를 받는다.

    최 대표는 고가의 경피용(도장형) BCG백신을 NIP 대상으로 지정받아 더 많은 이윤을 남기기 위해 일명 '불주사'로 불리는 피내용(주사형) BCG백신의 공급물량을 의도적으로 줄인 것으로 파악됐다.

    CBS노컷뉴스가 더불어민주당 금태섭 의원실을 통해 입수한 최 대표의 공소장에 따르면, 한국백신은 지난 2016년 10월부터 2017년 1월 사이 일본 JBL(Japan BCG Laboratory)사를 통해 수입하기로 한 피내용 BCG백신 2만 세트의 물량을 질본 몰래 취소해 국내 피내용 BCG백신 공급부족 사태를 일으켰다.

    한국백신은 질본 측에 "피내용 BCG백신의 세계적 수요 증가 및 공급부족 현상과 JBL의 '유니세프' 등 국제기구 우선공급 원칙으로 피내용 BCG백신의 수입일정이 확정되지 않았지만 수입을 위해 최선을 다하고 있다"는 허위사실을 최 대표 명의의 공문으로 전달하기도 했다.

    이 사실을 몰랐던 질본 측은 지난 2017년 10월부터 한국백신 계열사가 독점판매하는 경피용 BCG백신으로 2018년 5월까지 임시예방접종사업을 벌였다.

    검찰.(사진=연합뉴스)

     

    검찰은, 이 과정에서 약 140억원에 달하는 국가·지방자치단체 예산이 낭비된 것으로 보고 있다.

    최 대표는 질본이 경피용 BCG백신으로 임시예방접종사업을 추진하자, 한국백신에 거래처 지정과 납품상 편의 등을 위해 금품을 상납해온 의약품 도·소매업체를 들러리 세워 입찰을 방해한 혐의도 받고 있다.

    검찰은 이같이 한국백신 계열사가 부당하게 경피용 BCG백신 조달업체로 지정돼 국가가 한국백신 측에 공급대금으로 지급한 피해액이 약 92억6천만원에 이르는 것으로 판단하고 있다.

    한편 최 대표는 의약품 도·소매업체들로부터 한국백신의 거래처 지정 등을 명목으로 뒷돈을 챙긴 혐의도 받는다.

    최 대표는 지난 2013년부터 지난해 8월까지 A사로부터 한국백신의 의약품 거래처로 지정되고, 단가책정·물량공급 등에서 편의를 봐주는 대가로 9억6천여만원의 금품을 받은 것으로 조사됐다.

    또다른 의약품 도소매업체 B사로부터는 지난 2015년 12월부터 지난해 11월경까지 같은 취지의 부탁을 받고 4억3천만원 상당의 금액을 받은 것으로 나타났다.

    앞서 공정거래위원회(공정위)는 지난해 5월 한국백신과 계열사 2곳에 시정명령과 9억9천만원의 과징금을 부과하고 최 대표 등 한국백신 임원 2명을 검찰에 고발했다.

    당시 공정위는 신생아의 건강과 생명에 직결되는 백신을 대상으로 한 독점 사업자의 부당한 출고조절 행위라는 점을 고려했다고 밝혔다.

    정부는 지난 2009년부터 세계보건기구(WHO)의 권고에 따라 생후 4주 이내 신생아들에게 접종이 권장되는 피내용 BCG백신을 국가필수 예방접종 백신으로 무료 지원해왔다.

    피내용 BCG백신은 면역력 생성 측면에서 경피용 BCG백신보다 더 우수한 것으로 알려졌을 뿐 아니라 가격도 상대적으로 저렴하다. 1인용 접종가격을 기준으로 경피용 BCG백신은 피내용 BCG백신보다 약 30배 가량 비싼 것으로 알려졌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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