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자궁경부암 등 사람유두종바이러스(HPV)로 인한 질병을 줄이려면 남자 청소년을 대상으로 예방접종을 시작하기보다 지금보다 더 많은 여성 청소년에게 예방접종을 지원하는 것이 훨씬 효과적이라는 분석이 나왔다.
5일 질병관리본부는 HPV 백신 국가예방접종 확대 방안을 분석하고, 그 결과를 '주간 건강과 질병' 최신호에 공개했다.
정부는 2016년 6월부터 만 12세 여자 청소년에게 HPV 백신 접종을 무료로 지원하고 있다.
HPV는 생식기 감염을 일으키는 바이러스로, 지속 감염 시 자궁경부암, 구강암, 편도암 등의 원인이 된다. 백신은 자궁경부암 예방에 특히 효과가 있는데 국내외에서는 무료접종 대상 연령을 확대하거나 남자 어린이·청소년에게도 접종해야 한다는 요구가 나오고 있다.
질병관리본부가 이들 대안의 비용 대비 효과성을 검토한 결과, 2018년 기준 만 12세 남자 24만명에게 450억원을 들여 HPV 백신을 접종하면 의료·교통·시간·간병 비용과 조기 사망에 따른 생산성 손실 비용 등 HPV 관련 질병 비용을 200억원 절감할 수 있을 것으로 추정됐다. 투입 비용의 50% 정도다.
반대로 만 12세 여자 22만명에게 420억원을 들여 접종하면 1천600억원을 절감할 수 있을 것으로 분석됐다. 투입 비용보다 약 4배 효과를 본다는 계산이다.
만 12세 남녀 모두에게 접종하면 900억원이 들어가고, 투입 비용의 2배인 1천800억원이 절감될 것으로 분석됐다.
비용 투입에 따른 재정적 효과만을 고려했을 때, 남자를 접종 대상에 추가는 것은 효과성이 떨어진다는 결과다.
접종 대상을 현행 만 12세 여성에서 9∼12세, 12∼14세, 12∼18세, 12∼22세, 12∼26세 연령군으로 확대하는 방안을 분석한 결과, 비용 대비 효과가 있는 것으로 나타났다.
5개 연령확대군의 '점증적 비용-효용비'(ICUR)는 650만∼1천300만원/질보정수명(QALY)으로, 임계점으로 제시된 3천만원(1인당 국내총생산)에 비해 낮았다.
즉, 예방접종으로 접종군의 수명이 1년 늘어나는데 650만∼1천300만원이 들어간다면 국민 1인이 1년간 생산하는 경제적 가치 3천만원을 고려할 때 비용을 들일 가치가 있다는 뜻이다.
질병관리본부는 "예방접종 효과성을 따질 때 여자 접종 연령 확대, 접종률 향상을 먼저 고려할 필요가 있다"고 평가했다.
세계보건기구(WHO)도 효과적인 HPV 접종 전략으로 9∼14세 여자 우선 접종, 접종률 향상을 제시하고 있다.
HPV 접종은 2차에 걸쳐서 해야 하며, 1차 접종을 마쳐야만 이듬해 2차 접종을 지원받을 수 있다. 1차 접종을 받은 비율은 2003년생 61.5%, 2004년생 72.7%, 2005년생 87.2%로 상승하고 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