홍남기 부총리 겸 기획재정부 장관이 6일 서울 광화문 정부서울청사에서 열린 '중동 상황 관련 긴급 관계장관회의'를 주재하고 있다.(사진=기획재정부)
미군의 이란 사령관 공습으로 중동 정세가 위기 상황으로 치닫는 가운데 정부가 석유·가스 수급 상황에 따라 2억 배럴까지 비축유를 방출하는 비상 조치도 검토하기로 했다.
정부는 6일 오후 홍남기 부총리 겸 기획재정부 장관 주재로 긴급 관계장관회의를 열고 이러한 내용을 논의했다.
이날 회의에서는 국제‧국내금융시장 리스크 요인과 석유수급, 수출 등 실물영향, 해외건설 현장동향 및 안전조치, 호르무즈 해협 인근항행 우리선박 안전조치 등을 점검하고, 향후 대응방향을 논의했다.
회의 참석자들은 아직까지 미국-이란 긴장 사태가 우리 경제에 미치는 영향은 제한적이지만, 현 상황이 엄중하다는 데 인식을 같이 했다.
정부는 국제 금융시장이 지정학적 불안으로 안전자산 선호현상이 강화되며 변동성이 확대되고 있다고 평가했다.
국제유가도 일부 상승압력을 받고 있어 사태 전개양상에 따라 영향을 받을 것으로 예상했다.
이에 따라 석유·가스 수급 차질이 발생할 경우 대체 도입선 확보 등을 통해 수급안정에 필요한 추가 물량을 조속히 확보하되 필요할 경우 비축유 방출 등 비상 대응조치도 검토할 예정이다.
지난해 11월 말 기준 정부가 보유한 9650만 배럴에 민간 비축유 및 재고분 등을 합치면 2억 배럴 규모를 방출할 수 있고, 여기에 석유수요 절감조치 등도 단계적으로 검토, 시행할 수 있다.
아울러 정부는 24시간 모니터링 체제를 가동하는 한편 확대 거시경제금융회의를 중심으로 합동점검반을 확대 편성해 금융·외환시장 뿐 아니라 수출, 유가, 해외건설 상황 등도 점검, 대응하겠다고 밝혔다.
중동 건설현장에서의 국민안전 확인을 위해 범부처-업체간 비상연락망을 구축하고, 해외건설프로젝트 등에 미치는 영향도 줄이도록 건설사·재외공관 등과 핫라인을 구축해 단계별로 대응하기로 했다.
또 이란과 접한 호르무즈 해협에 있는 인근 우리 선박의 안전을 위해 선박 위치 수신 주기를 6시간 간격에서 1시간 간격으로 좁히고, 위성전화를 이용해 1일 1회 안전 확인을 실시할 계획이다.
정부는 다음날인 오는 7일 기재부 김용범 1차관 주재로 확대 거시경제금융회의를 열어 관련 동향과 대응 실무 방안을 점검하고, 8일에는 제1차 경제활력대책회의에 관련 상황을 안건으로 상정해 추가 논의하기로 했다.
이날 회의에는 외교부 강경화 장관, 산업통상자원부 성윤모 장관, 국토교통부 김현미 장관, 해양수산부 문성혁 장관, 금융위원회 은성수 위원장, 노형욱 국무조정실장 등이 참석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