CBS 라디오 '시사자키 정관용입니다'
■ 방 송 : FM 98. 1 (18:20~19:55)
■ 방송일 : 2020년 1월 9일 (목요일)
■ 진 행 : 정관용 (국민대 특임교수)
■ 출 연 : 장훈 (4.16세월호참사 가족협의회 운영위원장)
◇ 정관용> 세월호 참사 당시에 구조 의무를 다하지 않아서 승객들을 숨지게 한 혐의를 받는 김석균 전 해양경찰청장 등 해경지휘부 6명 구속영장 청구됐죠. 오늘 새벽 모두 기각됐네요.
세월호참사가족협의회 측은 "진상규명을 가로막는 행위이자 역사의 수치로 기록될 것이다" 이런 입장문을 냈는데요. 직접 목소리 듣겠습니다. 세월호 참사 가족협의회 장훈 운영위원장 연결합니다. 안녕하세요.
◆ 장훈> 안녕하세요, 정 선생님.
◇ 정관용> 오늘 영장 기각 한마디로 뭐라고 평가하실래요.
◆ 장훈> 수치스러운 법의 뒷모습을 보는 것 같죠.
◇ 정관용> 수치스러운 법의 뒷모습. 좀 풀어주세요.
◆ 장훈> 304명이 죽었는데 이유를 모르겠고 한 사람도 모르겠고 법에서 판단해 줘야 하는데 아무도 그걸 판단해 주지 않고 그냥 방임하고 있는 그런 느낌입니다.
◇ 정관용> 검찰이 그나마 다시 재수사에 나서서 당시 해경 지휘부들의 영장 청구까지 하고 이것까지 일단 잘 됐던 거죠?
◆ 장훈> 영장 청구까지는 잘 됐는데 영장 자체가 저희한테는 불만이죠. 왜냐하면 업무상과실치사로 지금 넣었지 않습니까? 그런데 저희가 고소 고발한 건 미필적 고의에 의한 살인으로 넣었거든요. 거기까지 지금 나가지 못했다는 게 저희한테는 상당히 불만이죠.
그런데 지금 재판부에서 그러니까 구속적부심 재판부에서 판단 내리기로는 '죄가 있다. 죄는 있는데 구속하기는 적법하지 않다.' 이렇게 얘기한 것 같더라고요. 그런데 이제 죄가 있다는 건 업무상 과실치사 관련된 거니까 123정, 당시 해경 123정이 공동 정범이거든요. 그러면 거기에서 같은 죄가 이렇게 판단한 것 같은데 구속영장이 기각된 게 참 아쉽습니다, 진짜.
◇ 정관용> 방금 표현하셨듯이 영장은 기각하면서도 영장 재판부는 피의자가 업무상 과실에 의한 형사 책임을 부담할 여지가 있다라고 밝혔어요. 그리고 이미 처벌을 받은 김경일 123정 정장에 대한 대법원 판결에서도 당시 해경 지위부에도 책임이 있다라는 언급도 있었다는 거 아닙니까?
◆ 장훈> 그렇죠.
◇ 정관용> 그러니까 법원은 일관되게 업무상 과실치사의 책임이 해경 지휘부들한테 있다고 생각은 하는데 구속할 정도까지는 아니다, 이렇게 보나 봐요?
◆ 장훈> 그게 참 법원에서 세 가지 정도의 이유를 댔는데요. 지휘 감독상에 책임을 묻는 법적 평가인 점하고 증거인멸의 염려가 충분치 않다고 하고 직업 및 일정한 주거 관계로 도주 우려가 없다. 이게 지금 세 가지 이유인데 지휘 감독상의 책임을 묻는 법적 평가인 점이 가장 큰 문제인 거죠.
제일 높은 지휘에 있던 사람들이었기 때문에 언제든지 명령, 그러니까 현직이든 전직이든 언제든지 명령 체계로 다시 가동될 수 있다는 거고요. 두 번째가 증거인멸 그게 더 쉽다는 겁니다, 이 사람들은. 그런데 그리고 도주 우려가 없다? 과연 이건 참 헛웃음이 나오는 대목인데요. 도주하려고 하면 누가 '저 도망가겠습니다' 하고 도망가나요. 그런 건 아니잖아요. 이게 좀 적부심 판사들이, 판사님들이 좀 더 생각해 보시면 좋았을까 하는 생각이 듭니다.
◇ 정관용> 우리 장훈 위원장께서 영장실질심사할 때 법원에 직접 가서 진술하셨다면서요.
◆ 장훈> 네.
◇ 정관용> 어떤 내용을 진술하셨어요?
◆ 장훈> 부들부들 떨면서 했는데요. 여러 가지 얘기는 했지만 가장 중점으로 한 얘기는 책임지는 자리에 있는 사람이면 책임 있는 사람이면 그에 걸 맞는 책임을 져야 한다는 얘기를 했어요. 그러니까 당시 해경청장이라든지 서해청장, 목포서장, 아니면 경기 과장이라든지 이런 주요 직책에 있던 사람들이 이런 커다란 참사에 책임이 하나도 없다 이렇게 나와버리면 어떤 사회 구조가 돌아갈 수 없는 거거든요. 그런데 지금 애매하게 판단이 내려진 것 같아요. 정말 안타깝습니다, 진짜.
김석균 전 해양경찰청장 등 해경 지휘부가 구속 전 피의자 심문(영장실질심사)을 받고 있는 8일 서초동 서울중앙지법 법정에서 의견을 제시하고 나온 장훈 4·16세월호참사 가족협의회 운영위원장(왼쪽 두번째) 등이 브리핑을 하고 있다. (사진=연합뉴스 제공)
◇ 정관용> 영장은 기각됐지만 그래도 불구속 상태에서 수사를 더 받게 되고 기소되지 않겠어요? 재판을 받게 되지 않겠어요?
◆ 장훈> 네, 그럴 예정으로 알고 있습니다.
◇ 정관용> 그리고 지금 영장 담당 재판부가 밝힌 등등으로 보면 일단 유죄는 인정될 것 같지 않으세요?
◆ 장훈> 그런데 이제 아까도 맨 처음 서두에 말씀드렸지만 업무상 과실치사로 간다는 게 저희한테 불만인 거죠. 뭐냐 하면 과실이라 한다면 뭔 시도를 해 보고 실패를 해야 과실이죠. 시도조차 안 하고 방임을 했는데 어떻게 과실이 됩니까? 저희는 죽을 줄 뻔히 알면서 그냥 가둬놓고 수장시켰다 이렇게 생각하기 때문에 가슴 아픈 이야기지만, 미필적 고의에 의한 살인이라고 주장하고 있는 겁니다.
◇ 정관용> 알겠습니다. 또 한 가지 여쭤볼 게 어제 사회적 참사 특별조사위원회가 세월호 유가족들을 군 기무사 관계자들이 사찰했다. 그래서 기무사 관계자, 청와대 관계자 무려 71명 수사 요청을 했는데 기무사 직원들이 유가족들의 뭘 사찰했다는 거예요?
◆ 장훈> 저희 일거수일투족을 다 봤더라고요, 보니까. 저희 그러니까 저희 진도체육관이라든지 팽목항 그다음에 안산 분향소 이렇게 왔다갔다 할 때 저희들을 전부 다 사찰하고 저희의 일거수일투족을 다 봤더라고요. 하물며 어떤 이야기까지 있냐 하면.
생일이 내일이어서 오늘 수습된 아이가 있었어요. 그럼 부모님들이 생일상을 못 차리잖아요. 그러면 우리가 그때 해수부라든지 해경한테 요청을 하지 않습니까? 아이가 돌아왔으니까 생일상이라도 받아보고 보내자. 그런데 그게 너무 과도한 요구네 하면서 이게 청와대까지 보고가 올라갔더라고요. 이런 게 참.. 그리고 유가족들이 속은 상하고 아이는 바다 속에 있고 하면 밥도 못 먹었거든요, 그때. 그때 정말 울분에 차서 소주를 그냥 병째 나발로 들이키고 했는데 그런 것까지 전부 다 적어놨더라고요. 술도 안 취하고 했는데. 정말 지금 밝히고 싶은데 못 밝히는 것 중의 하나가 뭐냐 하면 유가족들 휴대전화가 한 50여 대, 생각해 보면 50여 명인데 휴대전화에 이전 통화내역이 있잖아요. 통화내역이 다 사라졌어요. 4월 18일 이전에.
◇ 정관용> 그게 사라질 수 있나요?
◆ 장훈> 그게 저희도 미스터리죠. 그런데 그게 가능하다고 하더라고요.
◇ 정관용> 누군가가 해킹을 해서 그걸 삭제했다 이런 거예요?
◆ 장훈> 네. 그런데 지금 그 부분은 아직 밝혀지지 못하고 있는 부분이죠.
◇ 정관용> 그거는 만약 그렇게 해킹을 해서 삭제시켰다면 왜 그랬다고 보세요?
◆ 장훈> 아이들과 통화내역 그다음에 아이들과 주고받았던 문자내역들을 다 지우고 싶어서 그러지 않았을까 생각하고 있어요.
◇ 정관용> 이게 경찰이나 이런 쪽도 아니라 군 기무사가 이런 일을 했다는 게 믿어지세요?
◆ 장훈> 저희도 2014년 당시에 저희가 사찰받고 있다는 생각은 하고 있었어요. 왜냐하면 진도체육관을 보면 제일 구석진 2층에 구석진 사무실에 아무도 못 갈, 접근할 수 없는 사무 지역이 하나 있었거든요. 그래서 저희는 그게 국정원 사무실인지 알았어요. 그런데 그게 기무사 사무실이었더라고요. 생각해 보니까. 그런데 기무사가 거기서 왜 튀어나오는지 모르겠죠, 저희도. 국정원이면 국정원이 뭐 저희하고 또 악연이 있지 않습니까? 세월호 도입 부분이라든지 그래서 국정원인가 했는데 기무사가 나와서 저희도 깜짝 놀란 거죠. 그리고 기무사는 간첩 잡는 데 아니에요?
◇ 정관용> 군내 간첩 잡는 데죠.
◆ 장훈> 그러니까 군내 간첩 잡는 거잖아요. 저희 군인이 아니잖아요.
◇ 정관용> 알겠습니다. 참 여기까지 고맙습니다. 4. 16 세월호 참사 가족협의회 장훈 운영위원장이었어요.