장정민 옹진군수 (사진=옹진군 제공)
장정민 옹진군수가 지역구 주민에게 군예산으로 구입한 모자를 무상으로 지급하는 등 공직선거법을 위반한 혐의로 선거관리위원회로부터 경고 조치를 받았다.
인천 옹진군선거관리위원회는 최근 공직선거법 위반 혐의로 장정민 옹진군수를 '서면 경고'했다고 9일 밝혔다.
옹진군선관위에 따르면 옹진군은 지난해 9월 25~26일 인천 서구 아시아드 주경기장에서 열린 제46회 옹진군민의날 행사에서 군예산으로 버스 45대를 동원해 선수단과 주민을 수송했다.
또 선수단과 일반인에게 단체복과 모자, 유니폼 등을 무료로 제공했다.
옹진군선관위는 이같은 사실을 인지하고 자체조사를 벌여 군이 영흥군 주민들에게 무상으로 모자를 지급한 게 기부행위에 해당한다고 판단했다.
또 '옹진군민상' 등 각종 시상식 입상자들에게 부상으로 꽃다발을 수여한 것도 이에 해당한다고 봤다. 관계법령이나 조례상 군민체육대회 입상자에게는 상장과 표창은 수여할 수 없지만 꽃다발은 포함되지 않기 때문이다.
공직선거법은 국회의원, 지방의회의원, 지방자치단체장, 정당 대표자 등은 공직선거가 없는 때라도 선거구와 연관된 단체나 시설에 대해 상시로 기부행위를 제한하고 있다.
이를 위반할 경우 5년 이하의 징역 또는 1000만원 이하의 벌금에 처하도록 규정하고 있다.
선관위는 이같은 내용을 상급위원회에 보고해 지난해 말 서면경고 조치하라는 통보를 받았고, 이달 3일 장정민 옹진군수에게 경고장을 전달했다. 해당 예산집행에 대한 최종 결정권자가 군수이기 때문이다.
선관위 관계자는 "장 군수가 공직선거법을 위반한 건 맞지만 초선이고 지출 예산 규모가 크지 않다는 점을 고려했다"며 "위법인 걸 알면서도 해당 예산 지출을 결제하지는 않았을 것이라고 판단했다"고 설명했다.
그러나 일각에서는 2006~2018년 옹진군의원을 지내면서 군정을 감시·비판했던 장 군수가 이를 몰랐을 리 없다는 지적도 나온다.
한편 이번에 문제가 된 '옹진군민의날' 행사는 옹진군이 매년 각 섬들을 돌면서 주민들과 함께 이틀간 체육대회, 직거래장터, 요리경연대회, 인기가수 공연 등을 볼 수 있는 옹진군 최대 규모의 행사다.
특히 지난해에는 섬 만으로 구성된 옹진군이 12년 만에 처음으로 섬을 떠나 육지에서 연 행사를 열어 군민과 출향 인사 등 총 2000여명이 참석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