월성 원자력발전소 맥스터의 모습. (사진=한국수력원자력 제공)
월성원전 3개기가 가동중단 위기에서 벗어났다. 2021년 11월 포화를 앞둔 월성원전 사용후핵연료 저장시설에 대한 증설 허가가 난 것이다.
원자력안전위원회는 10일 113회 회의를 열고 월성 1~4호 사용후핵연료 2단계 조밀 건식 저장시설(맥스터) 건설을 위한 운영변경허가(안)을 가결했다.
표결은 출석위원의 3분의 2 이상이 동의하면 가능하다. 8명의 위원 중 진상현 위원만 표결에 반대했다.
위원 중 엄재식 위원장과 장보현 사무처장, 김재영·이경우·이병령·장찬동 위원이 맥스터 증설을 허가하자는 의견을 냈고 김호철·진상현 위원이 안건을 재논의해야 한다고 맞섰다. 결국 8명의 위원 중 절반 이상인 6명이 의결에 찬성해 이날 맥스터 추가 건설이 확정됐다.
이는 한국수력원자력이 2016년 4월 운영변경 허가를 낸 지 약 4년 만이다. 한수원은 애초 맥스터를 총 14기 구축할 예정이었지만, 경제성 때문에 7기만 우선 건설해 2010년부터 이용해왔다.
회의에서 이병령 위원은 "빨리 허가가 안 나면 원자력 발전 자체가 안 돼 전기 수급에 문제가 생기게 된다"면서 안건 의결을 촉구했다.
반면 김호철 위원은 "사고관리계획서에 맥스터 관련 내용이 있다면, 위원회가 이를 살핀 뒤 심의에 나가야 한다"면서 "그런 검토 없이 의결하면 하자 있는 심의·의결일 것이고 이는 또 다른 분쟁을 일으킬 소지가 있다"고 맞섰다.
앞서 2017년 월성 1호기 수명연장허가 무효 소송에서도 원안위는 적법한 심의·의결을 하지 못했다는 이유로 패소한 바 있다.
엄재식 위원장은 "정부법무공단에 법률 검토를 의뢰한 결과, 사고관리계획서 (검토)는 이번 심의와 별개라는 답을 받았다"고 말했다.
정회 시간 30분을 포함해 약 3시간 동안 진행된 논의 끝에도 위원간 이견이 좁혀지지 않자, 위원장은 표결을 제안했다.
이번 안건은 지난해 11월 111회 회의에서 논의가 시작됐다. 당시 한국원자력안전기술원(KINS)은 월성원전 맥스터에 대한 안전성 평가 심사를 진행해 시설의 구조와 설비 등이 모두 허가 기준에 만족한다는 결과를 얻었다고 보고했다. 보고를 받은 위원들은 당시 용어 정리와 배경 설명 등을 추가한 뒤 논의를 더 이어가기로 했다.
월성본부 내 맥스터 저장률은 지난해 9월 기준 93.1%다. 2021년 11월이면 맥스터 7기는 모두 포화할 것으로 예상됐으나, 원안위의 이번 결정으로 저장공간을 더 확보할 수 있게 됐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