문재인 대통령이 7일 청와대에서 신년사를 발표하고 있다.(사진=연합뉴스)
문재인 대통령이 14일 오전 취임 후 네 번째 기자회견에 나선다.
지난 2017년 8월 취임 100일 기자회견에 이어 신년 기자회견으로는 세 번째다.
집권 후반기 첫 신년 기자회견인 만큼 문 대통령은 국내 경제·사회 문제에서는 '국민이 체감하는 한 해'를, 남북 문제에서는 '관계 개선'을 키워드로 기자회견 전반을 풀어나갈 것으로 보인다.
◇ 집권 중반기 '혁신' '포용' '공정' 재차 강조…檢개혁 발언 주목올해 신년 기자회견도 지난해처럼 문 대통령이 직접 진행하면서 참석한 기자들이 제약없이 묻고 답하는 타운홀 방식이 될 전망이다.
문 대통령은 지난 7일 신년사를 통해 집권 4년차인 올해는 국민이 체감할 수 있는 '확실한 변화'를 이뤄내겠다고 강조했다.
혁신과 포용, 공정을 사회 전반의 '상생도약'을 위한 주요 가치로 다시 한 번 평가하고, '함께 잘 사는 나라' 건설을 지향점으로 하겠다는 의지도 재차 밝혔다.
문 대통령은 신년사에서 "사람 중심의 창의와 혁신, 선진적 노사관계가 경쟁력의 원천이 돼야 한다", "4차 산업혁명 시대도 우리가 선도할 수 있다. 혁신을 더 강화해 우리 경제를 더 힘차게 뛰게 하겠다", "공정은 우리 경제와 사회를 둘러싼 공기와도 같다"고 강조하는 등 올 한 해도 정부정책 기조에 변함이 없을 것이라고 예고했다.
14일 신년 기자회견에서도 이런 기조를 다시 한 번 확인할 것으로 보인다.
특히 문 대통령이 "부동산 투기와의 전쟁에서 결코 지지 않을 것"이라고 의지를 밝힌 만큼, 부동산 시장 안정과 실수요자 보호를 위한 정부 정책에 대한 질의 응답도 이어질 것으로 전망된다.
이와 함께 추미애 신임 법무장관 취임 이후 단행된 검찰 고위급 인사를 계기로 긴장감이 도는 법무부와 검찰 관계, 그리고 문 대통령의 권력기관 개혁 의지에 대한 발언도 나올 것으로 보인다.
특히 유재수 전 부산시 경제부시장 감찰무마 의혹과 울산시장 선거개입 논란 등 청와대를 정조준하는 수사가 검찰 인사 후에도 속전속결로 진행되는 만큼, 이에 대한 문 대통령의 언급도 주목된다.
청와대는 12일에도 이틀 전 자치발전비서관실을 대상으로 실시된 검찰 압수수색을 놓고 "압수수색 영장에 압수 대상이 특정되지 않았고, 추후 제출된 상세 목록 역시 법원 판단을 거치지 않은, 검찰이 임의로 작성한 것"이라며 신경전을 이어갔다.
◇ 남북관계 개선 의지…北 김계관 담화로 '삐끗'문 대통령은 지난해 1월10일 진행된 신년 기자회견에서는 한반도 비핵화와 평화 로드맵에 대한 의지를 다졌다.
2018년 말 북한 김정은 국무위원장의 친서에 답장을 보냈다고 '깜짝' 공개한 것은 물론, 김 위원장의 서울 답방에 대한 기대감도 표했다.
2018년 4월 판문점 남북정상회담과 6월 싱가포르 북미정상회담, 그리고 9월 평양 남북정상회담을 성공적으로 마친 문 대통령에게서는 보다 실질적인 비핵화 진전과 대북 제재 완화를 통한 남북협력의 자신감이 묻어났다.
하지만 지난해 2월 하노이 북미정상회담이 당초 기대와 달리 '빈손'으로 끝나고, 대화 재개를 위한 실무협상도 장기간 공전 하면서 문 대통령의 대북 정책은 크게 흔들렸다.
문 대통령은 지난 7일 신년사를 통해 △접경지역 협력 △남북 스포츠 교류 △남북 철도·도로 연결과 개성공단·금강산 관광 재개 △비무장지대 유네스코 공동 등재 △6·15 20주년 공동행사와 김정은 위원장 답방 여건 마련 등 5가지 협력안을 구체적으로 제시했지만 상황이 녹록치 않다.
지난 10일 2박3일 일정으로 미국을 방문해 도널드 트럼프 대통령과 로버트 오브라이언 백악관 국가안보보좌관 등을 만나고 돌아온 청와대 정의용 국가안보실장은 귀국 길에 "트럼프 대통령이 김정은 국무위원장의 생일을 기억해 덕담을 하고 이를 문재인 대통령에게 전달해달라고 부탁했다”는 사실을 공개하면서 우리 정부의 '비핵화 촉진자' 역할을 자처했지만, 북한의 반응은 냉담했다.
북한 외무성 김계관 고문은 이튿날인 11일 조선중앙통신을 통해 발표한 담화문을 통해 "우리가 미국과 대화에 복귀할 수 있겠나하는 기대감은 멍청한 생각"이라며 "우리가 갈 길을 잘 알고 있으며 우리의 길을 갈 것"이라고 밝혔다.
특히 남측에 대해서는 "조미(북미)관계에서 중재자 역할을 해보려는 미련이 남아 있는 것 같다. 본전도 못 챙기는 바보 신세가 되지 않으려거든 자중하고 있는 것이 좋을 것"이라며 공세를 퍼부었다.
북측이 김계관이라는 중요 인물을 내세워 남북관계 '냉각'을 재차 기정사실화하면서 문 대통령의 신년 고민도 깊어질 것으로 보인다.
실제로 이날 신년 기자회견에서도 향후 남북관계 개선 방식과 비핵화 논의, 그리고 향후 전망에 대한 질의가 쏟아질 것으로 예상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