복근이 찢어진 상태로 2020 도쿄올림픽 여자배구 대륙별 예선 결승에 출전한 김연경은 단연 돋보이는 경기력으로 태국을 세트 스코어 3-0으로 격파하는 데 가장 큰 공을 세웠다.(사진=국제배구연맹)
"저희에겐 진통제가 있으니까 그거 먹으면서 했어요"
한국 여자배구의 3회 연속 올림픽 본선 진출을 이끈 '에이스' 김연경(엑자시바시)은 사실 아프다.
김연경은 지난 9일 태국 나콘라차시마의 꼬랏 찻차이홀에서 열린 카자흐스탄과 조별예선 경기 도중 복부 통증을 호소했다. 현지 병원에서 복근이 찢어졌다는 진단을 내렸다.
결국 11일 대만과 준결승에 결장한 김연경은 12일 태국과 결승에 출전을 강행했다. 어쩌면 자신의 마지막이 될 올림픽 출전 여부가 걸린 중요한 경기였던 만큼 이를 악물고 뛰며 양 팀 최다 22득점으로 한국의 승리를 이끌었다.
경기 중 동료를 다독이면서도 투혼을 선보였던 김연경은 경기 후 "정말 오랫동안 기다렸는데 좋게 마무리해서 너무 좋다"면서 "도쿄 예선전을 준비하며 오늘만을 기다렸다. 도쿄를 갈 수 있다는 생각만으로도 너무 감격스럽고 말로 표현할 수 없을 만큼 기쁘다"고 활짝 웃었다.
대만전 결장으로 태국전 출전 여부가 불투명했지만 사실 이는 스테파노 라바리니 감독의 계획이었다. 김연경은 "(경기 나갈) 준비하고 있었는데 감독님이 안에 있는 선수들을 믿고 기다려주셔서 좋은 결과 있었다"면서 "저를 많이 아껴주신 것 같다. 감사하게 생각하고 믿어준 만큼 선수들이 잘해서 좋은 결과 있어서 좋다"고 특히 더 고마워했다.
무엇보다 김연경에게는 부상을 딛고 일어선 맹활약이라는 점이 더욱 뜻깊었다.
"사실 경기를 많이 못 뛰어서 걱정을 많이 했다. 부담감과 책임감 컸고. 정신적으로 많이 힘들었다"는 김연경은 생각보다 심각한 부상의 상황도 소개했다.
김연경은 "현재 복근이 찢어진 상태다. 한국 가서 자세히 검사해서 구단하고 얘기해야 할 것 같다"면서 "당연히 찢어졌으니까 아팠지만 트레이너 선생님들이 관리 잘해주셨다. 또 저희에게는 진통제가 있으니까 그거 먹으면서 했다"고 씩씩한 모습을 잃지 않았다.
2020 도쿄올림픽은 4년 뒤를 기약하기 어려운 김연경에게는 더욱 특별할 수밖에 없다.
"느낌이 좋다. 예선전도 좋은 경기력 보여줬다고 생각하고, 올림픽에서도 일 한번 낼 수 있을 것 같은 좋은 예감이 든다"는 김연경은 "감독님이 선수를 믿어주고 좋은 걸 가르쳐 주셔서 많이 성장했다. 올림픽 가서도 좋은 성적 냈으면 좋겠다"고 각오를 다졌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