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20 도쿄올림픽 대륙별 예선에서 아쉽게 올림픽 본선 출전권 획득에 실패한 남자 배구대표팀은 굳은 표정으로 귀국했다. 임도헌 감독은 한국 남자배구의 미래를 위해 대표팀 1, 2진 운영 등의 계획을 협회와 논의해 실행하겠다는 향후 계획을 제시했다. 인천국제공항=오해원기자
졌지만 잘 싸웠다. 희망을 안고 새로운 미래를 준비한다.
임도헌 감독이 이끄는 남자 배구대표팀은 13일 오후 인천국제공항을 통해 입국했다.
지난 11일 중국 장먼에서 열린 2020 도쿄올림픽 남자배구 대륙별 예선 준결승에서 이란에 아쉽게 패한 한국은 올림픽 본선행이 좌절됐다. 2000년 시드니 대회 이후 무려 5회 연속, 20년의 아픔이다.
여자 배구대표팀이 태국과 결승에서 승리하며 3회 연속 올림픽 본선행에 성공했다는 점에서 더욱 아쉬운 결과다. 특히 객관적인 전력에서 한 수 위로 평가된 이란과 준결승에서 마지막 5세트까지 끈질긴 투혼을 펼친 선수들의 경기력은 박수를 받기에 충분했다.
졌지만 잘 싸웠다는 평가에도 귀국장에 나타난 선수들의 얼굴은 어두웠다. 특히 박철우(삼성화재)와 한선수(대한항공), 신영석(현대캐피탈) 등 차기 올림픽 도전이 현실적으로 어려운 선수들은 더욱 아쉬움이 컸다.
귀국 후 취재진과 만난 임도헌 감독은 "결과는 아쉽지만 선수들은 최선을 다했다"면서 "응원해준 팬들께는 죄송하다. 다음에는 더 좋은 모습을 보이겠다"고 말했다.
주장 신영석도 "결과를 내지 못해 정말 죄송하다"며 "우리 남자배구가 국제무대에서 도약하려면 많은 배구인의 노력이 필요하다"고 덧붙였다.
2022년 항저우 아시안게임까지 계약된 임도헌 감독은 현재 대표팀의 주축 선수 절반가량이 태극마크와 이별이 가까워진 상황에서 세대교체를 피할 수 없는 현실이라고 인정했다.
"2024년, 2028년 올림픽까지 내다보며 세대교체를 하고자 한다"는 임도헌 감독은 "대표팀을 1, 2진으로 운영하며 대학생 등 젊은 선수를 뽑을 생각이다. 협회와 논의하겠다"고 향후 구상을 밝혔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