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女 탁구 간판 전지희, 왜 세계선수권 못 나가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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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女 탁구 간판 전지희, 왜 세계선수권 못 나가나

    한국 여자 탁구 대표팀 에이스로 활약해온 전지희는 국가대표 선발전에서 탈락하며 오는 3월 한국에서 처음으로 열리는 세계탁구선수권대회(단체전)에 출전하지 못하게 됐다.(사진=국제탁구연맹)

     

    한국에서 최초로 열리는 2020 부산세계탁구선수권대회(단체전)에 나설 국가대표 선수들이 확정됐다.

    대한탁구협회는 14일 세계선수권에 출전할 남녀 대표 선수 5명씩, 10명을 확정해 발표했다. 세계 랭킹 상위권 선수들과 12~14일 열린 선발전에서 뽑힌 선수들, 추천 선수로 이뤄졌다.

    남자부는 세계 랭킹 상위권 3명이 우선 선발됐다. 정영식(국군체육부대·13위), 장우진(미래에셋대우·17위), 이상수(삼성생명·20위)이다. 여기에 충북 진천선수촌 오륜관에서 끝난 선발전에서 1, 2위를 차지한 임종훈(KGC인삼공사)과 안재현(삼성생명)이 뽑혔다.

    여자부 선발전에서는 이시온과 귀화 선수 최효주(이상 삼성생명), 이은혜(대한항공)가 뽑혔다. 두 차례 토너먼트로 치러진 선발전에서 최효주는 1라운드 1위를 차지했고, 2라운드에서 이시온, 이은혜가 상위권에 올라 선발됐다.

    국가대표 에이스로 활약해온 전지희(포스코에너지)는 탈락했다. 1라운드 4강전에서 같은 귀화 선수 최효주에 밀렸고, 2라운드 8강전에서도 대표팀 맏언니 서효원(한국마사회)에 덜미를 잡혔다.

    전지희는 추천 선수로도 뽑히지 못했다. 협회는 이날 오후 열린 경기력향상위원회(경향위)에서 여자부 추천 선수로 서효원과 '탁구 신동' 신유빈(청명중)을 선발해 5명을 채웠다.

    한국 여자 선수 중 전지희는 세계 랭킹이 16위로 가장 높다. 그 다음은 24위인 서효원이다. 지난해 11월 'T2 다이아몬드리그 2019 싱가포르'에서 세계 1위 천멍(중국)을 꺾기도 했던 전지희다. 그럼에도 전지희가 선발되지 못한 이유는 무엇일까.

    삼성생명 최효주가 14일 진천선수촌에서 열린 부산 세계탁구선수권 파견 국가대표 선발전을 통과한 뒤 인터뷰에 응하고 있다.(진천=연합뉴스)

     

    남녀 대표팀의 다른 선발 규정 때문이다. 당초 남자 대표팀은 지난해 5월부터 김택수 감독(미래에셋대우)의 요청에 따라 이상수, 정영식, 장우진은 올해 도쿄올림픽을 위해 전략적으로 사실상 대표팀 붙박이로 정했다. 이들이 그동안 국제 경쟁력을 충분히 보인 데다 세계 4강권으로 올림픽 단체전 메달이 유력한 남자팀인 만큼 안정성 확보를 위해서였다.

    하지만 여자 대표팀은 다르다. 세계 랭킹에 따른 우선 선발 선수가 없다. 남자팀의 기준이라면 전지희는 선발전을 치르지 않고 대표에 뽑힐 수 있었다. 그러나 다른 선수들과 같이 선발전에 출전해야 했다.

    이 부분에서 전지희는 다소 억울함을 호소한다. 김형석 포스코에너지 감독은 "국내 톱 랭커가 세계선수권에 나서지 못하는 상황"이라면서 "그동안 고생해서 국제대회에 출전해 쌓은 랭킹을 인정해주지 않는 것 같아서 본인이 많이 서운해하더라"고 전했다.

    이에 대해 유남규 여자 대표팀 감독(삼성생명)은 "남자팀과는 기준이 달라야 했다"고 설명했다. 현실적으로 올림픽 메달권에서 벗어나 있는 여자팀의 경우 무한 경쟁을 통해 실력을 끌어올려야 했다는 것이다.

    유 감독은 "여자팀은 2008년 베이징올림픽 이후 단체전에서 성적을 못 냈다"면서 "단체전 랭킹도 7위권인데 다소 매너리즘에 빠진 기존 대표팀으로는 올림픽 메달이 어려운 상황이라고 판단했다"고 짚었다.

    대한항공 이은혜가 14일 진천선수촌에서 열린 부산 세계탁구선수권 파견 국가대표 선발전을 통과한 뒤 강문수 총 감독(오른쪽 두 번째), 김경아(오른쪽), 당예서(왼쪽) 코치 등 소속팀 코칭스태프와 기념촬영을 하고 있다.(진천=연합뉴스)

     

    이어 "때문에 이번뿐만 아니라 지난해 3월부터 세계 랭킹과 관계 없이 무한 경쟁을 통해 대표를 선발하겠다고 천명했다"면서 "베테랑에게는 긴장감을, 어린 선수들에게는 희망을 주기 위해서였는데 덕분에 야간 훈련을 자청하는 등 여자 선수들의 실력이 전체적으로 좋아졌다"고 강조했다.

    물론 대표팀 선발 방식은 협회 경향위에서 결정된다. 유 감독은 "여자팀도 세계 랭킹 상위 선수 우선 선발 방식도 검토됐지만 경향위에서 최종적으로 선발전+추천 선수 방식이 결정됐다"고 밝혔다.

    이런 가운데 전지희는 추천 선수로도 뽑히지 못했다. 선발전을 통해 5명 중 귀화 선수 쿼터 2명이 모두 채워졌기 때문이다. 최효주와 이은혜가 먼저 뽑힌 것.

    때문에 협회는 서효원과 신유빈을 추천 선수로 선발했다. 협회 관계자는 "수비 전형인 서효원은 유럽 선수들에 강점이 있다"면서 "신유빈은 발전 가능성이 큰 선수"라고 배경을 설명했다.

    유 감독은 "전지희가 뽑히지 못한 것은 아쉽다"면서 "그러나 두 번의 선발전 기회를 통과하지 못한 데다 귀화 선수들이 먼저 뽑히는 불운까지 겹쳤다"고 말했다. 이번에 선발된 탁구 대표팀은 오는 22일부터 포르투갈 곤도마르에서 열리는 2020 도쿄올림픽 단체전 세계예선전에 출전한 뒤 3월 부산세계선수권에 나선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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