CBS 라디오 '시사자키 정관용입니다'
■ 방 송 : FM 98. 1 (18:20~19:55)
■ 방송일 : 2020년 1월 15일 (수요일)
■ 진 행 : 정관용 (국민대 특임교수)
■ 출 연 : 구본창 (배드파더스 대표)
◇ 정관용> 양육비를 주지 않는 부모들의 신상을 공개했다가 명예훼손 혐의로 재판에 넘겨졌던 배드파더스의 운영진. 오늘 무죄 선고가 내려졌어요. 무죄 선고의 배경 그리고 그 의미 좀 짚어보겠습니다. 배드파더스의 구본창 대표, 안녕하세요.
◆ 구본창> 안녕하세요.
◇ 정관용> 이게 언제부터 그 신상공개를 하셨던 거죠?
◆ 구본창> 재작년 7월부터 신상공개가 됐습니다.
◇ 정관용> 시작은 어떻게 시작하게 된 겁니까?
◆ 구본창> 양육비 이행 관련하고 여성단체 근무하던 분들이 양육비 문제가 신상공개 말고 다른 해결책이 없다, 이래서 신상공개를 하게 된 겁니다.
◇ 정관용> 그래서 모두 몇 명의 신상을 공개하셨어요?
◆ 구본창> 400명 정도가 공개가 됐고요. 그중에서 114건이 해결됐습니다.
◇ 정관용> 해결됐다는 얘기는 양육비를 받아냈다?
◆ 구본창> 네.
◇ 정관용> 해결되면 이제 당연히 신상을 없애겠죠, 사이트에서?
◆ 구본창> 네.
◇ 정관용> 신상을 뭐뭐 공개하셨어요?
◆ 구본창> 사진하고 그다음에 이름하고 그다음에 거주지를 갖다가 구까지. 그리고 때에 따라서는 출신학교 그다음에 직장까지 공개가 돼 있습니다.
◇ 정관용> 직장 그리고 사진까지 아주 구체적이네요. 그러니까 이게 이혼을 했는데 양육비를 주라는 판결까지 받았는데 그런데도 주지 않은 이런 경우들이죠, 대부분이.
◆ 구본창> 다 그렇습니다.
◇ 정관용> 그런데 여기서 이제 고소를 많이 당하셨죠?
◆ 구본창> 네. 한 16번 정도 고소를 당했습니다.
◇ 정관용> 그렇게 신상이 공개된 사람들이 직접 고소한 거죠.
◆ 구본창> 네.
◇ 정관용> 처음에는 검찰이 명예훼손 혐의로 벌금 300만 원에 약식 기소했던 거 맞습니까?
◆ 구본창> 맞습니다.
◇ 정관용> 그런데 어떻게 정식 재판으로 간 거예요?
◆ 구본창> 그건 판사님이 이건 재판으로 좀 들여다볼 필요가 있다. 이래서 판사님이 직권으로 재판으로 돌렸습니다.
◇ 정관용> 그다음에 국민참여재판이 열렸다고요?
◆ 구본창> 네.
◇ 정관용> 그건 누가 요구했습니까?
◆ 구본창> 이건 공익변론단하고 제가 이건 사회적 분위기가 반영되어 변한 거 그걸 반영할 필요가 있다고 해서 국민참여재판을 신청했습니다.
◇ 정관용> 알겠어요. 오늘 그래서 판결이 내려졌는데 배심원단이 모두 다 무죄다 이렇게 말한 거죠?
◆ 구본창> 네, 만창일치로 그렇게 됐고요. 재판부도 그렇게 받아들였고요.
◇ 정관용> 뭐라고 그러면서 무죄라고 하던가요?
◆ 구본창> 이게 단순히 개인 간의 문제가 아니고 사회 전체적인 문제가 있고 그다음에 공익성이 인정되기 때문에 이건 명예훼손이라고 하더라도 무죄다 이렇게 나왔습니다.
◇ 정관용> 공익성이 있다, 이게 핵심이로군요.
◆ 구본창> 그렇죠.
◇ 정관용> 이 문제를 하소연하고 하는 여성단체들 그쪽의 반응이 뭐라고 그럽니까?
◆ 구본창> 이제 어쨌든 지금까지 미투운동도 발목을 잡았던 게 사실적시 명예훼손이거든요. 양육비 해결도 마찬가지로 사실적시 명예훼손이 발목을 잡았는데 이제 그 발목 잡히는 일은 없게 됐죠.
◇ 정관용> 그래서 여성단체 쪽에서는 앞으로 그럼 이런 피해를 하소연해서 사이트에 이 사람 더 좀 공개해 달라 이런 요구가 막 밀려올 것 같지 않으세요?
◆ 구본창> 지금 벌써 밀려오고 있습니다.
◇ 정관용> 판결 났다는 보도가 나오자마자?
◆ 구본창> 네, 이전까지 이미 사실은 신상공개를 문의하고 제보한 사람들의 숫자가 3500명 정도였어요.
◇ 정관용> 그래요?
◆ 구본창> 네. 그런데 명예훼손이 겁이 나서 400명 정도만 올렸던 거고요. 판결이 나니까 피해자들이 이제 이렇게 폭주하고 있습니다, 전화가.
◇ 정관용> 그러니까 하소연할 데는 더 이상 없고, 배드파더스밖에 없는데 그런데도 또 주저주저했군요. 명예훼손으로 또 처벌을 받게 될까 봐.
◆ 구본창> 그렇죠. 그것 때문에.
◇ 정관용> 그러면 앞으로 계속 이 활동은 이어가시겠네요?
◆ 구본창> 그래야죠.
◇ 정관용> 그런데 지금 이건 사실 국회에서 법을 좀 바꿔서 조금 더 양육비 안 주는 사람들을 골탕먹이고 또 강제할 수 있는 이런 제도가 필요하다는 얘기가 오래전부터 있었던 거 아닙니까?
◆ 구본창> 맞습니다.
◇ 정관용> 그런데 왜 국회에서는 법이 안 만들어져요?
◆ 구본창> 제가 생각할 때는 이건 자꾸 개인 간의 채권, 채무로 보니까. 그리고 아이들은 선거에서 표가 없잖아요.
◇ 정관용> 외국에서는 어떤 식의 강제명령들이 있습니까?
◆ 구본창> 유럽에서는 대지급제를 하는 나라도 있고.
◇ 정관용> 대지급제라면?
◆ 구본창> 국가가 먼저 지급을 하고 나중에 구상권을 청구해서 받아내는 거고요. 그다음에 미국의 주에 따라 다른데 어떤 주에서는 변호사나 의사 자격증을 취소시키기도 하고요. 그다음에 또 유럽에서는 운전면허를 갖다가 취소한다든지 혹은 여권 제한을 한다든지 이렇게 강력하게 조치를 취합니다.
◇ 정관용> 우리나라는 이 가운데 한 가지라도 하는 게 있나요?
◆ 구본창> 한 가지도 없습니다.
◇ 정관용> 한 가지도 없어요?
◆ 구본창> 네, 네.
자료화면 (사진=연합뉴스 제공)
◇ 정관용> 무슨 그래도 양육비 제대로 지급되는지 안 되는지 판결이 내려진 후에 이행 감시하는 기구도 있고 그러지 않나요?
◆ 구본창> 전혀 없습니다.
◇ 정관용> 없어요?
◆ 구본창> 양육비 이행 관련 있기는 한데 여기가 인력이 너무 부족하고 그다음에 권한도 너무 작기 때문에 실제로는 양육비에 대해서 해결에 큰 도움을 못 주고 있습니다.
◇ 정관용> 제가 언급한 게 이행관리원이거든요. 이름이 이행관리원이면 제대로 양육비 지급이 이행되는지 법원 판결이 이행되는지 관리하는 곳이잖아요.
◆ 구본창> 네.
◇ 정관용> 그런데 관리를 못해요?
◆ 구본창> 왜냐하면 인원이 절대적으로 부족해요. 그리고 권한도 너무 작고.
◇ 정관용> 권한은 강제할 수 있는 게 없어요?
◆ 구본창> 없습니다, 현재는. 왜냐하면 이게 개인 간의 채권채무로 보기 때문에 실제로 강제할 수 있는 게 없어요.
◇ 정관용> 결국은 미국이나 유럽처럼 자격증 정지시켜버리든지 정부가 대지급하고 구상권 청구하든지 하는 이 대안이 있어야만 되겠군요.
◆ 구본창> 그렇죠.
◇ 정관용> 전국적으로 지금 이런 대상자가 되는 문제가 되는 배드파더스나 배드마더스도 있겠죠?
◆ 구본창> 네.
◇ 정관용> 몇 명 정도 있다고 보세요?
◆ 구본창> 현재 저희가 추산하기로 양육비로 인한 피아동 숫자가 100만 정도 된다고 합니다.
◇ 정관용> 우와, 100만이나 돼요?
◆ 구본창> 네.
◇ 정관용> 그럼 지금 배드파더스에 하소연 하신 3500명도 정말 극히 일부로군요.
◆ 구본창> 그렇죠.
◇ 정관용> 앞으로 일이 더 많아지시겠습니다.
◆ 구본창> 그럴 것 같습니다.
◇ 정관용> 각오하시는 거예요?
◆ 구본창> 네.
◇ 정관용> 알겠습니다. 여기까지 말씀 들을게요. 고맙습니다.
◆ 구본창> 고맙습니다.
◇ 정관용> 배드파더스의 구본창 대표였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