정동극장 외관 모습 (사진=정동극장 제공)
정동극장이 개관 25주년을 맞아 그간의 역사와 가치를 되짚어보고 미래를 위한 다양한 운영 변화와 기념 사업 등을 추진해 새로운 도약에 나서겠다고 밝혔다.
정동극장은 16일 서울 중구 정동극장 정동마루에서 개관 25주년 기념 신년 기자간담회를 열고 '스물다섯, 정동 - 새로운 도약, 무한의 꿈'이라는 슬로건 아래 '새로운 도약' 세가지와 '무한의 꿈' 하나를 담은 2020년 사업계획을 발표했다.
정동극장의 김희철 대표이사는 이날 "극장의 새로운 도약을 위해서 마련하고 있는 변화를 통해 25년 간의 정동극장의 역사와 가치를 다시 밟아보고 새로운 도약을 위한 2020년을 만들어 가려고 한다"고 밝혔다.
16일 서울 중구 정동극장 정동마루에서 열린 '정동극장 개관 25주년 기념 신년 기자간담회' 현장 (사진=정동극장 제공)
정동극장이 이날 발표한 가장 큰 변화는 '전통 상설공연'의 중단이다.
'전통 상설공연'은 2000년 4월 첫 선을 보인 이후 20년간 이어져 온 정동극장의 대표 공연이다. 누적 공연 회수 8,825회, 누적 관객 약 209만 명을 기록하고 세계 67개국, 122개 도시에서 해외 투어 공연을 펼치는 등 다양한 의미와 기록을 만들어 왔다.
특히 정동극장은 지난 2010년 문화체육관광부의 공연장 특성화 전략에 따라 '전통 상설전용극장'으로 지정되기도 했다.
김 대표는 "정동극장의 설립 목적은 공연 문화예술의 진흥과 발전, 그리고 전통예술의 계승과 발전 추구인데 그간 한쪽에 치우쳐져 있었던 운영을 해왔다"면서 "이에 양쪽 균형을 맞추는 운영체계로 변경해서 궁극적으로 공공극장의 본연의 역할과 기능을 회복하고 국민들에게 가까이 다가가고자 과감하게 '전통 상설공연'을 종료하는 새로운 방향을 설정하게 됐다"고 설명했다.
이어 "이러한 변화를 통해 정동극장은 기존에 해왔던 전통 공연을 비롯해 연극, 뮤지컬, 대중음악 콘서트, 오페라 등 다양한 공연으로 콘텐츠를 구성하고 국민들과 소통하고자 한다"고 밝혔다.
이에 따라 정동극장은 올해 다양한 장르로 공연 라인업을 구성했다. 정동극장의 '창작ing' 프로젝트를 통해 레퍼토리 공연으로 자리 잡은 '적벽'을 비롯해 조선 후기 소설을 읽어주던 직업 낭독가 전기수를 소재로 한 뮤지컬 '판', 신예 아티스트들이 출연하는 대중음악 콘서트 '정동 발라드', 해설이 있는 오페라 콘서트를 표방한 뮤지컬 배우 양준모의 '오페라 데이트' 등을 선보인다.
정동극장 '적벽' 공연 모습 (사진=정동극장 제공)
또 정동극장은 자체 공연만으로 극장을 운영해 왔던 방식을 버리고 공동 투자 제작, 외부 대관 등 다양한 방식을 통해 변화를 가져간다.
정동극장 소속 예술단의 정식 운영도 이날 공식화 됐다. 그간 매년 출연 계약 형태로 유지돼왔던 전통 상설공연의 출연자들은 정동극장 소속 정규 예술단으로 편입해 본격적인 활동에 나선다.
총 14명(무용수 9명·풍물 4명·지도위원 1명)으로 구성된 정동극장 소속 예술단은 '전통 상설공연'이 중단됨에 따라 앞으로 정기공연과 특별공연 형태로 관객을 만날 예정이다.
올해는 특히 LA 문화원 개원 40주년 기념 공연, 도쿄 문화원 초청 공연, 한·러 수교 30주년 기념 공연 등 해외 예술 사절단으로의 역할도 수행한다.
정동극장은 또 서울 도심 속에 위치한 지리적 입지 조건을 활용해 다양한 문화프로그램과 서비스를 확대하는 한편, 인근 대사관들과의 협업을 통해 각 국의 영화를 소개하는 '정동영화제'를 준비하는 등 정동극장을 거점으로 하는 '뉴 정동문화벨트'를 구축하겠다는 계획을 마련했다.
25년을 맞아 인프라 확장을 위해 극장의 재건축도 추진할 방침이다.
김 대표는 "25년의 역사가 있는 국립극장으로 수행해야 될 문화적 역할 확대를 위해 인프라의 개선은 반드시 필요한 요소라고 생각한다"며 "또한 건물과 시설의 노후화로 인해 극장의 안전성을 확보하고 쾌적한 공연 관람 환경을 조성하기 위해서는 재건축이라는 과정이 꼭 필요하다"라고 강조했다.
정동극장은 세부적인 계획으로 600석 규모의 대극장과 300석 규모의 소극장을 갖추겠다는 복안을 내놨다. 이를 통해 다양한 문화 프로그램과 공연의 효율적 관람이 가능한 복합 문화공간으로의 확장을 꾀하겠다는 계획이다.
다만 정동극장은 문체부 소관의 공공극장으로 예산 등 해결해야 할 문제들이 산적해 있기에 재건축까지는 상당한 시일이 소요될 것으로 보인다.
김 대표는 "정동극장의 면적이 450평 정도 되는데 이 안에서 만들어낼 수 있는 재건축 방향에 대해 고민을 많이하고 있다"면서 "전문 설계 업체를 통해서 1차적인 안들이 나온 상태고 이것들을 재수정해서 관리기관인 문체부와 적극적으로 협의할 예정"이라고 밝혔다.
이어 "예산을 확보해야 하는 상황이기 때문에 기획재정부와 국회의 협의 등도 필요할 것이고 문화재가 많은 지역이어서 난관도 있을 것이라 생각한다"면서 "하지만 시작을 했으면 끝을 보자는 생각으로 정동극장의 재건축을 적극 추진하겠다"라고 강조했다.
정동극장 김희철 대표이사 (사진=정동극장 제공)
한편 이날 기자간담회는 지난해 8월 새롭게 정동극장의 수장으로 임명된 김 대표가 취임 이후 처음으로 언론과 만나 극장 운영 전반을 설명하는 자리였다. 특히 올해 정동극장 수장의 명칭을 극장장에서 대표이사로 변경해 그 배경에 관심이 쏠렸다.
이와 관련 김 대표는 "지난 5개월 동안 극장의 새로운 변화를 위한 정체성, 즉 미션과 비전을 새롭게 바꾸는 작업들을 해왔다"면서 "극장 운영 뿐만 아니라 다양한 대외교류 사업이라던지 공공극장의 역할을 확대하기 위해서 대표라는 형태의 명칭이 필요하다는 생각에 이를 바꿨다"고 설명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