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인구구조 변하는데…취업자 수 줄 세우기 끝날까

경제 일반

    인구구조 변하는데…취업자 수 줄 세우기 끝날까

    홍남기 "고용률 중심 지표 전환 서둘러야"
    생산가능인구 따라 줄어드는 취업자 수 비교 의미 약해져

    지난 15일 열린 '2019년 고용동향 및 향후 정책방향' 관련 관계부처 합동브리핑(사진=기획재정부)

     

    정부가 인구구조 변화를 반영해 취업자 수 중심이었던 고용통계 지표를 고용률 위주로 바꾸겠다고 밝히면서 실제 통계 지표의 변화가 일어날지 주목된다.

    ◇홍남기 "인구현실 감안해 고용률 중심으로 지표 전환 서둘러야"

    정부는 지난 15일 '2019년 12월 및 연간 고용동향'을 발표하면서 앞으로는 고용률 변화에 무게를 두고 관련 통계를 공개하겠다고 말했다.

    이날 홍남기 부총리 겸 기획재정부 장관은 "과거와 같은 인구 증가에 따른 자연스러운 큰 폭의 취업자 증가 공식을 이제는 더 이상 기대하기 쉽지 않은 상황"이라며 "정확한 고용시장 판단을 위해 인구현실을 감안한 고용률 중심의 지표 전환 등 대비를 서둘러야 한다"고 주장했다.

    이어 "새로운 지표를 만든다는 것은 굉장히 시일이 필요할 것"이라면서도 "특히 연령별로 인구구조 변화가 어떻게 변화하면서 일자리가 변화하는지에 대해서 정확히 반영할 수 있는 지표가 필요하다"고 덧붙였다.

    함께 발표에 참여했던 이재갑 고용노동부 장관은 "취업자 중심으로 (외부에) 자료를 드리는데, 앞으로는 고용률이 어떻게 변화되는지를 중심으로 자료를 제공하겠다"며 "현재 사용하는 지표 중 보완할 것이 있다면 다른 국가의 사례, 국제기구의 권고 내용까지 보면서 검토하겠다"고 말했다.

    고용률 추이(표=통계청 제공)

     

    ◇2017년 이후 생산가능인구 감소…취업자 수 자동 증가는 옛말

    현재 통계청이 발표하는 주요 고용지표로는 취업자 수를 필두로 고용률과 실업률이 함께 꼽힌다.

    그동안 고용 통계를 발표하는 정부도, 이를 보도하는 언론도 '전년대비 취업자 수' 추이를 가장 먼저 따져보는 것을 금과옥조로 여겨왔다.

    소숫점의 변화를 따져야 하는 비율 지표와 달리 '취업자 수가 30만 명 늘었다'라는 식으로 표현하면 변동폭이 커서 직관적으로 이해하기 쉽기도 하다.

    문제는 저출산 고령화 추세가 계속되면서 청년층을 중심으로 취업자 수가 빠르게 줄어들고 있다는 점이다.

    과거에는 15세 이상 인구가 30~50만명씩 꾸준히 증가했기 때문에 취업자 수 역시 비슷한 규모로 증가했다.

    특히 전체 인구의 30~35%를 차지해온 베이비붐 세대(1955~1963년생)와 2차 베이비붐 세대(1968~1974년생)가 청장년층으로 끊임없이 유입되던 시기에는 이러한 인구 증가세가 꾸준히 유지됐다.

    하지만 이들의 자녀세대부터 저출산 기조의 그림자가 드리워지면서 생산가능인구(15~64세) 자체가 2017년 정점을 찍은 뒤 급격히 감소하고 있다.

    실제로 지난해 15세 이상 인구는 4450만 4천명으로 전년보다 32만 2천명 증가했지만, 청년층(15~29세)은 8만 8천명, 30대는 10만 5천명, 40대는 13만 7천명씩 각각 감소했다.

    만약 전년 고용률이 그대로 유지됐다고 가정해도, 이들 각 연령대의 취업자 수는 약 3만 8천명, 8만명, 10만 8천명씩 자연 감소하게 된다.

    실제 지난해 이들 연령대의 취업자 수를 살펴보면 청년층은 오히려 4만 1천명 증가했고, 30대는 5만 3천명, 40대는 16만 2천명 감소했다.

    여기에서 위의 인구 효과를 걷어내고 보면 30대 취업자 수는 줄었지만 고용상황 자체는 오히려 개선된 결과이고, 40대의 고용 감소 폭도 거의 절반 수준으로 줄어드는 셈이다.

    반대로 이러한 연령대 간의 인구구조 차이를 제거하면 최근 고용 지표의 급격한 변화가 다소 완화되는 것을 볼 수 있다.

    지난해 3월 금융연구원의 연구 결과를 살펴보면 2018년 12월 30, 40대 취업자 수가 각각 10만명 이상 감소했지만, 해가 바뀌면서 연령대가 바뀌는 집단을 제외한 공통연령층(30~38세와 40~48세)의 취업자 증감을 따로 분석하면 변동폭이 겨우 1만명 이내로 크게 줄어들었다.

    고용률 추이(표=기획재정부 제공)

     

    ◇아직 구체적인 추진 계획은 없다지만…세계 최악 저출산 감안하면 변화 불가피

    다만 정부는 새로운 고용지표에 대한 검토 작업을 당장 추진하지는 않을 것으로 보인다.

    통계청 관계자는 "관계부처 의견을 종합해봤지만, 별도의 개편 작업은 아직 없는 것으로 파악된다"며 "현재 사용하는 지표 중 보완할 점이 있다면 검토하겠지만, 일단은 기존 방식으로 발표할 것으로 본다"고 해명했다.

    하지만 앞으로도 저출산에 따른 인구구조 변화가 갈수록 악화될 것을 감안하면 정부도 고용 관련 통계를 발표하면서 고용률로 무게 중심을 옮길 수밖에 없어 보인다.

    통계청 관계자도 "고용률은 모든 증감을 고려한 지표로 가장 좋은 지표"라며 "취업자 증감은 인구 효과 등을 감안해야 하지만, 고용률은 어떤 시간대, 다른 나라와도 자유롭게 비교할 수 있다"고 설명했다.

    전문가들도 비교적 다른 변수로부터 자유롭고 다른 국가나 시간대와 손쉽게 비교할 수 있는 비율 지표로 통계 분석의 무게 중심을 옮겨야 한다고 말한다.

    건국대학교 최배근 경제학과 교수는 "일반적으로 가장 기본으로 놓고 보는 것은 실업률, 고용률, 경제활동참가율 3대 지표이고, 취업자 수는 참고로 보는 개념"이라며 "OECD(경제협력개발기구) 국가 등 해외에서도 고용률을 중요하게 본다"고 설명했다.

    이어 "미국처럼 인구가 계속 증가하는 나라에서는 절대적인 취업자 수도 의미 있지만, 50세 미만이 계속 감소하는 상황에서 고용률이 실상을 가장 정확히 반영할 수밖에 없다"고 덧붙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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