정계복귀를 선언한 안철수 바른미래당 전 대표가 9일 오전 국회 의원회관에서 열린 '한국정치 이대로 좋은가?' 미래 정책토론회에서 영상 메시지를 전달하고 있다. (사진=윤창원 기자)
20대 총선에서 제3정당 열풍을 주도했던 안철수 전 바른미래당 의원이 4·15총선을 88일 앞둔 19일 귀국할 것으로 알려면서 옛 국민의당에서 한솥밥을 먹었던 호남계 정당들도 대책 마련에 부심 중이다.
안 전 의원이 현 소속인 바른미래당 내에서 총선 진영을 꾸리는 데 동참할지, 새로운 정치세력 구성에 나설지 등에 따라 대응이 달라질 수 있기 때문이다.
바른미래당 내 호남계 의원들은 국내 정치에 아직 적지 않은 영향력을 미칠 수 있는 안 전 의원 효과를 최대한 함께 누리는 것이 좋다는 입장이다.
비록 옛 바른정당과의 합당을 위한 바른미래당 창당 과정에서 38석 규모였던 제3당 국민의당이 갈라지는 아쉬움은 있었지만, 안 전 의원을 대체해 중도개혁 성향의 정당을 이끌만한 뚜렷한 리더십을 보이고 있는 정치권 인물이 마땅치 않기 때문이다.
특히 안 전 의원이 보수정당과의 통합을 추진하면서 호남 민심을 상당부분 잃기는 했지만 수도권 등 다른 지역에서는 여전히 더불어민주당과 자유한국당의 대항마가 될 수 있는 3당에 대한 수요가 있는 만큼 이를 기반으로 다시 옛 국민의당 의원들과 원외 세력이 함께 할 수 있지 않겠느냐는 전망도 나온다.
바른미래당의 한 호남계 의원은 CBS노컷뉴스와의 통화에서 "함께 하는 세력이 많으면 많을 수록 좋지 않겠느냐"며 "한 식구였던 대안신당과 민주평화당은 물론, 안 전 의원도 제3세력 구축에 함께 하는 것이 가장 좋은 총선 대책"이라고 말했다.
그러나 분당 과정에서 안 전 의원과 극심한 대립을 했던 대안신당과 평화당은 기류가 다르다.
안 전 의원이 앞선 메시지를 통해 보수 진영으로 향하지 않겠다는 의사는 밝혔기에 통합이나 연대의 가능성을 완전히 배제하지는 않겠지만 과거 행보로 호남에서 적지 않은 민심을 잃은 만큼 함께 할 파트너인지 아닌지 여부는 귀국 후 행보를 보고 판단하겠다는 입장이다.
대안신당은 신임 최경환 대표가 "귀국 후에 어떤 말씀을 하시는지, 누구를 만나는지 봐야한다"고 공식 입장을 정했다.
'그래도 총선을 위해서는 함께 할 수 있다', '절대 같이 해서는 안 된다'는 당내 각기 다른 의견들이 존재하다보니 일단 유보적인 입장을 취한 것이다.
평화당도 정동영 대표가 "무엇을 위한 정치 복귀인지를 살펴봐야 한다"고 조심스러운 입장을 냈지만 반대기류가 더 강하다.
평화당 관계자는 "호남 내의 안 전 의원에 대한 반감이 여전히 상당하기 때문에 안 전 의원과 함께 총선을 치르는 데 대한 부담이 상당하다"며 "오히려 호남 내에서 민주당과의 일대일 구도만 생각한다면 안 전 의원을 제외한 채로 바른미래당, 대안신당과 통합을 하는 것이 더 나을 것"이라고 말했다.
때문에 이들 호남 정당들 일각에서는 안 전 의원이 손학규 대표와의 협의를 통해 바른미래당 내에서 역할을 맡게 될 경우에는 제3지대 통합이 난항을 겪겠지만, 바른미래당 바깥에서 새로운 정치세력을 구축할 경우 오히려 호남계 결집이 더 쉬울 수 있을 것이라는 전망도 나온다.
한편 안 후보는 귀국 다음 날인 오는 20일 국립현충원 참배를 통해 공식 정치활동을 재개할 것으로 알려졌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