법정 향하는 조국 동생 (사진=연합뉴스)
조국 전 법무부 장관 일가가 운영해온 사학재단 웅동학원의 사무국장을 지내며 '채용비리', '허위소송' 등을 벌인 혐의로 기소된 조 전 장관의 동생 조모씨가 첫 공판기일에 출석했다. 조씨는 공소사실 중 '채용비리'와 관련된 일부만 인정한다는 입장을 거듭 밝혔다.
서울중앙지법 형사합의21부(김미리 부장판사)는 20일 특정경제범죄가중처벌등에관한법률 위반(배임) 등 혐의로 재판에 넘겨진 조씨의 첫 공판을 열었다. 공판기일은 피고인의 출석의무가 있어 이날 조씨는 푸른색 수의차림에 목에 깁스를 착용한 채 법정에 처음으로 모습을 드러냈다.
검찰은 조씨의 공소사실을 △웅동학원 산하 웅동중학교 교사채용 비리(배임수재·업무방해) △'허위소송'(특정경제범죄가중처벌법상 배임·강제집행면탈) △검찰 수사 이후 '증거인멸'(증거인멸교사·범인도피) 등 크게 세 갈래로 나눠 프리젠테이션(PPT)으로 제시했다.
조씨는 공판준비기일과 마찬가지로 해당내용 중 '채용비리'와 관련된 일부 혐의만을 인정한다는 입장을 재확인했다.
조씨 측 변호인은 "이미 말씀드린 바같이 피고인은 '채용비리', 즉 배임수재·업무방해 부분에 있어서 일부 (혐의를) 인정하고 있다"며 "(받은) 금액과 형태는 좀 다르다"고 주장했다.
그러면서 "받은 금액이 (공소장에는) 1억 8천만원 수수로 돼있는데 피고인이 받았던 돈은 1억 4천만원이고 그 중 2천만원씩을 중간 공범들에게 줘 실제로 취한 이익은 1억이다"라며 "남은 부분(혐의)들에 대해선 전부 부인한다"고 밝혔다.
특히 조씨는 핵심 혐의라 할 수 있는 '허위소송'에 대해 소송자료를 전달한 아버지의 지시에 따랐을 뿐 사전에 내용을 인지하지 못했다며 '무죄'를 주장했다.
조씨 측 변호인은 "피고인이 아버지 조변현씨와 운영하고 있던 고려종합건설이 부도날 때 피고인의 몫으로 가지고 있다 채무 변제 등을 위해 다시 아버지에게 건넨 돈이 10억에서 20억원 정도 가량 된다"며 "공사대금 채무 등에 있어 피고인도 연대보증 상태였기 때문에 그 이후 지금까지 신용불량자가 된 것"이라고 설명했다.
이어 "그 이후 7~8년간 아버지와 관계가 악화된 상태에서 '돈을 갚아달라'는 이야기를 하게 됐고, 아버지가 '이거라도 가져가라'며 건네준 게 고려시티개발 공사대금 채권이었던 것"이라며 "아버지가 준 서류를 갖고 소송을 해서 공사대금을 양수받았던 것뿐"이라고 강조했다.
앞서 실형을 선고받은 '채용비리'의 공범들을 해외로 도피시켰다는 혐의에 대해서도 억울하다는 뜻을 보였다.
조씨 측 변호인은 "'채용비리' 이슈가 언론에 보도되면서 (이들 중 한명이) 필리핀에 가있겠다고 해 '그렇게 해라'라고 이야기한 것뿐"이라며 "1년 정도 체류비를 요구해서 피고인이 거절했고, 경제적 사정이 굉장히 어렵다며 도와달라고 해 당시 수중에 있던 현금을 전달한 사실은 있다"고 검찰 수사 무마를 위한 도피 지시는 없었다는 주장을 폈다.
반면 검찰은 조 전 장관 일가가 이사장 등 요직을 통해 웅동학원을 '독점'해왔다며 법인 운영의 폐쇄성을 지적했다.
검찰은 "고(故) 조변현 이사가 유언장에서 이사장을 부인이나 장남인 조 전 장관에게 맡긴다고 남겨 이사장직을 자신의 의사에 따라 물려주는 자리로 생각하고 있었음을 알 수 있다"며 "학원 관계자들 역시 (검찰 조사에서) 웅동학원 이사들은 모두 '어용이사'에 불과하다고 진술했다"고 밝혔다.
또한 근로복지공단에 조회해본 결과 회사 설립 당시부터 근로자 가입이력이 전혀 없었던 점, 임원들로 등재된 이들이 회사의 존재 자체를 몰랐던 점 등을 들어 조씨가 운영한 건설업체 고려시티개발은 공사 수행능력이 없는 '페이퍼컴퍼니'라고 주장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