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앵커]
개신교와 천주교, 정교회가 함께 하는 ‘한국 그리스도인 일치기도회’가 광주민주항쟁 40주년을 맞아 21일 광주에서 열렸습니다.
40년 전 광주의 아픈 역사를 통해 우리민족이 화해와 정의, 평화의 길로 나아가길 기도했습니다. 광주에서 최경배 기자가 전합니다.
[기자]
십자가와 성경을 앞세우고 개신교와 천주교, 정교회에 속한 그리스도인들이 입장하는 것으로 그리스도인 일치기도회는 시작됐습니다.
개신교와 천주교, 정교회는 해마다 1월 18일부터 25일을 그리스도인 일치기도주간으로 정해 신구교의 일치와 화해를 위해 기도하고 있습니다.
기도회 참석자들은 하나되라고 하신 예수님의 가르침을 되새기며 화해와 일치를 다짐했습니다.
[녹취]
(이철우 목사 / 518기념재단 이사장)
“주님, 저희를 용서하소서. 서로 다른 교회와 전통을 따르는 저희 그리스도인들은 지난날 실수와 불신과 악행을 저질렀나이다. (주님 자비를 베푸소서)”
올해 한국 그리스도인 일치기도회는 40년 전 광주민주항쟁 당시 광주 시민들과 함께 했던 천주교 광주대교구 쌍암동성당에서 진행됐습니다.
한국기독교교회협의회 이홍정 총무는 설교에서 5.18 광주의 집단살해는 무력으로 권력을 찬탈한 군부권력집단에 의해 저질러진 폭력이라면서, 그들은 결코 국가가 아니라고 말했습니다.
이홍정 총무는 예수님의 몸에 남겨진 십자가의 상처가 세상을 향한 하나님의 사랑의 증거인것처럼, 5.18 광주의 아픈 상처가 치유되고 그 상처의 흔적이 민족공동체를 정의와 평화의 길로 이끌길 바란다고 강조했습니다.
[녹취]
(이홍정 목사 / 한국기독교교회협의회 총무)
“5.18 광주의 상처는 수난과 죽음의 과거를 고스란히 그 기억 속에 간직하면서, 우리 민족공동체를 치유와 화해, 정의와 평화의 길로 이끄는 하나님의 변혁적 환대의 길로 부활하였습니다.”
이번 기도회는 사도바울이 로마에 끌려가던 중 폭풍우로 오랜 기간 표류하다가 내린 섬에서 섬사람들이 불을 피워놓고 환대를 베풀었던 이야기를 주제로 진행됐습니다.
기도회 참석자들은 공동기도를 통해 삶의 폭풍우와 갈등 속에서 하나님의 섭리를 믿으며 사랑과 연대를 추구하는 삶을 살아가길 다짐했습니다.
그러면서 사도바울에게 환대를 베풀었던 섬사람들처럼 얼어붙은 마음을 녹여주는 삶을 살겠다는 의지를 담은 상징으로 ‘화해’, ‘희망’, ‘관용’ 등의 문구가 적힌 뗄나무를
한곳에 모았습니다.
[녹취]
(김광훈 목사 / 전남광주NCC 회장)
“식민지의 고통, 민족 내부의 다툼, 1980년 5월의 학살, 2014년 4월 무고한 죽음 앞에 흘렸던 우리 눈물을 닦아주시는 주님, 우리를 정의와 평화와 충만한 생명의 길로 이끌어 주소서”
천주교 김희중 대주교는 인사말에서 신교와 구교는 예수님이 가르쳐주신 사랑과, 평화, 정의의 가치를 공유하고 있다면서, 일치기도회를 통해 신앙의 공통유산을 더욱 키워나가자고 당부했습니다.
[녹취]
(김희중 대주교 / 한국천주교주교회의 교회일치와 종교간대화위원장)
“복음의 핵심적인 가치와 가르침에 대해서 우리는 도무지 다른 생각을 가지고 있지 않고 똑같은 정신 똑같은 가치를 우리가 공유하고 있습니다. ”
한편, 그리스도인일치기도주간은 1908년에 시작돼 우리나라에선 1965년 대한성공회와 천주교가 시작해 이후 1986년부터 신구교 전체가 참여하는 기도회로 자리매김해 왔습니다. CBS 뉴스 최경배 입니다.
(영상취재 / 정선택)