만 15세 9개월인 코리 고프(67위·미국)가 호주오픈 테니스대회(총상금 7천100만호주달러·약 570억원) 여자 단식 '디펜딩 챔피언' 오사카 나오미(4위·일본)를 꺾는 이변을 일으켰다.
고프는 24일 호주 멜버른에서 열린 대회 5일째 여자 단식 3회전에서 오사카를 불과 1시간 7분 만에 2-0(6-3 6-4)으로 가볍게 물리쳤다.
이번 대회 1회전에서 40세 베테랑 비너스 윌리엄스(55위·미국)를 제압, '겁 없는 10대'의 면모를 보인 고프는 지난해 윔블던에 이어 개인 통산 두 번째로 메이저 대회 16강에 진출했다.
만 15세 선수가 세계 랭킹 5위 이내 선수를 꺾은 것은 1991년 US오픈에서 제니퍼 캐프리아티(미국)가 당시 3번 시드였던 가브리엘라 사바티니(아르헨티나)를 물리친 이후 이날 고프가 약 29년 만이다.
오사카는 2018년 US오픈, 지난해 호주오픈 등 메이저 대회에서 두 차례나 우승한 선수로 올해 호주오픈에서 대회 2연패를 노렸으나 고프에게 덜미를 잡혔다.
둘은 지난해 US오픈 3회전에서도 만나 당시에는 오사카가 2-0(6-3 6-0)으로 완승했지만 이번에 고프가 설욕전을 펼쳤다.
고프는 1, 2세트에서 연달아 게임스코어 4-3으로 앞선 상황에서 상대 서브 게임을 브레이크하며 승기를 잡았다.
이날 경기에서 공격 성공 횟수는 오사카가 17-6으로 앞섰고 서브 에이스 역시 5-1로 우위를 보였으나 실책 수에서 고프가 17-30으로 적었다.
고프는 경기 후 코트 위 인터뷰에서 "2년 전 호주오픈에서는 주니어 1회전에서 탈락했는데 지금 내가 로드 레이버 아레나에서 경기했다는 사실이 믿기지 않는다"고 기뻐했다.
이날 호주오픈 여자 단식에서는 2017년 챔피언 세리나 윌리엄스(9위·미국), 2018년 우승자 캐럴라인 보즈니아키(36위·덴마크), 2019년 정상에 오른 오사카 등 최근 우승자 세 명이 모두 탈락했다.
고프는 소피아 케닌(15위·미국)-장솨이(35위·중국) 경기의 승자와 8강 진출을 다툰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