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19년이 대한민국 경제에서 아주 힘겨운 해였음이 숫자를 통해 여실히 드러났다.
통계청이 31일 발표한 '2019년 연간 산업활동동향'에 따르면 지난해 전산업생산은 전년도인 2018년 대비 0.4% 증가에 그쳤다.
전년 대비 전산업생산 증가율 0.4%는 2000년 관련 통계 작성을 시작한 이래 가장 낮은 수치다.
특히 광공업 생산은 전자부품과 기계장비 등 감소로 전년보다 0.7% 줄었는데, 이는 우리나라가 IMF 외환위기로 휘청거리던 1998년(-6.4%) 이래 최대 폭으로 감소한 것이다.
제조업평균가동률도 72.9%로 2018년 대비 0.6%포인트 하락해 역시 1998년(67.6%) 이후 가장 낮았다.
◇ 광공업 생산과 제조업평균가동률, IMF 이후 최저지난해 설비투자와 건설기성도 전년보다 각각 7.6%와 6.7% 감소해 10년 만에 최저치를 나타냈다.
하지만 2019년 12월 산업활동 지표는 우리 경제가 침체를 벗고 반등 궤도에 올라서고 있음을 분명하게 보여줬다.
지난해 12월 전산업생산은 전달보다 1.4% 증가했고, 무엇보다 투자가 대약진했다.
설비투자는 10.9%가 늘어 두 자릿수 증가율을 기록했고, 건설기성은 건축 및 토목 공사 실적이 모두 늘어 전달에 비해 4.1% 증가했다.
소비는 전달보다 0.3% 늘어나는 데 그쳤지만, 증가 흐름을 이어갔다.
이로써 생산과 소비, 투자는 전달인 2019년 11월 상승 반전에 성공한 데 이어 두 달 연속 '트리플 상승'을 기록했다.
◇ 생산·소비·투자, 두 달 연속 '트리플 상승'…반등 청신호무엇보다 지난해 12월은 각 지표 상승 폭이 전달보다 크게 확대돼 경기 개선 기대감을 부풀리고 있다.
전산업생산 증가율은 11월 0.4%에서 12월 1.4%로 도약했고, 설비투자 증가율은 11월 0.8%에서 12월 10.9%로 급등했다.
건설기성 증가율 역시 11월에는 마이너스(-2.1%)였지만, 12월은 4.1%로 반전됐다.
또 하나 주목할 점은 경기 상황 판단 관련 지표 움직임이다.
현재의 경기 흐름을 보여주는 동행지수 순환변동치는 12월 99.5로 11월보다 0.2포인트 상승했고, 향후 경기를 전망하는 선행지수 순환변동치는 11월보다 0.4포인트 오른 99.6을 기록했다.
◇ 동행·선행지수 순환변동치 35개월 만에 동반 상승선행지수 순환변동치는 지난해 9월부터 4개월 연속 상승 중이다.
동행지수 순환변동치는 생산과 소비, 투자가 모두 상승 반전에 성공했던 지난해 11월에도 전달인 10월보다 0.1포인트 떨어졌지만, 12월에 드디어 상승으로 돌아섰다.
이에 따라 지난해 12월은 동행지수 순환변동치와 선행지수 순환변동치가 동반 상승했는데 2017년 1월 이후 35개월 만의 기록이다.
통계청 안형준 경제동향통계심의관은 "경기 회복의 가능성을 보여주는 지표가 늘었다고 판단된다"고 설명했다.
안형준 심의관은 "다만, 신종 코로나 바이러스로 인한 경기 외적 충격이 발생한 상황이어서 향후 방향을 판단하는 데는 추가적인 데이터가 필요한 상황"이라고 덧붙였다.
◇ 홍남기 부총리 "경기 개선 신호 뚜렷, 신종 코로나는 우려"
한편 홍남기 부총리 겸 기획재정부 장관은 이날 페이스북에 올린 글을 통해 "경기 개선의 신호가 보다 뚜렷하게 나타나는 모습"이라며 통계청 발표에 한껏 의미를 부여했다.
홍남기 부총리는 그러면서도 신종 코로나 바이러스 사태가 우리 경제에 미칠 부정적 영향에 대한 우려를 감추지 않았다.
"신종 코로나 바이러스 감염증 사태로 연초 경제주체들의 심리가 영향을 받을까 우려되는 상황"이라는 것이다.
홍 부총리는 "아직까지 실물지표상 영향이 제한적이지만 향후 전개상황에 따른 파급 영향을 최소화하기 위해 정책역량을 총동원 중"이라고 강조했다.
이어 홍 부총리는 "제발 최근의 경기 개선 신호들이 확실한 경기 반등 모멘텀으로 이어질 수 있도록…신종 코로나 바이러스 방역 제압!"이라며 대한민국 경제사령탑으로서 경기 회복을 바라는 간절함을 드러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