고(故) 박완서(1931~2011) 작가 타계 9주기를 맞아 그의 저작이 잇따라 출간되고 있다.(사진=문학동네제공)
“내가 쓴 글들은 내가 살아온 시대의 거울인 동시에 나를 비춰볼 수 있는 거울이다.”
(「그 여자네 집」(2006) 서문)
고(故) 박완서(1931~2011) 작가 타계 9주기를 맞아 그의 저작이 잇따라 출간되고 있다.
작가의 서문을 모은 책이 새롭게 출간되는 한편 기존 작품들이 오디오북으로 제작되거나 중단편선으로 엮였다.
신간 ‘프롤로그 에필로그 박완서의 모든 책’은 소설, 산문, 동화의 서문과 발문에 실린 ‘작가의 말’ 67편을 연대순으로 정리한 책이다.
작품의 집필 동기부터 미처 못 다한 이야기와 탈고를 마친 후의 독백, 당시의 시대상과 그에 대한 고찰을 솔직한 목소리로 들을 수 있다.
문학동네에서는 단편소설 전집(전 7권)을 오디오북으로 제작했다.
이정민, 강재형, 김정근 등 MBC 아나운서 17명이 총 97편에 달하는 작가의 단편소설 전체를 나눠 낭독한다.
문학동네 관계자는 “꾸준히 찾고 있는 단편들이라 여러가지 매체를 통해 접근할 수 있었으면 좋겠다는 취지에서 제작하게 됐다”고 말했다.
박완서 작가를 기리는 추모 낭독회도 열릴 예정이다.
박완서 단편소설 전집 오디오북은 네이버 오디오클립에서 이용할 수 있다.
이외에도 동네서점이 선정한 대표 중단편 4편을 엮은 ‘동네서점 베스트 컬렉션’도 출간된다.
“우리는 순간을 아까워했다. 죽음은 모든 살아 있는 것의 피할 수 없는 운명이고, 동물도 죽을병이 들거나 상처를 입으면 괴로워하기도 하고 저희들 나름의 치료법도 있으리라. 그러나 죽음을 앞둔 시간의 아까움을 느끼고, 그 아까운 시간에 어떻게 독창적으로 살아 있음을 누리고 사랑할 것인가를 생각해야 하는 건 인간만의 비장한 업이 아닐까.”
「여덟 개의 모자로 남은 당신」(pp. 217~18)문학과지성사에서도 작가의 중단편 10편을 엮은 ‘복원되지 못한 것들을 위하여’를 출간했다.
문지작가선 7번째 작품집으로 나온 이 책에는 1975년 초기작 ‘도둑맞은 가난’부터 한국전쟁을 견뎌 낸 여성의 이야기 ‘공항에서 만난 사람’, 생명의 고귀함을 다룬 ‘여덟 개의 모자로 남은 당신’, 2000년대 작품인 ‘빨갱이 바이러스’ 등 10편이 수록됐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