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현동 전 국세청장 (사진=연합뉴스)
이명박 정부 시절 국가정보원과 함께 김대중 전 대통령을 뒷조사하는 공작에 관여한 혐의로 재판에 넘겨진 이현동(62) 전 국세청장이 항소심에서도 무죄를 선고받았다.
서울고법 형사6부(오석준‧백승엽‧조기열 부장판사)는 31일 특정범죄 가중처벌법상 뇌물수수 및 국고손실 혐의로 기소된 이 전 청장에게 1심과 마찬가지로 무죄를 선고했다.
재판부는 "1심부터 양측에서 다퉈온 공방 과정을 다시 살펴봐도 이 전 청장이 금원(금품)을 받았다고 인정할 증거가 부족하다"며 "이 전 청장이 국정원의 잘못된 공작작업에 가담한 사실은 인정되지만 국정원 자금을 횡령했다는 혐의로 기소된 점을 감안하면 형사적 책임을 묻는 것은 적절하지 않다"고 판시했다.
이 전 청장은 2010년부터 2년여 동안 원세훈 전 원장의 요구에 따라 김 전 대통령에 대한 해외 비자금 추적(데이비드슨 사업)에 협조하면서 대북공작금 1억2000만원을 뇌물로 받아 챙긴 혐의로 기소됐다.
또 데이비드슨 사업에 가담해 대북공작금 5억3500만원과 5만 달러(우리돈 약 5300만원)를 유용해 국고를 손실한 혐의로도 재판에 넘겨졌다.
앞서 1심 재판부는 "국고에 손실을 입히려 한다는 것을 이 전 청장이 알았다거나 국고 손실을 인식할 외부 정황이 있음에도 적극적으로 가담했다는 것이 뒷받침돼야 하는데 그런 정황이 있다고 보기 어렵다"며 무죄를 선고한 바 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