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진그룹 '남매의 난' (사진=연합뉴스)
조현아 대한항공 전 부사장이 행동주의 사모펀드 KCGI, 반도건설과 손잡기로 합의했다.
이들이 오는 3월 예정된 한진그룹의 지주사인 한진칼 주주총회에서 협력하기로 하면서 조원태 회장의 사내이사 연임이 불투명해졌다.
법무법인 태평양은 31일 조 전 부사장과 KCGI, 반도건설 명의의 3자 공동 입장문을 통해 "다가오는 한진칼의 주주총회에서 의결권 행사와 주주제안 등 한진그룹의 성장과 발전을 위한 활동에 적극 협력하기로 했다"고 밝혔다.
이들은 "대한항공을 비롯한 한진그룹의 현재 경영상황이 심각한 위기상황이며 그것이 현재의 경영진에 의해 개선될 수 없다"면서 전문경영인제도 도입을 추진하겠다고 발표했다.
그러면서 "앞으로 한진그룹의 전문경영인체제와 이사회 중심 경영을 강화해 어느 특정 주주 개인의 이익에 좌우되지 않고, 그동안 소외됐던 일반주주들의 이익을 증진하며 주주 공동이익을 구현할 수 있는 모범적인 지배구조를 정립하기 위해 모든 노력을 다하겠다"고 덧붙였다.
이같이 3자가 협력한 배경은 KCGI가 꾸준히 제기해 온 전문경영인제도의 도입을 통한 한진그룹의 개선방향에 대해 오너 일가인 조 전 부사장과 새로운 주주인 반도건설이 공감한 것이라고 설명했다.
이들의 한진칼 지분은 △조 전 부사장 6.49% △KCGI 17.29% △반도건설 8.28%(의결권 유효 기준 8.2%) 등으로 모두 31.98%다.
반면 조원태 회장이 보유한 지분은 6.52%로 조 전 부사장을 제외한 오너 일가 등 특수관계인 지분은 모두 22.45%다.
이밖에 △델타항공 10% △국민연금공단 4.11% △카카오 1% 등으로 이 가운데 델타항공과 카카오는 조 회장 측의 우호지분으로 분류된다.
이 같은 특수관계인과 우호지분을 모두 합하면 33.45%로 조 전 부사장 등의 3자 협력보다 근소하게 우위에 있다.
하지만 조 회장은 한진칼 주총에서 적어도 40% 이상의 지지를 받아야 사내이사 자리를 유지할 수 있는 상황이다.
따라서 최소 10% 이상의 추가 우호지분 확보가 필수적이다.
스튜어드십 코드(의결권 행사지침)를 통해 경영권 견제에 나선 국민연금의 지지를 기대하긴 어려워 보인다. 오히려 조현민 한진칼 전무와 이명희 정석기업 고문 등 오너 일가에서 추가 이탈표가 나온다면 조 회장의 사내이사 연임은 더 어렵게 된다.
결국 한진그룹의 운명을 결정할 3월 주총을 앞두고 조원태 회장과 조현아 전 부사장 간의 지분전쟁이 거세질 것으로 전망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