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사진=연합뉴스 제공)
올 시즌 남자 프로배구에서 유력한 신인왕 후보로 거론되던 레프트 공격수 구본승(23)이 느닷없이 배구를 안 하겠다고 폭탄 선언했다.
구본승은 1월 31일 사회관계망서비스(SNS) 계정에 글을 올려 배구를 안 하겠다고 밝힌 이유를 설명했다.
그는 "배구는 단체생활이고 단체운동인데, 어렸을 때부터 적응을 잘 못했던 것 같다"며 "지금까지 쌓아온 것들을 저버리고 싶을 만큼 힘들었다"고 적었다.
이어 은퇴 결정을 후회하지 않는다면서도 "기회가 된다면 다시 돌아올 수 있도록 노력할게요"라고 써 코트 복귀 가능성을 열어뒀다.
또 팀을 떠나면서도 한국전력의 응원을 당부하며 "진짜 좋은 감독님, 코치님들, 팀 동료였다"며 한솥밥을 먹은 식구들에게 감사 인사도 건넸다.
경희대를 나온 구본승은 지난해 신인 드래프트에서 3라운드 1순위로 한국전력 유니폼을 입었다.
뛰어난 감각과 실력을 겸비하고 특유의 에너지 넘치는 몸짓으로 한국전력의 신형 엔진으로 시선을 끌었다.
올 시즌 19경기에 출전해 득점 166개, 공격 종합 성공률 48.41%를 기록하고 프로 무대에 연착륙했다.
한국전력 배구단의 미래를 이끌 유망주로 기대를 모았지만, 구본승은 단체 훈련에 적응하지 못해 어려움을 겪었다.
한국전력 배구단에 따르면, 구본승은 최근 경기 후 합숙소를 무단으로 이탈해 근신 징계를 받았다. 구본승은 1일 현재 합숙소에서 짐을 싸서 나갔다.
구본승은 프로에 온 뒤 여러 차례 단체 생활과 훈련에서 힘들어하는 모습을 코치진과 동료에게 보였다고 한다.
장병철 한국전력 감독은 "재능 있는 선수이기에 개인적으로 너무 안타깝다"고 운을 뗐다.
장 감독은 "그간 수차례 구본승과 면담할 때마다 설득했지만, 불성실한 훈련 태도로 구단 내규를 어긴 적도 있어 원칙을 세우기 위해 징계하지 않을 수 없었다"고 설명했다.
그러면서 "개인적으로는 너무 안타깝지만, 한창 재건 중인 팀이 와해할 수 있는 위기였기에 근신 처분을 내렸는데, 이런 일이 벌어졌다"고 아쉬워했다.
한국전력 배구단은 다음 주 초께 구본승 문제를 심도 있게 논의한다. 장 감독은 "배구 선배로서 구본승이 다른 팀에서라도 운동을 계속할 수 있도록 도와줄 참"이라고 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