홍남기 경제부총리 겸 기획재정부 장관이 3일 오후 서울 명동 의류매장을 찾아 신종 코로나바이러스 관련 경제현장 실태를 점검하고 있다. 홍남기 부총리는 이날 마스크를 착용하지 않았다(사진=CBS노컷뉴스 이한형 기자)
홍남기 부총리 겸 기획재정부 장관이 3일 오전 정부세종청사에서 최근 경기 동향과 신종 코로나바이러스 사태 대응 등 관련 기자간담회를 열었다.
기자간담회 말미에 "오늘 명동에서 마스크 쓰고 다니실 거죠?"라는 질문이 나왔다.
이날 오후 홍남기 부총리가 '신종 코로나바이러스 관련 현장 방문' 일정으로 서울 명동 인근 소상공인 상점을 찾기로 예정된 것과 관련한 물음이었다.
전혀 무겁지 않은 질문이었는데 뜻밖에 홍남기 부총리 고민은 깊었다.
홍 부총리는 "현장 상인들 만날 때 써야 하는지, 안 써야 하는지 고민이 있는데 저는 안 쓰는 게 낫지 않을까 싶은데 모르겠다"고 말끝을 흐렸다.
마스크 착용이 대화 상대방에 대한 예의이면서 자신도 보호하는 의미가 있지만, 경제를 맡고 있는 부총리까지 마스크를 쓰면 과도한 불안감을 유발할 수 있다는 우려의 상충이다.
홍 부총리는 "기재부 내부 의견도 반반이었다"고 전했다.
그러면서 기자들에게 "어떻게 하는 게 좋겠냐"고 조언을 구했다.
기자들 의견 역시 엇갈렸다.
"국민들에게는 '마스크 쓰라'고 하면서 부총리는 안 쓰면 되겠는가", "문재인 대통령도 (지난달 28일 국립중앙의료원 방문 시) 쓰지 않았느냐" 등이 착용 찬성 쪽에서 나온 얘기였다.
"부총리가 감염돼 격리되면 어쩌느냐"는 우스갯소리도 있었지만, 홍 부총리 표정은 내내 진지해 보였다.
홍 부총리는 "수행원이나 상인 등 다른 분들은 다 마스크를 쓰시더라도 저는 안 쓰는 게 오히려 예의이겠다 싶어 안 쓰려 한다"며 논란(?)을 마무리했다.
실제로 이날 홍 부총리는 명동 상점 방문 시 마스크를 착용하지 않았다.
'연초 갑자기 터져 나온 신종 코로나바이러스 사태가 지난 연말부터 나타나고 있는 경기 회복 조짐에 찬물을 끼얹지 않을까' 애가 타는 대한민국 경제사령탑은 마스크 착용 문제 하나를 두고도 고심이 크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