신종 코로나바이러스 감염증인 '우한 폐렴' 확산에 대한 우려가 커지는 가운데 지난달 29일 서울 용산구 숙명여대 한국어학당에 임시 휴강 및 코로나바이러스 주의사항 안내문이 붙어 있다. 이한형기자
신종 코로나바이러스 감염증 확산에 대한 불안감이 커지는 가운데 인천 지역 대학들이 중국 유학생들에 대한 처리 문제로 골머리를 앓고 있다.
개강 시기가 다가오면서 유학생들이 곧 입국할 예정이지만 아직 마땅한 방역 대책을 세우지 못했기 때문이다.
3일 인천 지역 각 대학과 인천평화복지연대 등에 따르면 인하대와 인천대에 재학 중인 중국인 유학생은 각각 700여명과 150여명이다.
이들은 지난해 말 겨울방학 시작과 동시에 대부분 중국으로 출국했다가 개강에 맞춰 이달 말을 전후해 학교로 돌아올 예정이다. 중국 유학생 중 입국이 제한되는 후베이성 거주자는 거의 없는 것으로 알려졌다.
인천대 중국 유학생 대부분은 기숙사 생활을, 인하대는 100여명만 기숙사에서 생활하고 있다. 나머지 유학생들은 인근 원룸 등에서 지낸다.
문제는 각 대학들이 유학생이 학교로 돌아올 경우를 대비한 방역대책을 세우기 어렵다는 것이다.
현재 중국에서는 신종 코로나 바이러스 감염증이 발생한 후베이성 이외에도 31개 성급 행정구역(성·직할시·자치구)에서 확진자가 나왔다. 특히 저장·광둥·허난·후난·안후이·장시성, 상하이, 베이징 등 17곳에서 100명 이상의 확진자가 발생했다.
이에 따라 중국 각 지역에서 입국하는 중국 유학생들에 대한 방역 대책이 반드시 필요하지만현실적으로 쉽지 않은 상황이다.
대학의 관리권한은 교육부가 갖고 있는 반면 각 지역의 방역대책은 지자체가 맡고 있다. 이 때문에 인천시와 각 대학이 힘을 모아 방역대책을 논의하기가 어렵다. 교육부가 대책을 세워 각 대학에 전파해야 하지만 아직 시행된 대책은 없다.
인천 지역 대학들 역시 중국 유학생의 규모만 파악했을 뿐 방역 대책 마련은 손도 못 대는 형편이다.
인천평화복지연대는 인천시가 대학 방역 문제에는 손을 놓고 있다며 대학이 참여하는 종합대책본부를 구성해야 한다고 제안했다.
이 단체는 이날 성명을 내 "신종 코로나 바이러스 감염증 확산 위기 상황이지만 인천시 차원의 방역대책이 나오지 않고 있다"며 인천시와 시교육청, 각 대학, 방역전문가, 언론, 교육기관, 시민사회 등으로 구성된 종합대책본부를 즉각 구성하자고 밝혔다.
이 단체는 또 인천시가 2017년부터 감염병관리지원단을 운영하고 있지만 전담 역학조사관을 단 한 명도 확보하지 못한 점을 지적하면서 "아직까지 지역 방역태세 점검을 위한 전문가 대책회의 한 번 열지 못하고 있어 감염병 유행에 대응할 수 있는 전문성은 있는지 의문"이라고 비판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