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사진=연합뉴스)
남성에서 여성으로 성전환 수술을 받고 숙명여자대학교 신입생으로 합격한 트랜스젠더 여성에 대해 논란이 이어지고 있다.
동문들을 중심으로 "입학을 환영한다"는 성명서가 발표되는 한편 일각에서는 "여성의 권리를 위협하는 처사"라는 비판도 제기되고 있다.
덕성여대, 동덕여대, 서울여대, 성신여대, 숙명여대, 이화여대 등 서울 지역 6개 여대를 포함한 21개 단체는 '여성의 권리를 위협하는 성별 변경에 반대한다'는 성명서를 발표했다.
주로 학내 래디컬(radical) 페미니스트·여성주의 소모임으로 구성된 이들은 성명서에서 "여대는 남자가 여자로 인정받기 위한 수단이 아니다"며 "'트렌스젠더도 당당히 여대에 지원하고 합격할 수 있다는 것을 보여주고 싶었다'는 (해당 학생의) 발언은 여대를 자신의 변경된 성별을 증명하기 위한 수단으로 사용한다는 의미"라고 지적했다.
이어 "여대는 남성중심사회에서 차별받고 기회를 박탈당하는 여성들을 위한 것"라며 "가부장제 속 여성의 삶에 대해 조금이라도 안다면 여자들을 위한 공간을 수단으로 사용할 것이 아니라 존중해야 한다"고 주장했다.
그러면서 "지난해 숙명여대에는 한 남성이 '여자처럼 보이는' 모습으로 침입해 체포되는 사건도 있었다"며 "여대라는 공간은 남성의 침입과 더불어 스스로를 여자라 주장하는 남자들에 의해 위협받고 있다"고 덧붙였다.
이들 단체는 현재 법원에서 이뤄지고 있는 성별정정허가에 대해서도 비판했다. 이들은 "현재 한국의 성별정정 허가는 근거 법률조차 없이 개별 판사·법원의 자의적 판단으로만 이뤄지고 있다"며 "이는 헌법에 보장된 여성의 기본권보다 남성의 성별변경 권리를 우선하는 것"이라고 목소리를 높였다.
이들은 온라인을 통해 '법원의 성별정정 반대 연서명'을 받은 뒤, 국회와 각 여대에 송부할 예정이다.
반면, 성전환 신입생에 대한 지지 표명도 이어지고 있다. 앞서 숙명여대 동문들은 전날 '성전환자로 숙명여대 최종 합격한 학생을 동문의 이름으로 환대한다'는 제목의 연서명을 학내 커뮤니티에 게재했다.
이들은 "해당 학생은 학교 입학에 필요한 점수 등 절차적 조건을 갖췄다"며 "본교를 선택한 아름다운 용기에 감사하다"고 밝혔다.
이어 "이런 기쁜 소식을 두고 교내·외 일부에서 혐오와 차별의 말이 쏟아지고 있다"며 "트렌스젠더에 대한 부족한 이해와 고정관념을 근거로 '진짜 여성'과 '가짜 여성'을 나누려는 시도에 강한 우려를 표한다"고 덧붙였다.
현재 해당 게시글에는 500여명이 넘는 동문들이 서명하며 지지를 표명한 상태다.
숙명여대 학생·소수자 인권위원회도 2일 입장문을 내고 "자신의 정체성을 당당하게 밝힌 학생의 결정을 지지하고 노력을 통해 얻어낸 결실에 축하를 전한다"는 입장을 밝혔다.
이들은 "특정인의 정체성을 함부로 부정하고 그녀의 여대 입학에 찬반을 논하는 행위가 여자대학의 창립 이념에 어긋나는 것"이라며 "개인의 정체성은 제3자가 재단할 수 있는 영역이 아니며 페미니즘의 이름으로 트랜스젠더 여성의 여대 입학을 반대하는 것은 명백한 차별이자 혐오"라고 지적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