집단성폭행 의혹을 받는 FT아일랜드 전 멤버 최종훈과 가수 정준영. (사진=이한형 기자/자료사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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여성을 집단으로 성폭행하고 성관계 동영상을 불법으로 촬영·유포한 혐의 등으로 기소된 가수 정준영(31)과 최종훈(31)의 항소심이 본격화됐다. 이들은 1심과 마찬가지로 공소사실을 부인하며 양형부당을 주장했다.
서울고법 형사12부(윤종구 부장판사)는 4일 성폭력범죄의처벌등에관한특례법 위반(카메라 등 이용촬영) 등 혐의로 재판에 넘겨진 정씨와 최씨 등 5명의 항소심 첫 공판기일을 진행했다.
이날 최씨는 수의차림으로 법정에 출석한 반면 정씨는 검은색 정장 차림으로 등장해 눈길을 끌었다. 정씨는 직업 등 인적사항에 변동이 없는지 묻는 재판부 질문에 "(수정사항이) 있다"며 "무직"이라고 답변하기도 했다.
정씨와 최씨는 모두 변호인을 통해 "사실오인, 법리오해, 양형부당을 이유로 항소한다"며 "항소이유서를 그대로 원용하겠다"고 짤막하게 밝혔다.
다만 이들의 범행에 가담해 함께 기소된 강남 클럽 '버닝썬' 직원 김모씨 측은 "항소이유서로 제출한 사실오인·법리오해·양형부당 중 양형부당만 항소이유로 하고 나머지는 모두 철회하겠다"고 사뭇 다른 입장을 보였다.
이에 재판부가 "양형부당만으로 항소한다는 취지는 성폭력 범행사실을 인정한다는 것인데 맞나"라고 되묻자 김씨 측 변호인은 "(1심에서) 유죄로 나온 부분에 대해서만 (사실관계를 인정한다)"고 답했다.
재판부는 검찰이 증인으로 신청한 피해자를 다음기일에 증인으로 불러 신문하기로 했다. 해당 피해자는 1심 때도 증인으로 채택됐으나 공판 당일 불출석함에 따라 철회된 것으로 파악됐다.
앞서 정씨와 최씨 등은 지난 2016년 1월 강원도 홍천, 3월 대구 등지에서 만취한 여성을 집단 성폭행한 혐의 등으로 구속기소됐다. 정씨는 지난 2015년 동료 연예인들이 참여 중인 카카오톡 단체대화방에서 자신이 불법촬영한 성관계 동영상을 11차례에 걸쳐 전송, 유포한 혐의도 있다.
1심 재판부는 지난해 11월 정씨에게 징역 6년, 최씨에게 징역 5년을 선고하며 80시간의 성폭력 치료 이수, 5년간 아동·청소년 관련 시설 등의 취업 제한도 명령했다.
재판부는 당시 "피고인들은 여러 명의 여성들을 상대로 합동 준강간 및 준강간, 강제추행 등 성범죄를 저지르고 카톡 대화방에 내용을 공유하며 여성들을 단순한 성적 쾌락 도구로 여겼다"며 "이를 단순한 호기심 혹은 장난으로 보기엔 범행이 너무 중대하고 심각해 엄중한 처벌이 불가능하다"고 강조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