더불어민주당 이해찬 대표가 3일 오전 국회에서 열린 당 최고위원회의에서 모두발언을 하고 있다. (사진=윤창원 기자/자료사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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더불어민주당이 현역 의원 평가 하위 20% 대상자를 영입 인재와 경선을 시키는 방안을 적극 검토하고 있다.
하위 20%를 공개하지 않으면서도 자연스럽게 불출마를 유도하는 제도를 만들었음에도 원하는 수준의 물갈이가 이뤄지지 않자 보다 적극적인 방안을 모색한 것이다.
◇ 당내, 하위 20% 의원은 '정밀조사' 목소리민주당 이해찬 대표의 비서실장인 김성환 의원은 4일 16번째 영입인사인 원옥금 주한 베트남교민회회장 영입식에서 기자들과 만나 "공천관리위원회에서 현역 단수 공천 신청 지역에 대해서 적합도 조사를 한다"며 "특히 단수 공천 지역 중 하위 20%가 포함된 경우에는 좀 더 정밀하겠다는 의견이 있었다"고 밝혔다.
단수 공천이라고 하더라도 가급적 경선을 유도함은 물론, 이 중 하위 20%에 속한 의원이 있는 지역은 사실상 단수 공천을 하지 않겠다는 뜻으로 풀이된다.
김 의원은 "지역구에 출마하겠다는 분들은 여론조사 적합도와 면접을 거칠 것"이라며 "4가지 경로가 있는데 비례대표 전략공천, 비례대표 경선, 지역구 전략공천, 지역구 경선"이라고 말했다.
이에 따라 영입 인재가 지역구 출마를 희망할 경우, 적합도 조사 결과 본선 경쟁력이 확보되지 않은 하위 20% 의원이 있는 지역으로의 출마를 권유받을 수 있다.
당초 민주당은 복수 공천 신청 지역에 대해서만 적합도 조사를 실시할 계획이었다.
그러나 무려 60%에 가까운 현역 의원 지역구가 단수 공천 지역구로 나타난 데다, 하위 20% 평가를 받은 의원들 중 불출마 선언은커녕 이의 신청자조차 나타나지 않자 급하게 전략을 수정한 것이다.
김 의원에 따르면 공관위는 단수 공천 지역 현역 의원들에 대한 경쟁력 조사를 실시하기로 했다.
하위 20% 의원과 영입 인재 간의 경선은 아직 공식 기구에서 해당 절차를 밟고 있지는 않지만, 이해찬 대표를 비롯한 당 지도부의 의사가 확인된 만큼 향후 공관위의 조사 결과에 따라 추진 될 것으로 보인다.
하위 20%로 평가된 현역 의원은 경선에서 총점의 20% 감점이라는 페널티를 얻게 되는 반면 영입 인재 등 정치신인은 10~20%의 가산점을 받게 된다.
일대일 경선이 성사됐다고 가정하고 영입 인재가 20%의 가산점을 받게 될 경우 40% 이상을 득표하게 되면 현역 의원을 제치고 공천을 받게 된다.
◇ 하위 20%에 대한 '모욕' 등 우려도다만 당내에서는 일종의 '자객공천'과도 같은 이러한 방식으로 경선을 치르게 될 경우 부작용이 상당할 것이라는 우려도 나온다.
하위 20% 의원이 속한 지역구에 영입 인재가 출마하게 되면 당초 하위 20% 의원을 공개하지 않겠다던 공천 룰이 유야무야된다.
아울러 '영입 인재가 출마하는 지역의 지역구 의원은 하위 20% 의원'이라는 낙인이 찍혀 해당 의원이 경선에서 이기더라도 본선 경쟁력에 흠집이 날 수 있다.
민주당 홍익표 수석대변인은 "정치가 아무리 이해득실 관계도 중요하지만 최소한 상대방 개인의 명예에 대한 존중이 있어야 하지 않느냐"며 "이런 방식은 이중으로 모욕을 주는 것인데, 차라리 현역 의원의 경쟁력이 낮다면 당 대표나 공관위원장이 정식으로 사퇴를 권유하는 것이 만지 않겠냐"고 말했다.
이에 대해 김 의원은 CBS노컷뉴스와의 통화에서 "당이 끊임없이 혁신을 추구하고 있고, 또 그 모습을 보여줄 필요가 있다"며 다소의 논란이 있더라도 이 같은 경선을 추진할 수밖에 없다고 반박했다.
김 의원은 "어차피 공천이 마무리될 시기가 되면 공관위에서도 어느 정도는 누가 하위 20%인지 알게 되지 않겠느냐"며 "당의 방침 상 하위 20%를 공개하진 않겠지만 불가피하게 (공개되는) 경우가 생길 수도 있고, 약간의 긴장도 불가피하다고 보여진다"고 말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