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사진=연합뉴스)
국내 신종 코로나바이러스의 16번째 확진자가 광주광역시 내 병원 두 곳에서 306명의 사람과 접촉했고 특히 '광주21세기병원'에선 200명이 넘는 사람과 만났지만 보건당국은 해당 병원에 대해 '코호트 격리' 조치를 내리지 않았다. 메르스 사태 당시 평택성모병원 등의 상황과 달리 해당 병원에선 '코호트 격리'가 오히려 위험하기 때문에 1인 격리를 진행 중이다.
질병관리본부 중앙방역대책본부는 5일, 정례 브리핑을 통해 광주21세기병원에 대해 코호트 격리 조치를 내리지 않았다고 밝혔다.
코호트 격리 조치는 감염자가 있던 해당 병원의 의료진과 환자를 동일 집단(cohort)으로 묶어 병원 내에 통째로 격리하는 조치이다.
앞서 2015년 메르스 당시, 정부가 평택성모병원과 삼성서울병원에 대해 코호트 조치 명령을 늦게 내리면서 병원 내 감염원이 외부로 전파, 대량 감염이 일어났다.
다만 이번 경우는 상황이 조금 다르다는 것이 당국의 설명이다.
국내 신종 코로나바이러스의 16번째 확진자가 머물며 총 272명과 접촉한 광주21세기 병원은 1인실이 적고 다인실이 많다.
또 코호트 격리를 할 경우 오히려 위험할 수 있다고 설명한다. 다인실에 여러 사람을 모아놓을 경우 비접촉자에게 2차, 3차 감염 우려가 높아진다는 것이다.
결국 1인실이 제한된 해당 병원에선 현재 16번째 확진자와 3층에서 접촉했던 인원에 대해선 모두 병원 내 1인실에 격리 조치했다.
또 3층이 아닌 다른 층에 있던 사람들에 대해서도 모두 광주소방학교 1인실 혹은 자가격리를 진행 중이다.
질병관리본부 정은경 본부장도 "광주21세기병원은 다인실이 많기 때문에 모두 1인 격리를 할 수 없다"며 "공간에 감염 노출 우려자를 모두 모아 놓으면 또 다른 감염이 발생할 수 있다"고 코호트 격리의 위험성을 설명했다.
정은경 본부장 (사진=연합뉴스)
다만 16번째 확진자의 경우 스스로 '신종 코로나바이러스가 의심된다'며 병원과 함께 보건 당국에 검사를 요청했지만 당국이 거부한 것으로 드러나 이 점에 대해선 비판을 피하긴 어려워 보인다.
16번째 확진자는 지난달 19일 태국 여행을 마치고 귀국한 42세 한국 여성으로 지난달 25일부터 오한 등의 증세가 나타났다.
이어 같은 달 26일 집에서 머물렀지만 건강 상태가 호전되지 않자 다음 날인 27일, 광주21세기병원과 전남대학교 병원 응급실을 찾았다.
당시 16번째 확진자와 병원은 '신종 코로나바이러스가 의심된다'며 전화 1339로 보건당국에 검사를 요청했지만 보건당국은 중국 방문 이력이 없다는 이유로 검사 대상이 아니라고 통보했다.
결국 검사를 받지 못한 16번째 확진자는 27일 오후 10시쯤, 광주 21세기 병원으로 돌아와 딸 간병을 시작했다. 16번째 환자의 큰 딸은 인대 봉합 수술을 위해 해당 병원에 입원한 상태였다.
결국 16번째 확진자는 딸의 간병과 본인 치료를 위해 27일 밤부터 이달 2일까지 병원에 머물렀다. 하지만 16번째 확진자는 4일 결국 신종 코로나 바이러스 확진 판정을 받았다.
16번째 확진자가 병원에 머물면서 접촉한 인원만 306명에 달한다. 광주21세기병원에서 272명을 접촉했고 이어 전남대병원에서 19명과 접촉했다. 16번째 확진자가 간병하던 큰 딸도 이날(5일), 18번째 확진자로 최종 판정됐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