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신종코로나 와중에…일부 대형병원 여전히 '프리패스 출입'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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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신종코로나 와중에…일부 대형병원 여전히 '프리패스 출입'

    • 2020-02-06 07:22

    체온측정 사실상 '자율'…방문객 자진신고 안 하면 증상유무 '깜깜'
    고령자 많은 요양병원도 출입자 관리 허점…방문객 명부 있으나 마나

    (사진=연합뉴스)

     

    "발열이나 기침 증상이 있으면 체온 재고 가세요."

    5일 서울의 한 종합병원. 흰색 가운을 입은 병원 직원이 출입구를 드나드는 사람들을 바라보며 이렇게 안내했다.

    이마의 체온을 측정하는 기계 앞에 방문객이 드문드문 멈춰서기는 했지만 대부분은 이를 거치지 않고 병원 안으로 곧장 들어갔다. 비치된 손 세정제를 알아서 쓰듯 체온 측정도 '자율'이다.

    다른 출입구도 비슷한 상황이었다. 지하철역과 연결된 출입구는 폐쇄됐지만, 열려 있는 다른 출입구에는 체온측정기도 없이 직원 1명만 있었다. 지하로 가는 일부 통로에는 아예 아무런 조치가 없었다.

    병원 측에 문의하자 "체온감지기 수량이 부족해 추가로 주문했고 이번 주말에 들어온다"라고 했다. 병원 관계자는 "모든 출입구에 체온감지기를 갖춘 병원은 드문 것으로 안다"고 말했다.

    이 병원에서는 방문객이 먼저 알리기 전에는 병원 측이 신종 코로나바이러스 감염증(신종코로나) 증상 유무를 알 수 있는 방법은 없어 보였다. 여러 출입구로 수시로 드나드는 사람들의 인적사항을 따로 받는 것도 아니어서 확진자 발생 등 감염 위기 상황이 벌어지면 접촉자 추적도 난망해 보였다.

    6일 의료계에 따르면 신종코로나가 확산하면서 병원들은 입원 환자 면회를 통제하고 있다. 그러나 입구부터 로비, 진료 대기 공간 등 외부에서 들어온 사람들이 머무는 곳은 대비에 허점이 보이는 의료기관도 적잖은 것으로 나타났다.


    고령 입원자가 다수인 요양병원은 대다수 환자가 면역력이 약해 독감만 유행해도 치명적일 수 있지만, 꼼꼼한 관리가 이뤄지지 않는 곳이 많았다.

    같은 날 둘러본 서울 동대문구의 한 요양병원에는 입구에 체온측정기나 손 세정제가 갖춰져 있지 않았다. 로비에는 방문객 명부가 있었지만 작성하지 않고 들어가는 사람이 많았다.

    출입구와 별도 공간에 있는 접수처에 앉은 직원들은 누가 드나드는지 신경을 쓰지 않았고, 개방된 비상계단을 통하면 병동까지 제지받지 않고 들어갈 수 있었다. 강남구의 한 요양병원도 병동 방화문이 별다른 통제 없이 열린 채였고, 출입 과정에서 발열 체크도 없었다.

    성동구의 한 요양병원도 마찬가지였다. 입원 병동에는 출입명부가 있었지만 작성 안내문만 있을 뿐 이를 관리하는 직원은 보이지 않았다.

    이상엽 고려대 안암병원 호흡기내과 교수는 "면역력이 약한 환자가 많은 병원에서 선별 검진 없는 방문객 출입은 위험하다"며 "가능하면 보호자의 출입도 일단 제한해야 하는 상황"이라고 말했다.

    이 교수는 "신종코로나는 무증상 감염 사례도 있고, 체온은 정상이지만 호흡기 증상만 있는 경우에도 전염이 가능하다"면서 "방문자 본인이 병원에 증상 유무를 알리지 않는다면 도리가 없는 만큼 애초에 출입 단계에서 관리를 강화돼야 한다"고 지적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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