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사진=연합뉴스)
정경심 동양대 교수 재판을 맡아 검찰의 기소 방식에 제동을 걸었던 재판장이 법원 정기인사에서 교체됐다. 1년 째 재판이 진행 중인 사법농단 사건 재판부 일부도 바뀌게 됐다.
대법원은 6일 전국 각급 법원 판사 922명에 대한 전보 인사를 단행했다. 전국 지방법원 부장판사 386명과 고등법원 판사 56명, 지방법원 판사 480명은 이달 24일자로 새 보임지로 이동한다.
판사들은 통상 2~3년 주기로 법원을 옮기는 순환 근무를 한다. 올해 정기인사에서는 지난해부터 이어진 중요 재판의 재판부 구성원들 중 2년 이상 근무자들이 많아 눈길을 끌었다.
특히 재판에서 검찰과 수차례 충돌한 송인권 서울중앙지법 부장판사가 서울남부지법으로 이동하게 됐다. 송 부장판사는 검찰이 정경심 교수를 서둘러 기소한 후 공소사실의 상당 부분을 바꾸는 공소장 변경을 신청하자 이를 불허한 바 있다.
통상 재판에서는 검사와 피고인 측 변호사의 갑론을박이 벌어지는데, 정 교수 재판에서는 송 부장판사와 검찰의 언성이 높아지는 일이 잦았다. 송 부장판사는 서울중앙지법에서 근무연한 3년을 다 채워 인사대상에 포함된 것으로 알려졌다.
송 부장판사는 '사법농단' 사태에서 재판개입 혐의로 기소된 임성근 서울고법 부장판사 재판도 맡고 있다. 지난해 12월 검찰은 임 부장판사에게 징역 2년의 실형을 선고해달라고 요청했다. 해당 사건의 선고기일은 오는 12일로 예정돼 있어 특별히 기일이 변경되지 않는다면 송 부장판사가 마무리를 하고 떠나게 된다.
약 1년간 진행된 사법농단 재판을 심리해 온 재판부 중 송 부장판사 외에 정문성 부장판사도 서울중앙지법을 떠나 서울북부지법으로 옮긴다. 정 부장판사는 법원 집행관 비리 수사와 관련해 수사기밀을 유출한 혐의를 받는 이태종 서울고법 부장판사 재판을 맡아왔다.
다만 임종헌 전 법원행정처 차장의 재판을 맡은 윤종섭 부장판사와 양승태 전 대법원장 등의 사건을 심리해온 박남천 부장판사는 서울중앙지법에 계속 남는다. 성창호 부장판사 등의 재판을 맡고 있는 유영근 부장판사도 유임됐다.
변동 가능성이 주목됐던 김경수 경남도지사의 항소심 재판부도 변화 없이 차문호 서울고법 부장판사가 선고까지 진행할 것으로 보인다.
한편 대법원은 이번 인사에서 여성법관과 경력법관을 각급 법원의 법원장과 수석부장판사, 지원장, 법원행정처 내 부서장 등 주요 보직에 적극적으로 보임했다고 밝혔다.
이에 따라 이수영·김지향·김현미·박근정 등 여성법관이 수원지법 안양지원장·대전지법 공주지원장·광주지법 목포지원장·전주지법 정읍지원장에 각각 보임됐다. 특히 윤경아 법원행정처 윤리감사관이 보임되면서 법원행정처 최초로 여성 법관이 부서장을 맡게 됐다.
법원행정처 비법관화도 계속 진행됐다. 법원행정처에서 상근 법관을 6명 더 줄였고 법관 인사 이원화 방침에 따라 사법연수원 27~34기 등 법조경력이 상당한 법관 32명을 고등법원 판사로 새로 배치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