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하위 20% '시스템 물갈이'…자객경선도 준비

국회/정당

    하위 20% '시스템 물갈이'…자객경선도 준비

    영입인재 2~3명은 전략공천…나머지 영입인재 절반 이상도 지역구로 출마할듯
    공관위 "현역 의원 하위 20%, 공천 심사과정에서도 감산"
    당 지도부, 버티는 하위 20% 의원들에 조용한 '물갈이 작업' 추진

    더불어민주당 이해찬 대표가 지난 3일 오전 국회에서 열린 당 최고위원회의에서 모두발언을 하고 있다. (사진=윤창원 기자) 확대이미지

     

    더불어민주당이 현역 의원 평가에서 하위 20%에 속한 의원들을 솎아 내려는 작업을 조용히 진행하고 있다.

    하위 20%에 속한 의원들에게 해당 결과를 통보했지만, 아무도 불출마를 선언하지 않고 버티면서 당에서 본격적인 작업에 착수한 것이다.

    현재까지 민주당에서 불출마를 선언하거나 결심한 의원은 모두 17명. 민주당 이해찬 대표가 올해 초 기자간담회에서 "불출마할 사람이 20명쯤 된다"고 말한 것보다 3명 정도 부족한 상황이다.

    민주당 핵심 관계자는 "영입인재 중에서 2~3명 정도는 전략 공천을 할 계획"이라며 "나머지 영입 인재들도 절반 이상은 지역구를 생각하고 있다"고 말했다.

    2~3명의 영입인재를 전략공천으로 꽂거나 영입인재들을 '자객'으로 보내 하위 20% 의원들과 경선을 벌이게 하는 등의 방식으로 물갈이를 추진한다는 얘기다.

    다만, 민주당은 여전히 표면적으로는 '인위적인 물갈이'는 아니라는 입장이다. 경선 규칙을 1년 전에 이미 정해놓은 데다, 이 대표의 메시지가 일관되기 "인위적인 물갈이는 없다"는 것이었기 때문이다.

    이 대표는 지난해 5월 경선 규칙을 만들고 있는 상황에서도 "우리 공천 룰에 따라 경선하게 되는데 경선룰에 의해 나타난 결과를 보는 거지, 인위적으로 몇 프로 물갈이를 할 생각이나 기준은 없다"고 강조하기도 했다.

    결국 민주당의 구상은 결국 '공천 시스템'을 통한 물갈이인 것으로 보인다.

    가령, 공천관리위원회(공관위)의 공천 심사에서 낮은 점수를 줘, 경선에서 배제하는 방식이 거론된다.

    공관위 간사를 맡는 이근형 전략기획위원장은 "공천 심사 과정에서도 (하위 20% 의원들은) 20%를 감산받게 돼 있다"며 "면접을 마치고 전체적인 공천 심사과정에 들어가게 되는데, 그때 그것(하위 20% 의원들에 대한 감산)을 논의하게 될 것"이라고 말했다.

    다시 말해, 여론조사로 도출되는 적합도 부분을 뺀 나머지 평가 기준에서 하위 20%에 속한 의원들을 전반적으로 낮은 점수를 줄 수 있다는 뜻이다.

    공관위 공천 심사는 정체성 15%, 기여도 10%, 의정활동능력 10%, 도덕성 15%, 면접 10% 등으로 이뤄져 있다. 적합도(지지율) 조사는 40%다.

    아직까지 공관위는 모든 공관위원들이 하위 20% 명단을 공유할지 말지 여부를 결정하지는 않았다.

    하지만 하위 20% 명단을 알고 있는 원혜영 의원과 윤호중 사무총장이 각각 공관위 위원장과 부위원장을 맡고 있기 때문에 공관위원들이 하위 20% 명단을 알고 있는 것과 상관 없이 이들에 대한 불이익을 줄 수 있는 상황이다.

    아울러 재공모를 통해 지역구 공천 신청자를 추가로 접수해 압박하는 방법도 있다.

    현재 공관위에 지역구 후보자 신청 현황에 따르면, 현역 의원 출마자 109명 중 단수 후보자는 64명. 59%가 경쟁자가 없다는 뜻이다.

    재공모를 통해 추가로 공천 신청자를 받으면, 하위 20%에 단수 후보들 중 일부는 경선을 치러야 하는 부담을 안게 된다.

    하지만 당내 이견도 있다. 시스템을 가장한 인위적인 물갈이라는 지적이 나온다.

    민주당의 한 재선 의원은 "하위 20% 명단은 공개하지 않기로 했고, 인위적 물갈이도 하지 않기로 했다"며 "당 지도부가 하위 20% 의원 지역구에 영입인재를 보낸다면, 결국 그 명단을 공개하는 셈이 되고, 인위적 물갈이라는 비판을 피할 수 없다"고 말했다.

    당 지도부의 한 의원도 "하위 20%에 들었다고 해서 해당 의원이 지역구에서 명망이 떨어지는 것은 아니다. 지금까지 버티고 있다면, 오히려 탄탄한 조직력을 갖췄을 가능성도 많다"며 "영입인재가 자객으로 왔다가 오히려 현역 의원에게 패배한다면, 당 지도부 위신만 떨어질 수도 있다"고 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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