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마스크 구입 도전기…"폭풍터치에도 4전 3패"

생활경제

    마스크 구입 도전기…"폭풍터치에도 4전 3패"

    편의점, 재고는 있지만 매일 구입하기엔 가격이 부담
    대형마트, 있을 때도 있고 없을 때도 있어 '복불복'
    온라인, 긴장감 끝판왕…특가 뜨면 순신간에 품절
    한부모·조손 가정 등 '마스크 사각지대'에 관심을

    신종 코로나바이러스 감염증에 대한 확산 우려가 이어진 4일 인천국제공항 1터미널 출국장에 중국으로 보내질 마스크 박스들이 가득 쌓여 있다. 박종민기자

     

    신종 코로나바이러스 감염증 확산 우려로 마스크가 생활필수품으로 자리 잡으면서 '품절 대란'이 발생하고 있습니다.

    이에 따라 CBS노컷뉴스 취재진은 유통 채널별로 마스크 구입을 시도해 '주관적인' 난이도(5점 만점)를 책정해봤습니다.

    ◇ 편의점, 난이도 ★☆…재고는 있지만 매일 사기에는 가격이 부담

    지난 5일부터 6일까지 이틀에 걸쳐 서울 시내 편의점 3곳에서 모두 마스크를 구입할 수 있었습니다.

    모두 식품의약품안전처의 인증을 받은 'KF80'과 'KF94' 마스크였는데요.

    한 편의점 점주는 "하루에 재고주문을 할 수 있는 요청이 한정돼 있어서 매일 신경쓰고 있다"고 설명했습니다.

    다만 가격은 대체로 2000원에서 3000원 수준이었습니다.

    편의점은 매일 재고 걱정없이 마스크를 살 수 있는 것이 장점입니다. 하지만 월급 통장에 남은 잔고를 생각해서 난이도를 조금 올렸습니다.

    ◇ 대형마트와 SSM, 난이도 ★★★☆…복불복 게임

    ‘신종 코로나바이러스 감염증’의 확산으로 마스크 등 위생용품 판매가 급등한 1월 29일 오전 서울 시내 한 대형마트 마스크 판매대가 비어 있다. 황진환기자

     

    서울의 대형마트와 SSM(기업형 슈퍼마켓) 3곳을 돌아본 결과, 한 곳만 마스크 재고가 있었습니다.

    홈플러스 익스프레스였는데요. KF80 마스크 한 개당 1690원에 판매했습니다. 그것도 1인당 2개로 구입이 제한됐습니다.

    한 대형마트 관계자에게 재고가 없어서 못 파는 것인지 문의해 봤는데요.

    이 관계자는 "조금이라도 물량을 확보해 매일 판매하고 있지만, 1인당 구매제한이 있어도 진열되는 동시에 모두 판매 된다"며 "마스크 재고 확보가 오전에 될지 오후에 될지 매일 점포별로 상황이 다르다"고 답했습니다.

    그야말로 복불복 게임이네요.

    ◇ 온라인 쇼핑몰, 난이도 ★★★★☆…'온 국민 수강신청'

    11번가가 지난 5일 직매입해 판매한 마스크가 순식간에 품절됐다. (사진 = 11번가 앱 캡처)

     

    마지막으로 온라인 쇼핑몰에서 구입을 도전했습니다. 합리적인 가격으로 판매하는 마스크는 모두 '품절'.

    신종 코로나바이러스로 대란이 일어나기 전에는 KF94 마스크를 1개당 600~800원 선에서 구입했었는데요. 이제는 부장님의 "나 때는 말이야…"로 시작하는 시절 이야기처럼 느껴집니다.

    결국 마스크를 특가로 판매하겠다고 밝힌 '11번가'와 '옥션'의 앱을 휴대전화에 설치하고 마스크 구입 경쟁에 뛰어들었습니다.

    지난 4일 오전 10시 55분부터 컴퓨터로 11번가 홈페이지에서 'F5(새로고침)'를 연신 두드렸지만, 정작 마스크는 앱에서만 구입 가능했다는 사실을 뒤늦게 안 뒤였지요.

    물론 앱을 설치하고 미리 대기했던 5일에도 마스크 구입은 실패했습니다. 마스크 구입 전적 2전 2패.

    6일 오전 10시. 휴대전화를 쥔 손에 땀이 흥건했습니다. 대학생 때 수강신청을 앞둔 것과 맞먹는 긴장감이 흘렀습니다. 이제는 취재보다 가족의 건강을 챙겨야 한다는 생각이 앞서기 시작했습니다.

    6일 오전 10시 마스크를 구매하려는 사람들이 몰리면서 대기자가 발생했다. (사진 = 옥션 앱 캡처)

     

    나름 재빠르게 첫 화면에 뜬 마스크 제품을 눌렀지만 대기화면으로 넘어갔습니다. 대기인원 1100명, 962명, 467명…. 결국 실패. 마스크 구입 전적은 3전 3패가 됐습니다.

    이렇게 11번가와 옥션이 판매한 마스크는 1분에서 5분만에 완판됐습니다.

    6일 오전 11번가에서 판매한 KF80 마스크 20매 구입에 성공했다. (사진 = 11번가 앱 캡처)

     

    마지막으로 11번가에서 판매한 KF80 마스크 20매를 가까스로 구입했습니다. 확진자가 나온 지역에 살고 계시는 부모님이 마스크가 없다고 해서 보내드릴 예정입니다.

    3일 동안 폭풍처럼 휴대전화를 터치한 결과는 4전 1승 3패로 완패만 간신히 모면했습니다.

    이정도면 온 국민이 도전하는 '수강신청' 느낌입니다.

    ◇ 마스크 품절 대란, 취약 계층 살펴야

    이렇게 유통 채널별로 마스크를 직접 구입해 봤습니다. 편의점을 빼면 사실상 구입이 쉽지 않았습니다.

    정부가 매점매석을 처벌하고, 중국으로 반출되는 물량을 제한하면서 조만간 마스크 수급이 정상화되길 기대해 봅니다.

    다만 한부모 가정과 조손 가정뿐만 아니라 마스크 구입이 여의치 않은 많은 사각지대가 있습니다. 기업과 독지가가 마스크를 기부하고 있지만 정부의 관심도 필요해 보입니다.

    또 이번 사태가 진정되고 나면, 긴급한 상황에서 마스크와 손 세정제처럼 전염병을 막기 위한 위생용품의 수급이 안정적으로 이뤄질 수 있도록 시스템도 개선해야 할 것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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