추미애 법무부장관의 대법원 방명록 사진(사진=연합뉴스)과 윤석열 검찰총장의 현충원 방명록 사진(사진=노컷뉴스)
검찰 인사 파동부터 현 정권 겨냥 수사, 청와대의 울산시장 선거개입 사건 공소장 비공개 등까지 법무부와 검찰의 갈등이 계속되고 있는 가운데 추미애 법무부장관과 윤석열 검찰총장의 글씨체 역시 상반된 것으로 분석돼 관심을 모으고 있다.
강력부 검사 출신으로 대한민국 제1호 필적학자인 구본진 변호사는 추 장관과 윤 총장의 글씨체를 6일 분석했다.
추 장관의 글씨를 보면 최고가 되려는 의지가 강하고 판단이 빠르며 의리가 있는, 전형적인 '정치인의 글씨'라고 구 변호사는 6일 분석했다.
특히 다른 단어보다 자신의 서명 크기를 매우 크게 쓴 것으로 봐서 자신에 대한 존재감이 굉장히 강하며 기가 세다는 것이다.
또한 "글씨 크기와 베이스라인이 다른 것으로 봐서 일관성이 좀 떨어진다"며 "좌충우돌하고 예측이 안 되는 면이 있고, 글씨의 끊김으로 보면 직관적이며 논리적이지는 않다. 법률가와는 거리가 멀다"고 말했다.
구 변호사는 "추 장관은 윤 총장보다 더 용기있지만 윤 총장은 인내심과 끈기가 한 수위"라며 "내면의 에너지는 윤 총장이 더 강하다" 분석했다.
윤 총장의 글씨체는 글씨 크기가 일정하고 획에서 각이 뚜렷하고 반듯한 것으로 봐서 '또박또박 산 사람'이라는 분석이다.
구 변호사는 "세로선이 긴 것을 보면 일의 마무리도 좋고 글씨가 정사각형에 가까워 학교에서 배운 대로 하는 보수적인 사람"이라며 "세로획의 시작 부분에 비틀림이 없는 것은 솔직하고 순수하다는 걸 뜻한다"고 설명했다.
일도 잘 하고 인내심과 끈기, 의지가 굉장히 강하고 기도 센 '강한 사람'이지만 다른 사람과 싸우는 스타일은 아니라는 것.
구 변호사는 "(윤 총장은) 우리나라 정치인과는 안 맞는 글씨체로 보이지만 링컨, 간디, 네루는 그런 글씨체를 쓴다"며 "그런 부류의 사람으로 보인다. 정치적인 권모술수와는 거리가 멀다"고 덧붙였다.
글씨는 내면의 엑스레이라고 주장하는 그는 "글씨를 분석해 보면 사람들의 성향과 잘 맞는다"고 전했다.
글씨의 크기, 모양, 간격, 기울기 등을 분석해 글씨체로 사람의 성격을 추론하는 학문인 필적학(筆跡學·Graphology)은 프랑스, 독일, 이탈리아, 스위스 등 유럽을 중심으로 번성했다.
필적학은 글씨를 쓸 때 뇌에서 손과 팔 근육에 메시지를 전달해 선, 굴곡, 점 등을 만들기 때문에 필적이 내적 세계를 반영한다는 전제에서 출발한다.
그래서 필적을 분석하면 그 사람의 내면을 파악할 수 있다는 설명이다.
서예 등 필체 연습으로 인격 수양을 하는 것은 동서고금의 철학자와 작가들을 통해 이미 그 효과가 입증됐다.
[인터뷰]檢 출신 국내 유일 필적 전문가 구본진 변호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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신간 '필체를 바꾸면 인생이 바뀐다' 펴내
대한민국 제1호 필적학자이자 신간 '필체를 바꾸면 인생이 바뀐다'의 저자인 구본진 변호사(사진=구변호사제공)
대한민국 제1호 필적학자이자 신간 '필체를 바꾸면 인생이 바뀐다'의 저자인 구본진(54) 변호사를 6일 서울 삼성동 법무법인 로플렉스 사무실에서 만났다.
검사 출신인 그는 범죄 피의자들의 필체를 보고 사건 해결의 중요한 단서를 포착한 뒤 필적에 관심을 갖게 됐다.
범죄자들의 글씨체는 일반인들과 다른 특징을 보였던 것이다.
범죄자들의 말투, 행동, 표정 하나에서 진실과 거짓을 가려내는 게 일이었던 그에게 필체는 사건 해결의 중요한 단서가 됐다.
"글씨가 곧 그 사람(書如其人)"이라는 것을 증명하기 위해 독립운동가의 친필을 수집하기 시작했다.
독립운동가 600여 명, 친일파 250여 명의 친필을 모으다 보니 이 분야에서 최고의 컬렉션을 이뤘고 필적학을 연구한 지 15년이 넘은 지금, 필적 전문가로서 독보적인 존재가 됐다.
21년간의 검사 생활을 마치고 지난 2015년 고대사와 근대 항일운동가, 프로이트까지 글씨체를 통해 한민족의 DNA를 추적한 대작 '어린아이 한국인'(김영사)에 이어 최근 자기계발서 분야 베스트셀레에 오른 신간 '필체를 바꾸면 인생이 바뀐다'(쌤앤파커스)를 냈다.
전작이 역사, 문화, 문화재, 문학 등을 총망라한 책이라면 이번 책은 그간의 연구와 분석을 토대로 정주영, 김구, 안중근, 박정희, 김준엽, 한용운, 백남준 등의 글씨를 소개하며 제목 그대로 글씨체를 바꾸면 인생이 바뀔 수 있다는 내용을 담고 있다.
구 변호사는 "'어린아이 한국인'을 쓸 때는 50년, 100년 뒤 읽힐 책을 목표로 썼고 이번 책은 독자들에게 직접 도움되는 책으로 쉽게 출간됐다"고 말했다.
◇ "글씨 연습, 명상보다 더 효과적, 가성비 최고"
그는 자신이야말로 글씨 연습으로 인생이 바뀌었다고 전했다.
2000년대 후반 글씨 연습을 시작한 뒤로 자신의 소망대로 필적학 분야에서 최고가 됐고, 서울대에서 법학박사 학위를 받고 그 논문을 출간한 책이 우수학술도서로 선정됐으며 법조계 최초로 스피치와 리걸 라이팅(legal writing, 법문서 작성) 교육을 도입했다.
글씨, 법률, 역사 등 저서 8권, 번역서 3권을 출간하기도 했다.
저작권법·예술법 전문 변호사로, 화투 그림으로 유명한 가수 조영남의 '그림 대작 사건'의 변호인으로 항소심에서 원심을 깨고 무죄를 이끌어냈다.
법조인으로서. 그리고 필적학자로서, 저술가로서 '세 마리 토끼'를 다 잡은 셈이다.
늘 새로운 꿈을 꾸며 활력이 넘친다는 그는 지금도 틈 나는 대로 '글씨 연습'을 한다.
구 변호사는 "명상이나 수련 등에 비해 글씨 연습은 내면을 바꾸는 인격 수양 수단으로 가장 명확하고도 가성비가 뛰어난 좋은 방법"이라고 말했다.
타이핑이 보편화되면서 점점 손글씨가 사라지는 시대에 대해서는 "글씨가 소통 수단 뿐 아니라 인격 수양 수단도 되는데 이를 포기하게 되는 현실이 안타깝다"고 아쉬움을 드러냈다.
구 변호사는 이번 책에서 성공한 사람들의 글씨가 보여주는 공통점으로 '필선이 단단하고 곧게 뻗어 있다, 오른쪽으로 갈수록 올라간다, 가로획을 길게 쓴다' 등을 꼽았다.
그는 "단단하고 곧게 뻗은 필선은 삶에 대한 긍정적인 태도, 우상향하는 글씨는 낙천적인 성향, 긴 가로획은 인내력을 의미한다"고 분석했다.
기원전 4700∼기원전 2900년쯤 중국 네이멍구(內蒙古) 자치구 등지에서 형성된 홍산문화와 고대 한민족의 연관성에 대한 책도 집필 중인 그는 유투버로도 활동하고 있다.
바쁜 시간을 쪼개 홍산문화를 알리는 K-Relic이라는 유튜브를 직접 촬영, 편집, 제작해 방송하고 있다.
필적학을 알리고 대중화하는데 독보적인 역할은 한 그는 "앞으로 한민족의 기원과 깊이 연관돼 있는 홍산문화를 알리는데 앞장서고 싶다"며 당찬 포부를 밝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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