지난 3일 인천국제공항 입국장에 신종 코로나바이러스 감영증 주의사항 안내문이 보이고 있다. (사진=이한형 기자/자료사진)
신종 코로바이러스 감염증이 확산되면서 국내외 연구기관들이 세계 경제성장률 및 한국의 성장률 전망치를 잇따라 하향 조정하고 있다.
9일 국제 신용평가회사 무디스의 자회사인 무디스 애널리틱스는 최근 발간한 보고서에서 올해 국내총생산, GDP 기준 세계 경제의 성장률을 2.8%에서 2.5%로 하향 조정했다.
이는 신종 코로나 사태로 인한 중국 경제의 손실이 2003년 사스 때와 비슷할 것이라는 가정을 전제로 한 것이다.
무디스 애널리틱스의 마크 잰디 수석 이코노미스트는 "신종 코로나가 중국과 글로벌 경제에 심각한 위협"이라며 "이로 인해 올해 세계 경제는 잠재 성장률 2.8%를 밑도는 상황이 벌어져 실업자가 늘어나기 시작할 것"이라고 진단했다.
앞서 투자은행 JP모건과 모건스탠리 등은 사태 장기화 시 세계 경제의 성장률을 0.30%포인트 내리는 충격을 줄 수 있다고 전망한 바 있다.
또 영국 경제분석기관인 옥스퍼드 이코노믹스는 세계 경제 성장률 전망치를 2.5%에서 2.3%로 낮췄다.
중국이 현재 세계 경제에서 차지하는 비중은 사스 발생 당시와 비교해 4배 정도 높아졌다.
이번 신종 코로나 사태가 사스 때 보다 세계 경제에 미치는 파장이 훨씬 더 클 수 있다는 얘기다.
특히 중국은 우리나라의 가장 큰 교역국이어서 신종 코로나 사태가 장기간 이어지면 우리 경제가 예상보다 심각한 타격을 받을 수 있다.
영국 파이낸셜타임스가 국제통화기금 자료를 토대로 분석한 결과에 따르면 중국 GDP가 1% 떨어지면 한국 GDP는 0.35% 줄어드는 것으로 예상됐다.
이번 파이낸셜타임스의 분석에서 신종 코로나 사태에 따른 피해는 조사대상 24개국 중 한국이 가장 큰 것으로 나타났다.
또 영국 경제분석기관인 캐피털 이코노믹스는 한국의 올해 GDP 성장률 전망치를 2.5%에서 1.5%로 대폭 낮췄다. 옥스퍼드 이코노믹스는 한국 GDP 성장률 전망을 종전 2.2%에서 2.0%로 낮췄다.
이와 관련해 홍남기 부총리 겸 기획재정부 장관은 "신종 코로나가 조기 종식되지 않는다면 경기하방 압력으로 작용할 수 있다"고 우려했다.
올해 한국 경제 성장률 전망치 하락이 이어지고 있는 것은 무엇보다 수출·내수 등 실물경제에 타격이 예상보다 클 수 있다는 우려 때문이다.
우리나라는 중국에서 수입하는 중간재 비중이 크다. 중국산 중간재 수입이 차질을 빚으면 국내 수출업체는 제약을 받을 수밖에 없는 상황이다.
내수도 비상이다. 자영업자들은 신종 코로나로 매출이 급감했다며 어려움을 호소하고 있다. 이번 사태가 길어지면 소비위축에 따른 피해도 점점 커질 수 있다.
KDI는 '경제동향 2월호'에서 이번 달 이후 외국인 관광객이 줄고 국내 경제활동이 위축하면서 관광·음식·숙박업 등을 중심으로 부정적 영향이 나타날 것으로 분석했다.
국제·국내 경제에 대한 우려가 커지면서 한국은행이 오는 27일 금융통화위원회 회의에서 기존 2.3% 경제성장률 전망을 하향 조정할 지에도 관심이 모아진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