지난 3일 인천국제공항 입국장에 관광객들이 마스크를 착용 한 채 입국을 하고 있다. (사진=이한형 기자/자료사진)
신종 코로나바이러스 사태로 타격을 받은 항공업계를 위한 운수권·슬롯 회수 유예, 공항시설 사용료 납부 유예·감면 등 지원 방안이 검토되고 있다.
국토교통부 김현미 장관은 10일 한국공항공사에서 대한항공·아시아나항공·제주항공 등 10개 항공사와 인천·한국공항공사 CEO 간담회를 열고 공항·항공기 방역 체계를 재점검하면서 이같이 밝혔다.
김 장관은 "항공 분야는 지난달 23일 중국 우한지역 봉쇄 이후 한-중 노선 운항 편수가 이번 달 둘째 주 기준 약 70% 감소했고 최근 국민들의 여행심리 위축 등으로 동남아 등 다른 노선까지 영향을 받고 있다"고 말했다.
국토부에 따르면, 실제 우리 국적사 8곳에서는 1월 초 기준 주 546회 운항되던 59개 노선이 2월 2주 기준 주 152회로 384회나 줄어들었다.
김 장관은 "항공 여객 감소 추이가 2003년 사스, 2015년 메르스 당시보다 빠른데 사스 사태 때에 비해 국제항공 여객 규모가 4배 이상 성장하고 항공사도 2개에서 10개로 늘어난 상황을 고려한다면 항공업계에 미치는 영향은 훨씬 클 것으로 전망한다"고 말했다.
일본 수출 규제, 미·중 무역분쟁, 보잉 737 기체 결함 등에 타격을 입은 항공업계가 이번엔 신종 코로나바이러스 사태까지 연이은 악재를 맞이하고 있는 것이다.
김 장관은 이에 위기의 항공업계를 위한 지원 방안을 적극적으로 검토하겠다고 밝혔다.
우선 지난 5일부로 중국노선 운항 감축에 따른 항공사 부담 완화를 위해 한-중 운수권과 슬롯 미사용분 회수를 유예한다고 밝혔다.
양국의 항공회담에 따라 항공사에 배분된 운수권과 항공기 이·착륙을 위한 공간·시간대의 배분인 슬롯에 대한 항공사의 권리는 일정 기간 운항 의무를 이행하지 않을 경우 회수된다.
하지만, 중국행 비행기를 비롯한 항공기 운항이 정상적으로 이뤄질 수 없는 현재 상황을 고려해 기존 권리를 일정 기간 보장해주겠다는 것이다.
이후 대체 노선 개설을 위해 사업 계획을 변경하고 수요탄력적인 부정기편을 운항하게 하는 등 행정 지원을 이어갈 예정이라고 국토부는 밝혔다.
또, 피해 정도에 따라 공항시설 사용료 납부 유예·감면 등 단계별 지원 방안도 검토된다.
국토부는 이날 간담회에서 나온 업계 애로·건의 사항 중 관계 부처와 협의가 필요한 과제들도 적극적으로 다룰 것이라고 강조했다.
김 장관은 "신종 코로나바이러스 유입 최소화와 이용객 보호를 위해 현장에서 묵묵히 소임을 다해온 항공사, 공항공사 관계자들의 노고가 크다"면서 "중국 우한 지역 교민의 안전한 귀국을 위해 위험을 무릅쓰고 전세기 운항에 협조해 준 대항항공과 공항공사 종사자들에게도 감사하다"고 덧붙였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