마스크 쓴 채 외출한 평양 어린이들. (사진=연합뉴스)
중국 우한(武漢)에서 발생한 신종 코로나 바이러스 감염증 사태로 북한 지도부가 대내·대중국·대남관계 등 세 가지 측면에서 딜레마에 직면할 것이란 전망이 나왔다.
김호홍 국가안보전략연구원 수석연구위원은 지난 10일 발표한 이슈브리프 '신종 코로나 바이러스와 김정은 위원장의 딜레마'에서 이같이 밝혔다.
김 수석연구위원은 이번 사태가 북한에 미치는 영향에 대해 "자력갱생을 통한 '정면돌파전'을 선언하고 국가의 모든 조직과 주민들을 독려해 나가고자 했던 김정은 위원장으로서는 전혀 예상하지 못했던 복병을 만난 것"이라고 진단했다.
이어 "김정은 위원장에게 신종 코로나바이러스 사태는 올 한 해 국정 운영의 성패를 가름하는 중요한 도전일 뿐 아니라, 자신의 위기관리 리더십을 입증해야 하는 어려운 시험대인 셈"이라고 지적했다.
이에 따르면 김 위원장은 국가경제개발 5개년 전략의 마지막 해인 올해 코로나바이러스 차단과 자력갱생을 통한 제재국면 돌파라는 '두 마리 토끼'를 모두 잡아야 하지만 현실은 진퇴양난 상황이다.
김 수석연구위원은 먼저, 북한이 대내 관리 측면에선 주민들에 대한 '통제'와 '동원'의 딜레마를 피할 수 없을 것으로 내다봤다.
정면돌파전에서 성과를 거두기 위해서는 주민들의 노역을 최대한 동원해야 하지만 신종 코로나 방역을 위해서는 주민 활동을 통제해야 하는 것이다.
대중관계 측면에선 신종 코로나 유입을 막기 위해 중국과의 교류를 차단하는 게 불가피하지만 그렇다고 무한정 차단할 수도 없는 '차단'과 '교류'의 딜레마가 예상된다.
대남관계 측면에선 북한이 하노이 회담 결렬 이후 남한 무시 전략을 고수해왔지만 신종 코로나 사태 장기화로 내부 사정이 악화될 경우에는 남측을 계속 외면할 수도 없는 '무시'와 '실리'의 딜레마에 봉착할 수 있다.
김 수석연구위원은 "김 위원장은 우선 바이러스 유입 차단과 방역에 총력을 기울이되, 중국이 어느 정도 상황을 통제해 사태가 소강국면에 접어들 경우 다소 무리가 되더라도 대중 국경통제를 완화하면서 국면 전환을 위한 돌파구를 모색할 가능성이 높다"며 "북한 내부 동향을 예의주시하면서 이번 사태를 남북대화 재개의 계기로 활용할 수 있도록 노력해야 한다"고 밝혔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