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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코로나 악재?' 韓 최초 세계탁구선수권의 근자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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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코로나 악재?' 韓 최초 세계탁구선수권의 근자감

    양영자(왼쪽), 안재형 등 한국 탁구 전설들이오후 부산 영도구 동삼혁신지구 내 부산탁구체육관에서 열린 세계선수권 타이틀 스폰서 조인식 및 탁구전용구장 개관식에서 꿈나무 조와 '탁구 레전드 매치'를 하고 있다.(부산=연합뉴스)

     

    한국 탁구 100년 역사상 처음으로 국내에서 열리는 세계선수권대회. 오는 3월 22일부터 부산 벡스코에서 개최되는 '하나은행 2020 부산 세계탁구선수권대회'다. 세계 최강 중국의 대항마로 꾸준히 국제무대에서 활약했던 한국 탁구의 값진 성과가 될 대회다.

    하지만 이번 대회는 개최하기도 전에 엄청난 장애물을 만났다. 신종 코로나 바이러스 감염증이다. 중국에서만 수만 명이 감염되고 전 세계적으로 사망자가 1000 명이 넘으면서 방역에 비상이 걸렸다.

    한국에서는 아직 사망자가 없지만 여파는 크다. 확진자가 30명에 육박하고, 접촉자가 1000 명을 헤아린다.

    스포츠계에도 영향이 미치고 있다. 겨울 스포츠인 농구, 배구장에는 철통 방역이 이뤄지고 있지만 관중 감소를 피할 수 없었다. 최소 20% 정도 평소보다 팬들의 발길이 뜸해졌다는 통계도 있다.

    이런 가운데 개막을 한 달여 앞둔 세계탁구선수권대회도 신종 코로나 걱정이 이만저만이 아니다. 특히 바이러스의 진원지인 중국이 세계 최강을 자랑하는 종목이다. 중국 선수들은 물론 팬들까지 다수 부산을 찾는 까닭에 흥행에 대한 우려가 나올 수밖에 없다.

    하지만 부산세계탁구선수권대회 조직위원회는 담담한 자세로 대회를 준비하고 있다. 여파가 없지는 않지만 신종 코로나로 인한 큰 파장은 없을 것이라는 전망이다. 여기에 감염증 우려에도 일정을 무리 없이 소화한 각종 국내외 스포츠 이벤트의 사례에 자신감도 얻는 모양새다.

    일단 부산세계탁구선수권은 든든한 후원자를 얻었다. 11일 공식 타이틀 스폰서로 결정된 하나은행이 20억 원 규모의 지원을 하기로 했다. 올림픽이나 아시안게임처럼 국고 지원을 받는 대회가 아닌 상황에서 천군만마인 셈이다. 대회 공식 명칭도 '하나은행 2020 부산 세계탁구선수권대회'로 정해졌다.

    사실 이번 대회는 신종 코로나로 입장권 판매에 적잖은 타격이 생겼다. 2년 전 평창동계올림픽처럼 각 지방자치단체와 관공서, 유관 기업 등에 협조를 요청했지만 신종 코로나로 올스톱이 된 상황. 조직위 관계자는 "대회 입장권 판매 수익으로 10억 원을 책정했는데 현재는 10% 정도 판매 수준"이라고 귀띔했다.

    9일 오후 서울 목동아이스링크에서 열린 국제빙상경기연맹(ISU) 4대륙피겨선수권대회(4대륙대회) 남자 싱글 프리 프로그램에 출전한 일본의 하뉴 유즈루가 연기 후 피겨 화동들이 팬들이 던진 인형을 줍고 있다. (서울=연합뉴스)

     

    그래도 조직위는 실망은 하지 않고 있다. 최근 성공적으로 마무리된 국제대회의 사례가 있기 때문이다. 바로 지난 9일 서울 목동아이스링크에서 끝난 2020 국제빙상경기연맹(ISU) 4대륙피겨선수권대회다.

    4대륙 대회는 아시아, 아메리카, 아프리카 등 유럽을 제외한 국가 선수들이 출전한다. 중국은 물론 일본까지 선수들이 참가했는데 특히 남자 싱글 올림픽 2연패를 이룬 하뉴 유즈루(일본)를 보기 위해 수천 명의 해외 팬들이 몰렸다. 일본 팬들이 주를 이뤘지만 중국 관중도 적잖았다.

    이에 ISU와 대한빙상경기연맹은 대회 연기도 고려했지만 강행을 결정했다. 철저한 방역 시스템을 구축한 때문이다. 연맹 관계자는 "문화체육관광부, 서울시 등과 완벽하게 방역을 준비했다"면서 "발열 감지기 4대 비치 및 관중 전수 문진표 조사, 스포츠의학회 소속 의료진 대기 등 조치를 취했다"고 강조했다.

    덕분에 대회는 큰 탈 없이 치러졌다. 실제로 캐나다에서 경기를 보기 위해 한국을 찾은 한 팬은 "코로나 바이러스가 위험한 것은 맞지만 철저한 방역이 이뤄진 가운데 마스크를 하고 접촉하지 않으면 괜찮을 것 같다"고 대수롭지 않은 표정을 지었다. 이런 가운데 유즈루는 쇼트프로그램 세계 신기록을 세웠고, 유영(과천중)은 '피겨 여왕' 김연아 우승 이후 11년 만에 한국 선수의 메달(은)을 따냈다.

    부산세계탁구선수권이 큰 걱정 없이 대회 성공을 자신하는 이유다. 조직위 관계자는 "신종 코로나에도 농구, 배구 등 국내 프로 스포츠는 중단 없이 시즌을 치르고 있다"면서 "4대륙선수권도 중국, 일본 선수와 팬들이 몰렸음에도 대회를 성공적으로 마친 만큼 세계탁구선수권도 그럴 것"이라고 강조했다.

    11일 타이틀 스폰서 조인식에서 오거돈 대회 공동조직위원장도 자신감을 드러냈다. 오 시장은 "부산을 비롯해 경남까지 동남권은 신종 코로나 확진자는 단 1명도 없는 청정지역"이라면서 "끝까지 방역에 최선을 다해 열띤 대회를 치르겠다"고 의지를 다졌다.

    조직위도 "현재 다들 신종 코로나에 조심하는 분위기지만 대회가 임박하면 티켓 판매도 활기를 띨 것"이라고 밝혔다. 이어 "3월 대회로 시간이 많이 남은 만큼 동요하지 않고 준비하겠다"고 강조했다.

    '하나은행 2020 부산 세계탁구선수권'는 오는 7월 도쿄올림픽을 앞두고 메달을 가늠해볼 수 있는 전초전 성격을 띠는 중요한 대회다. 과연 한국 탁구 100년 역사에 최초로 국내에서 열리는 세계선수권이 신종 코로나라는 악재를 극복할 수 있을지 지켜볼 일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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